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보고 싶으면 서해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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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사진 여행기] 바람이 지은 모래성, 신두리 해안사구

[오마이뉴스 글:안사을, 편집:이주영]

* 본 기사의 사진은 모두 필름으로 촬영, 직접 스캔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사이즈 조정 외 다른 보정은 없습니다. 사진 설명 앞의 괄호에 있는 정보는 카메라 기종, 필름 종류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입니다. -기자 말

사막이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지만, 어느 한 장면만 보면 마치 사막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 우리나라에 몇 군데 있다.

태안반도의 '신두리 해변'이 가장 대표적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충남 태안해안 국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어서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생태가 잘 보존되는 곳이다. 10년 전 생태계에 재앙을 초래한 기름유출 사고가 언제 있었냐는 듯, 이곳은 평화롭고 청정한 모습이었다.

▲ 신두리 해안사구 (67ii/Pro160NS)언덕 너머로 바다가 있다. 표준화각 렌즈로 하늘과 언덕을 1대1 비율로 담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포인트.
ⓒ 안사을

여정의 순서는 아래와 같았다.

(기지포-삼봉 해변길) - 신두리 해안사구 - 두웅습지 - 서산 해미읍성

네 코스의 공통점은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사람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으로 개발하고,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곳과 닿지 말아야 할 곳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을 관리하는 기준을 나타낸 단어 세 가지가 있다. 보존, 보전, 보호이다. 이 세 단어는 각기 이론적으로 명확한 뜻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될 때에는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 국립공원에 데크 길을 만들고, 그 외의 지역에 사람의 발걸음을 통제하는 것은 보전이자 보존, 그리고 보호일 것이다.

기지포-삼봉해변 길

▲ 기지포해변 (nF-1/RDP3)기지포 해변의 설치물
ⓒ 안사을

▲ 노을길 문 (nF01/RDP3)5코스인 노을길의 중간 문.
ⓒ 안사을

태안반도와 안면도의 서쪽 편에는 총 7개의 걷는 길이 나 있다. 가끔 찻길과 합쳐지기도 하지만 구간 대부분이 차량이나 자전거의 위협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조성돼있다. 북쪽부터 나열하자면 바라길-소원길-파도길-솔모랫길-노을길-샛별길-바람길 구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국립공원 안내자료에 따르면 총 연장 길이는 정확히 100Km에 이른다.

특히 2코스, 소원길의 경우에는 22Km의 길이면서도 어느 정도 높낮이가 있는 길이여서 편도 도보 소요시간이 8시간으로 안내돼있다. 쉬이 여길 수 없는 코스다. 7개 전체의 코스를 다 돌아보는 시간은 쉬지 않고 걸어도 3일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차량을 이용해 일부 몇 군데를 다니는 방법이 있고, 어느 한 코스를 정해 진득하게 걸어보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지난 10일 꽃지해변에서 노을을 촬영하고 기지포해변에서 새벽달을 촬영한 데 이어, 다음 날인 11일에는 기지포해변과 삼봉해변을 잇는 구간을 잠시 탐방한 뒤, 차량으로 이동해 신두리 방면의 풍경을 2시간가량 필름에 기록하는 여정을 택했다. 1박 2일 여행 중 둘째 날에 해당하는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이전 기사 : 필름에 불이 옮겨 붙었다).

▲ 기지포해변 (nF-1/RDP3)사구 위로 난 데크길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 안사을

6월의 햇볕은 강렬했지만 따갑지는 않았다. 바닷물은 아직 차가웠고 바람 또한 시원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의 기온이었지만 햇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바람이 몸을 스칠 때면 '17도 터보 냉방'에 맞춰놓은 성능 좋은 에어컨 바람을 쐬는 듯 했다. 싱그러운 녹색 빛을 자랑하는 다양한 사구식물들도 이러한 보약 같은 자연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 해당화 한 송이 (67ii/Ektar100)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 모래 언덕 위에 뿌리를 내린 녹색의 식물들 사이로 붉게 핀 해당화.
ⓒ 안사을

▲ 갯메꽃 (67ii/Ektar100)해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나팔꽃을 닮은 갯메꽃.
ⓒ 안사을

위 사진들은 기지포해변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볼 수 있는 풍경들을 담은 것이다. 더 내려가면 기지포의 백사장을 지나 찻길과 잠시 합류한 뒤 안면해수욕장으로 진입한다. 반대 방향인 삼봉해변으로 가기 위해 다시 처음 장소로 돌아가 북쪽으로 향했다.

