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아닌 성수기 맞는 IPO 시장…"대어급 부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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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06. 오후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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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기업공개) 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로 진입하는 가운데 시장의 열기가 이전만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수가 부진한데다 대어급 신규 상장사가 자취를 감추면서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디지캡, 명성티엔에스, 우진아이엔에스, 에이치디씨아이서비스 등 총 10곳이다.

이는 지난달 신규 상장기업수 13곳보다 다소 뒷걸음질 친 규모다. 지난해 9월 신규상장사 11곳보다도 적다.

시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더욱 냉랭하다. IPO 시장의 공모금액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IPO시장의 총 공모금액은 유가증권시장이 4조4483억원, 코스닥시장이 3조525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8월 말 기준으로 올해 IPO 시장 공모금액은 유가증권이 5176억원, 코스닥시장이 9451억원에 그치고 있다. 9월도 마찬가지다.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한 신규상장 예상종목 10곳의 총 공모금액은 4200억원 수준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IPO 시장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뜨거웠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코스닥벤처펀드를 출범시켰고 이 펀드가 출시 한달여 만에 2조원대로 몸집을 불리면서 IPO 시장에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도 2조9628억원으로 전월 2조9853억원에 비해 0.76% 감소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이 감소한 것은 출시 이래 지난달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IPO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이유는 증시의 전반적인 부진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 29일 장중 2607.10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단기 조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지수는 2400선에 머물렀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갈등 등의 이슈로 지수는 현재 2300선 안팎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연초 900선을 넘었다가 현재는 820선에 그치고 있다.

또 스타급 대어의 부재도 문제다. 이달 신규 상장이 예상되는 종목 가운데예상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은 크리스에프앤씨로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3983억원이다. 그다음으로 하나제약(3969억원), 에이치디씨아이서비스(1589억원), 옵티팜(1422억원) 순이다. 지난해 9월 14일 상장한 펄어비스의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조1934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격차가 있다.

지난해 공모규모가 1조원이 넘는 신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에 2곳, 코스닥시장에 6곳이 있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단 한곳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기대됐던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IPO 기업들은 잇따라 회계 감리 이슈에 발목이 잡혀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며 IPO 시장은 코스닥 벤처펀드 신규 자금 유입 둔화,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더불어 신규상장 이후 수익률 부진, 대내외적 악재 속 가라앉은 증시 분위기 등으로 인해 점점 탄력을 잃어갔다"라며 "이제는 IT, 제약·바이오 업종의 활황 속 연말까지 꾸준하게 신규 상장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우울한 연말을 보내야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어려운 시장 분위기 속 IPO 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임에는 틀림없지만 기대보다 걱정이 조금 앞서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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