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댓글 공유하기
최정문은 여덟 살에 IQ 158로 최연소 멘사 회원이 됐다. 중·고등학교 때도 각종 퀴즈 프로그램에 얼굴을 종종 내비쳤던 소녀가 어느덧 서울대 산업공학과 11학번이란다. 앳된 천재 소녀가 ‘공대 여신’으로 성장한 것. 그녀는 tvN ‘더 지니어스’에 출연해 또 한 번의 화제를 낳았다.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공대 여신’, ‘황금 골반’, ‘호리병 몸매’. 남초 사이트 자유게시판에서 그녀의 이름, 최정문(23)을 검색해보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누군가는 우수한 두뇌와 몸매를 갖춘, ‘남성에게는 최고의 생물학적 짝(?)’이라는 장문의 글로 그녀의 인기를 분석해놓기도 했다. 최정문은 이런 남자들의 반응에 부응하듯 거리낌 없이 핫팬츠 화보를 찍기도 해 더욱 남심을 자극했다. ‘공부 잘하는 여자’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행보였을까?

“성격이 틀에 정해져 있는 걸 원래 좋아하지 않아요. 어리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생각하고 더 폭넓고 다양한 분야의 일에 도전해보고 싶거든요.”

‘황금 골반’이라는 남성들의 자자한 칭송에 정작 본인은 어색하기만 하다. 몸에 비해 유난히 큰 골반은 그녀에게 콤플렉스였기 때문이다.

“기성복 바지를 사기가 불편해요. 허리에 맞추면 골반이 크고 골반에 맞추면 허리가 안 맞아요. 그렇다고 제가 몸짱도 아니고 글래머러스한 건 더더욱 아니잖아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아 마음에 안 들어요. 저는 차라리 슬림 라인의 몸매가 예쁘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날씬한 몸매는 엄마를 닮았다. 먹는 것에 비해 살이 붙는 타입은 아니란다. 따로 하는 운동은 없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취재 여담이지만 최정문은 기성복 44 사이즈도 헐렁할 정도로 마른 몸매였다. 그런데 그녀는 ‘몸매’를 보는 눈보다 ‘서울대’에 방점이 찍히는 시선이 더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제 얘기가 나오면 늘 IQ, 성적, 학력 등으로 화제가 되죠. 사실보다 더 크게 부풀려져서 뭘 하든 ‘더 잘해야겠다’라는 압박감이 있어요. 제가 뭔가 실수를 하면 ‘쟤는 서울대생인데 왜 저래?’라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요.”

방송 출연이 잦은 요즘, 누군가는 뛰어난 머리로 공부를 해서 나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큰일을 하라는 묵직한 충고를 하기도 한다.

“국가고시를 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제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고요. 누군가는 방송인보다는 아나운서나 기자 시험을 준비해보라고도 해요. 아나운서도 좋지만 제 목소리가 맞을지 모르겠어요. 결심이 생기면 많은 시간과 연습이 뒤따라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사실 최정문은 갑자기 튀어나온 화제의 인물이 아니다. 어린 시절 KBS 어린이 합창단을 시작으로 방송 기회가 많았다. 중학교 때는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에도 나갔고 각종 상식을 테스트하는 퀴즈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모두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활동이었다.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건 개방적인 부모님 덕분이었어요. 과학고에 진학했는데 공부 스케줄 때문에 다른 일에 눈을 돌릴 수가 없었어요. 답답한 스케줄이 싫어 일반고로 전학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고민없이 허락해주셨죠.”

이쯤 되면 그녀가 가정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궁금해진다. 그녀뿐만 아니라 오빠도 카이스트 출신의 수재다. 지극히 평범한 집안으로 경제적으로 넉넉해 사교육을 많이 받았던 것도 아니며 우수한 영재 유전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란다.

무엇이든 경험하게 해준 부모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어머니는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했단다. 늘 선택은 본인에게 맡겼다. 어머니는 단지 정보를 주며 ‘이런 게 있는데 한 번 해볼래?’라며 기회를 만들어줬을 뿐이다.

“저는 타고난 영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엄마 덕분에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했고 그래서 사고의 폭이 넓어졌죠. 다만 공부할 때는 집중해서 열심히 해요. 오히려 노력형에 가까워요.”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 두 아이를 영재로 키운 최정문 부모님의 교육법이었다.