사구 위와 그 너머에는 솔숲이 우거져 있었다. 해변 모래사장과 사구 언덕길 사이에 경사가 전혀 없는 데크가 조성돼 있는데,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충분히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길이었다. 휠체어를 밀고 갈 수 있을 정도로 너비 또한 넉넉했다. 당시에는 보수를 위해 잠시 막아놓았기 때문에 그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나있는 산책로를 이용했다.

걷다 보니 희한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두 그루 주변으로 쉴 수 있는 벤치를 몇 개 놓았는데, 그 주변으로 출입문이 없는 울타리가 단단히 세워져 있었다. 어떠한 의도가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지 참 궁금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 솔숲 (nF-1/RDP3)삼봉해변으로 가는 길
ⓒ 안사을

▲ 솔숲길 (67ii/Ektari100)직사광선을 받으며 해변을 걷다가 솔숲길로 들어오면 흐르던 땀이 금새 멈춘다.
ⓒ 안사을

이 시기는 해변으로선 성수기는 아니어도, 펜션이 워낙 많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주말을 즐기러 온 사람들은 꽤 있었다. 하지만 해변 길을 걷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덕분에 이런 아름다운 길을 한가로이 거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삼봉해변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고,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드물게 사람을 만나니, 사람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 하늘, 바다, 모래, 그리고 아이 (67ii/Ektar100)가족의 무리에서 조금 떨어진 아이가 모래사장에 앉아서 장난감 삽으로 모래 장난을 하고 있다.
ⓒ 안사을

바람이 지은 모래성, 신두리 해안사구

▲ 신두리 해변 (67ii/Pro160NS)신두리 해안사구 탐방로가 시작되는 지점. 입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
ⓒ 안사을

우리나라의 서해안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이 꽤 강하게 불기 때문에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이라면 해안사구가 형성돼있는 것이 보통이다. 사구는 내륙 쪽으로 부는 바람에 모래가 날려 쌓인 언덕을 말한다. 첫 번째 사구는 비교적 낮게, 두 번째 사구는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경향을 보이며, 사구들 사이에 여러 가지 식물이 자라기도 하고, 사구 뒤편으로 민가가 들어서기도 한다. 모래 사이로 물이 스며들면서 깨끗하게 정화된 지하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구'라고 하면 신두리나 대청도에 광활하게 펼쳐진 모래언덕 외에 다른 곳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가 있겠다. 첫째는 모래만 노출된 상태로 언덕을 이루는 곳이 별로 없어서, '이곳이 사구입니다'라는 안내가 없으면 일반 관광객들은 그곳을 사구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중장비로 일부러 언덕을 세우지 않았다면, 해안에 만들어진 솔숲 언덕 등은 거의 사구에 해당한다. 모래언덕 위에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그냥 구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 신두리 해안사구 (nF-1/RDP3)흔히 볼 수 있는 바닷가 근처의 언덕은 대부분 사구이다. 모래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여러 식물들이 자라난다.
ⓒ 안사을

둘째는 안타까운 상황을 포함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유명한 바닷가에서 사구나 사빈이 유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예로 대천해수욕장을 들 수 있다. 어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지금 수많은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들어서 있는 그 자리에 몇십 년 전에는 매우 넓은 모래 언덕이 형성돼있었다고 한다. '대천해변'하면 넓은 모래사장을 떠올리기는 쉬우나 모래언덕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빈이나 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해 가장 많이 유실된다. 모래가 바람에 의해 뭍으로 올라오면 다시 빗물 등에 의해 바닷가로 내려와야 하는데, 해안도로 때문에 내려오지 못하고 그대로 유실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도로조성을 위한 토목작업을 위해 인접한 바다의 바닥을 파내면 주변에 퇴적된 모래들이 자연스럽게 수심이 깊은 곳으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 신두리 해안사구 (SW612/Ektar100)멀리 띠처럼 파란 바다가 보인다. 왼쪽으로 보이는, 바람이 쌓아놓은 모래언덕이 인상적이다.
ⓒ 안사을

