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붕괴 위험…'땅꺼짐' 3대 원인

입력
수정2018.09.07. 오전 9:00
기사원문
김경환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종합)늦은 밤 사고 발생해 다친 사람은 없어…전문가 "유치원 기울어진 건물 철거 필요"]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내 상도유치원이 옆 공사장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있다. 6일 밤 서울 동작구의 한 공동주택 공사 현장에서 흙막이가 붕괴되며 지반이 침하돼 인근 상도초등학교 내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작소방서는 이날 오후 11시22분쯤 신고를 접수하고 동작구청 등과 함께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9.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일 밤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상도유치원 건물이 인근 공사장 흙막이가 붕괴되면서 기울어졌다. 최근 쏟아진 폭우로 지반이 약화되면서 인근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장 흙막이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원인이 폭우와 부실한 공사 설계, 시공에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작구청은 7일 오전 3시30분 현장 브리핑에서 "최근 내린 폭우로 지반에 물이 스며들었고,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22분쯤 동작구 상도동의 6개동 49세대 규모 다세대주택 공사장을 받치던 지반이 붕괴하면서 가로·세로 폭 50m 규모의 침하가 발생했다. 공사장에 있던 콘크리트 옹벽(축대)이 무너졌고, 인근에 있던 4층짜리 상도유치원 왼쪽 건물도 허물어지면서 20도 가량 기울었다. 다행히 늦은 밤이라 공사장과 건물 안에 사람이 없어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과 소방당국은 애초 공사장에 시공된 흙막이 벽체가 무너지면서 지반침하(땅 꺼짐)가 발생했다고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흙막이가 아닌 지반 자체가 붕괴됐다고 판단했다.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토질·기초기술사는 "이번 사고는 많은 비와 부실한 설계·시공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비롯됐다"며 "(다세대주택 공사장 지반이) 암벽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흙을 다진 뒤 건물을 쌓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비가 많이 오면서 빗물이 지반으로 스며들고 지하수위도 상승했다"며 "흙으로 된 지반이 연약해지면서 건물을 받치는 지반이 지지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유치원 일부가 기울었기 때문에 원상 복구는 불가능하다"며 "당장 시간 계산은 어렵지만, 결국 건물이 붕괴할 것이기 때문에 유치원을 일부 철거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청은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과 복구·철거 영역을 정하는 한편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장 주변에 흙을 쌓아 완충지대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공사장 설계 도면을 분석해 공사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해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다.

동작구청과 소방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유치원으로부터 50~60m 범위에 있는 주민 22세대 38명을 인근 6개 숙소로 분산 대피 시켰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 경찰 1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구청도 유치원 건물의 전기와 수도, 가스를 차단했다.

유치원은 이날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민병관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당장 유치원을 휴원하고 원생들을 적절히 분산할 것"이라며 "10일에는 유치원 옆에 위치한 상도초등학교에 공간을 마련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치원과 70m 정도 떨어진 상도초등학교는 정상 수업에 들어간다. 그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넓은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있고 전문가로부터 위험 범위 밖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운동장만 폐쇄하고 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머니투데이 기사보기
▶실시간 급상승 ▶'MT리포트'가 새로 발행되었습니다

김경환 기자 kennyb@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