“요즘 선행 학습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부질없는 공부법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앞서겠지만 나중에는 결국 차이가 나지 않으니까요. 어릴 때는 공부하는 데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압박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하고 싶은 것은 꼭 도전해보는 성격도 지금의 그녀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최정문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인생을 열심히 즐기며 살아온 흔적들이 엿보인다.

“원래 바쁜 걸 좋아해요. 어릴 때도 바쁘게 지냈고 한가해서 할 일이 없으면 어색해서 일을 만들어요. 수강 신청을 하고 시간이 좀 여유 있다 싶으면 왠지 불안해요. 더 채워 들어야 할 것 같고요. 그러다 보면 과제도 많아져 감당할 수 없을 때도 있었죠.”

고학력 연예인 중 한 명인 김정훈은 ‘수학 문제 풀기’가 취미라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녀에게 남들과 다른 독특한 취미를 물어봤더니 원주율의 값을 소수점 이하 1백자리까지 외워본 적이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3월 14일 화이트데이를 ‘초코파이데이’라고 해서 파이(원주율)를 50자리까지 외우면 초코파이를 주는 이벤트가 있었어요. 나도 외워보자고 시작했는데 1백자리까지 외웠죠(웃음).”

최정문에게 지금 한 번 외워보라고 주문해보았다. ‘3.141592…’ 하고 스무 자리까지는 거뜬히 외우는데 정확한 값인지는 당장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 큐브 맞추기도 능숙해 관련 이벤트를 하는 식당에서 공짜로 음식을 먹은 적도 있단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며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단다. 기자가 들은 바로는 아니던데… 믿거나 말거나다.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서울대 공대 여신 최정문의 반란

“요즘은 공대에도 여학생이 많아서 제가 그렇게 인기가 많진 않아요. 오히려 학교 친구들은 TV에 나오는 모습을 이상하고 어색하게 봐요. 평소에는 화장도 안 하고 편하게 다니거든요. 친구들에겐 제 풀 메이크업이 생소한 거죠. ‘도대체 TV에 나오는 저 사람, 어디 있니?’라며 놀려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녀의 꿈
최정문이 ‘천재 미소녀’로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프로그램이 tvN ‘지니어스’다. 5회전에서 탈락한 그녀는 지금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단다.

“원래 사람들과 보드 게임을 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매회 다른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 방식이 재밌겠더라고요. 그런 개념으로 출연했죠. 근데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그곳은 사회의 축소판이었죠. 우승을 목표로 칼을 갈고 나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게임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세술이나 협상력도 중요했어요. 게임을 푸는 능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니었죠.”

그러나 얻은 것도 많다. 같이 출연했던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방송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녀에게는 더없이 좋은 경험이다.

“롤모델은 없어요. 한 분을 꼽는 건 어려워요. 활동을 하며 만나는 분들 모두 각각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학창 시절에는 아나운서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방송인이 돼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남자 MC는 많지만 여자 MC는 적잖아요. 그런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고 싶어요.”

명확한 소속과 타이틀 없이 방송에 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뭐하는 사람이야?’라며 반감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는다.

“인터넷에 달린 악성 댓글은 아예 보지 않아요. 그들도 대부분 의미 없이 던지는 말들이잖아요. 다른 사람이 이유 없이 하는 행동에 일일이 신경 쓸 필요는 없죠.”

군더더기 없이 합리적인 사고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스펙은 당장 하고 싶은 방송과는 관련없다는 사실도 그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그램이 당장 방송을 전공한 사람에게 유리한 일이겠지만 다양한 사고의 방향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까지 공부한 것이 낭비였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20대 초반, 누구나 꿈꾸고 성장하는 시기며 그것은 젊음의 특권일 것이다. 최정문의 반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걱정이나 아깝다는 마음은 사라진다. 그저 남은 건 그녀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다려보는 일뿐이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원상희 ■의상&액세서리 협찬 / 천상두 이노센스(053-424-5578), peacock(070- 8289-6939), 열애(02-796-9697) ■장소 협찬 / 충정각(02-313-0424) ■헤어&메이크업 / 은주, 정덕(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오늘의 포토 정보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