최근에는 다행스럽게도 해안도로의 신축을 지양하고 나무 울타리나 말뚝을 통해 모래의 유실을 막는 등 자연친화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이곳, 태안해안 국립공원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일정한 경로로 제한하고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파도치는 바다를 바로 자동차의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해안도로의 경치·묘미 또한 좋지만, 지구와 인간의 공존을 위해서라면 대부분의 해변 관광지에 차량의 접근을 제한하고 걸어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기자 또한 걷는 것보다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지만, 자연을 위해 불편해야 한다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

이제 신두리 해안사구의 평화로운 풍경을 연속으로 나열하겠다. 일본의 유명한 해안사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국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나름 희귀한 풍경이다. 모래를 터전으로 삼아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식물들의 모습 또한 아름답다.

▲ 모래언덕 위로 핀 식물들 (67ii/Ektar100)한창 녹색 물이 오를 계절. 뜨거운 모래 위에도 예외 없이 식물이 생명력을 뽐내며 자라고 있었고 그 옆으로 이름모를 동물의 발자국이 나 있었다.
ⓒ 안사을

▲ 해당화와 갯쇠보리 (67ii/Ektar100)모래위에 핀 해당화 몇 송이. 갯쇠보리가 좋은 배경이 되어준다.
ⓒ 안사을

▲ 산책로 (67ii/Pro160NS)신두리 해안사구의 목재 산책로는 그 자체로도 운치가 있지만 탐방객들의 발걸음을 일정한 코스 내에 제한하는 역할도 한다.
ⓒ 안사을

▲ 해당화와 바다 (67ii/Ektar100)해당화나무 몇 무더기가 바다를 향해 전진하는 듯 하다.
ⓒ 안사을

▲ 해당화와 바다 (nF-1/RDP3)같은 곳에서 찍은 네거티브필름과 또 다른 발색을 보여주는 슬라이드 필름.
ⓒ 안사을

▲ 길 (SW612/Ektar100)파노라마 포맷에 초광각 렌즈를 이용하니 더욱 넓어보인다. 렌즈의 화각은 45mm. 35mm 환산 화각은 14mm정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곡이 적은 이유는 필름면 자체가 크기 때문.
ⓒ 안사을

신두리 해안사구 탐방로를 모두 돌아보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은 40분가량. 이곳에서 두웅습지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차량을 다시 가지러 와야 했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산책로를 벗어나 찻길로 두웅습지 탐방센터까지 이동했다.

습지에 대해 미리 조사한 바로는 습지보호구역이 6만 5000평에 이른다고 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기대에 비해 놀랄 만큼 작은 저수지만이 눈에 들어왔다. 알아보니 담수가 저장된 곳은 수면의 평수로 200평 남짓 밖에 되지 않고, 주변의 보호구역을 다 포함하는 면적이 6만5000평인 것이었다.

▲ 두웅습지 (SW612/Ektari100)저수지의 전체 모습.
ⓒ 안사을

이곳에 습지가 형성된 이유 역시 사구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을 사구습지로 분류하기도 한다. 언덕 지대와 바다 사이에 모래 언덕이 형성되니 자연스럽게 물이 고인 것이다. 원래 저수지의 바닥은 사구답게 모래가 주된 침전물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토가 유입되고 모래의 유입 또한 점점 적어지면서 현재는 저수지의 바닥이 거의 점토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 또한 람사르 협약으로 보호되고 있는 습지라는 이유로 우포늪처럼 광활한 규모를 생각하고 온다면 실망을 금치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개체 수는 어느 습지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게다가 7천여 년에 걸쳐 이곳의 지형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게 다야?"라고 실망하기보다는, 조금 더 숙연한 마음으로 이곳의 역사적·지리적·환경적인 측면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잠시 들른 해미읍성

