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정슬기(23.휴온스)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챔피언조가 무너진 틈을 놓치지 않은 정슬기(23.휴온스)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출전 77번째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정슬기는 9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 6,62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대회 첫날 3언더파 공동 16위로 무난하게 출발한 정슬기는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36홀 선두 김지영2(22)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올라섰고, 어려운 핀 포지션으로 코스 세팅이 어려워진 3라운드에서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을 밟았다.

2015년 2부 투어(드림투어) 상금 순위 3위에 오르며 정규투어에 데뷔한 정슬기는 그 해 1개 대회에 참가했고, 본격적인 1부 투어는 2016시즌부터였다. 3년 동안 상금 40위 이내 진입해본 적 없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이번 우승 전까지 기록한 KLPGA 정규투어 개인 최고 성적인 2016년 카이도 MBC PLUS 여자오픈과 2017년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 등 두 차례 준우승이었다.

이번 시즌 앞서 참가한 19개 대회에서 상금 7,001만3,403원(전체 57위에 해당)을 쌓았던 정슬기는 우승 한방으로 시즌 상금보다 많은 금액(우승상금 1억원)을 한번에 받게 됐고, 상금랭킹 29위로 도약했다.

최종 3라운드는 대혼전 속에 정슬기만 제외하고 마의 10언더파를 넘지 못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슬기는 그린은 딱 한차례 놓쳤고 15번 홀까지 유일하게 보기가 없이 4개의 버디를 잡아낸 덕분에 막판 16(파3), 17번(파4)홀에서 나온 보기 위기에서 선두로 버틸 수 있었다.

4번홀(파4)에서 3.5m 첫 버디를 잡아내 1타 차 공동 2위로 뛰어오른 정슬기는 9번홀을 마쳤을 땐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앞서가던 김지영2가 2타를 잃고 뒷걸음질했기 때문이다. 조정민(24)이 9번홀 버디로 단독 1위로 뛰쳐나가자, 정슬기가 곧바로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1m 옆에 붙여 버디로 따라붙었다. 이후 12번홀(파3)에서 4m, 14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중간 성적 12언더파가 된 정슬기는 우승을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반면 챔피언조의 김지영2, 조정민, 김소이(24)가 나란히 오버파를 치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특히 12번 홀까지 중간 성적 10언더파로 선두권으로 나선 조정민은 13번홀(파4) 더블보기에 이어 15번홀(파4) 보기로 주저앉았고, 15번 홀까지 중간 성적 11언더파를 달렸던 또 다른 추격자 하민송(22)도 16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면서 흔들렸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정슬기는 16번홀(파3)에서 첫 위기가 찾아왔다. 그린 밖 18m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이 홀을 2.5m나 지나쳤고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17번홀(파4)에선 최종라운드 첫 3퍼트로 1타를 또 잃었다.

위기 속에서 18번홀(파5)을 파로 마친 정슬기는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 김지영2가 18번홀에서 친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우승이 확정되자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9언더파 207타 공동 2위에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인 김자영2(27)를 비롯해 이정민(26), 배선우(24), 하민송(22), 김지영2까지 5명이 포진했다.

특히 상금랭킹 4위 배선우는 최근 6개 대회에서 우승 1회와 준우승 3회를 포함해 모두 5위 이내에 입상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동 2위 상금 3,200만원을 받은 배선우는 오지현(22), 최혜진(19), 이정은(22)에 이어 이번 시즌 네 번째로 시즌 상금 6억원 고지를 넘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섰던 김지현(27.한화큐셀)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19계단 순위를 끌어올린 공동 22위(4언더파 212타)로 마쳤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