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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장산범' 허정 감독 "소리로 감정 건드리기 흥미로웠죠"

허정 감독/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길..”

지난 2013년 첫 장편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장산범’으로 돌아왔다.

허정 감독이 ‘숨바꼭질’에서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이 낯선 이에게 침범 당한다는 설정에서 오는 공포에 주목했다면, ‘장산범’의 경우는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허정 감독은 평소 소리를 이용한 영화를 꼭 만들고 싶었다며 해맑게 웃었다.

“‘숨바꼭질’ 끝나고 구상했다. 원래 소리를 이용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익숙한 소리에 끌려갔는데 다른 소리가 난다든지 등의 설정이 포함된 그런 영화를 만들면 재밌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우연히 ‘장산범’ 괴담을 듣고 나서 내 구상과 더해지면 재밌겠다 싶어서 만들게 됐다. ‘장산범’ 특징 중 소리로 감정을 건드린다는 게 재밌었다.”

허정 감독/민은경 기자
‘숨바꼭질’에 이어 ‘장산범’ 역시 한 가족의 붕괴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허정 감독은 두 작품 모두 일부러 이 소재를 활용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가족의 붕괴가 메인은 아니었다. ‘숨바꼭질’은 집이 중요하니 가족이 나왔고, ‘장산범’은 소리로 사람을 홀리는데 단순히 소리가 똑같다고 홀릴 것 같지 않더라. 홀리려면 들으면 넘어갈 수밖에 없는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에 공감 갈 수 있는 가족에 대한 감정이면 넘어갈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장산범’은 ‘한 사람의 입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라는 설정을 완성하기 위해 일반 영화의 5배에 달하는 물리적 시간의 ADR(후시녹음)을 진행해야 했다.

“‘숨바꼭질’보다 분량이 많기도 했지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다. 목소리만으로 홀려야 하는 부분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더욱이 ‘준희’를 연기한 (방)유설이는 ‘장산범’이 있는 것처럼 겁먹은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주어진 것도 아니고, 녹음실에서 감정을 잡아야 하니 어려웠다.”

이어 “한 사람에게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배우들이 내줘야 하지 않나. 입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이와 어른의 구강구조가 많이 다르더라. 아이가 어른 흉내 낼 때, 어른이 아이 흉내 낼 때 등 경우의 수마다 공포 정도가 달라서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허정 감독/민은경 기자
‘장산범’이 여느 스릴러 영화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감정을 바탕으로 하는 스릴러라는 점이다. 염정아 역시 이런 점에 끌려 14년 만에 스릴러로 복귀하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염정아가 분한 ‘희연’과 박혁권이 분한 ‘민호’는 상반된 감정 표현법을 보인다.

“‘희연’의 상실감이 중요했다. 공포, 상실감을 표출할 때가 많다 보니 ‘민호’는 반대로 차분하고 상실감에 있어서 다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염정아는 감정 표현을 워낙 잘하는 배우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박혁권의 경우는 쿨하고, 감정을 많이 안 드러내는 연기를 잘한다 싶었다. 힘드셨을 텐데도 디테일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명확하지 않은 결말을 두고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허정 감독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장산범’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결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게 만들고 싶었다. 이렇게 해석하면 이렇고, 저렇게 해석하면 저렇다는 식으로 말이다.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접근해주면 좋겠다. ‘여자애’(신린아 분) 위주로 봐도 되고, ‘희연’의 감정을 따라가도 되고, ‘장산범’의 공포를 따라가도 된다. 다양하게 따라가 보는 느낌이 재밌지 않을까 싶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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