피곤이 몰려와 국도를 택했다. 서산을 거쳐서 가다보니 평소 톨게이트 이름으로만 스쳐 지나가던 해미읍을 관통하는 길 위에 있었다. 애초의 여정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해미읍성이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옛 모습이 제대로 간직된 고성이라는 것을 주워들은 적이 있어서 커피도 한 잔 할 겸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 해미읍성  (nF-1/RDP3)남문인 진남루에서 자전거를 탄, 푸른색 옷을 입은 할아버지 한 분이 나오고 계신다. 같은 옷을 입은 분들이 여럿 보이는 것을 보니 성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고계신 것 같았다.
ⓒ 안사을

"본래 성내에는 민가 160여 채와 학교가 있었으나 사적으로 지정하면서 다 철거하여 지금은 관아 자리의 관리인 살림집뿐이고 성내가 마치 전쟁 후 몇 백 년은 지난 폐허 같아 보기에 안쓰럽다. 민가가 살아 있어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남 승주의 낙안읍성과는 매우 대조되는 분위기이다. 복원을 한다 하여 박제화시킨 것이 얼마나 역효과를 내는지를 잘 보여주는 보기이기도 하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제공하는 <답사여행의 길잡이 4 - 충남>(1995년 초판) 중 일부 내용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래 전의 성내 풍경이 어땠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도 민가와 학교는 없지만 폐허 같은 모습이 아닌, 오히려 시민들의 평화로운 쉼터로 거듭난 모습이었다. 오래된 나무들은 시원한 그늘을 내어주고 있었고 너른 땅에 곧게 자라는 잔디들 역시 바쁜 일상을 벗어난 나들이객들에게 푹신한 자리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 해미읍성 내부 (nF-1/RDP3)성문 밖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시던 할아버지와 같은 복장을 갖춘 분이 또 보인다.
ⓒ 안사을

▲ 시민들의 쉼터, 해미읍성 (nF-1/RDP3)짙은 녹음이 시원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 안사을

해미읍성의 규모는 성벽을 성 안쪽으로 모두 돌아보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정도다. 경고 문구를 보면, 예전에는 성벽 위로 걷는 것이 허용이 되었으나 안전상의 이유와 문화재 관리의 차원에서 현재는 금지돼있음을 알 수 있다. 시민들에게 많은 자리를 내어주되, 금할 것은 금하면서 단정하고 청결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대로 관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성내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소변을 보러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큰 칼을 옆에 찬, 포도복을 입으신 분이 소변기 앞에 서계신 모습에 깜짝 놀라 소리 없이 웃으며 가슴을 쓸어내린 소소한 에피소드도 한 건 간직하게 됐다. 그분은 남문 가운데에서 위엄 있게 서 있는 문지기의 직책을 맡고 계셨다.

▲ 진남루의 안쪽에서 (nF-1/RDP3)계단이 있으나 현재는 올라갈 수 없다. 안전 및 문화재 관리의 이유.
ⓒ 안사을

▲ 진남루 (nF-1/RDP3)성을 나와 다시 뒤를 돌아보니 몇 분 전 화장실에서 마주쳤던 분이 늠름하게 서계셨다.
ⓒ 안사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읍내에서 한 시간 가까이 머물면서 이른 저녁을 해결한 다음, 상당히 향기가 진한 아이스커피 한 잔을 포장하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1박 2일의 빡빡한 일정을 이곳에서 마무리하게 된 것은 전체 여정에서 '평화로움'이라는 통일성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연로하신 외할머니, 예전과는 다르게 나들이를 부쩍 다니고 싶어 하시는 우리 엄마의 엄마를 모시고 조만간 꼭 한 번 다시 찾으리라 다짐했다. 그 만큼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평화로운 '쉼'의 의미로 공존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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