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생선이 김치에 한 가득…‘동해안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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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1.30.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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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김장철이 돌아왔다. 김치에는 한 지역의 문화가 담겨 있다. 지역마다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도, 김치를 담그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동해 바닷가 마을 사람들은 예부터 다양한 제철 생선을 넣어 김치를 담갔다. 바다를 가득 담은 구수한 김치의 맛, 동해안 사람들의 김장을 KBS '한국인의 밥상'(30일 저녁 7시 35분, 1TV)이 만나봤다.

김치에 동해를 담다, 울진 바닷가 마을 김장

경북 울진의 겨울 바다는 풍성하다. 방어, 가자미, 횟대기(대구 횟대) 등 다양한 생선이 올라온다. 울진에서는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을 가리지 않고 넣어 김치를 만든다.

이 지역에는 바닷물에 배추를 절이는 전통방식으로 김장하는 집이 많다. 바닷물에 배추를 절이면 간이 골고루 스며들고 배추의 아삭한 식감이 오래 유지돼 이 방식을 고집한다.


잘 절인 배추에 온갖 생선을 뼈째 듬성듬성 썰어 넣는다. 김치가 익으면서 생선뼈도 같이 삭아 시간이 흐를수록 감칠맛이 깊어지는 게 이 지역 김치의 특징이다.

강릉 영진리 이장님 댁 김장하는 날

김장 품앗이 문화가 사라져 간다지만 강원도 강릉의 영진리 마을에서는 여전히 집집이 돌아가며 김장을 하고 함께 일손을 돕는다.


오늘은 박점신 이장 집에서 김장한다. 도루묵으로 낸 육수로 김치 속을 만들어 도루묵 김치를 만드는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 지역에선 김장철이면 명태 아가미인 서거리를 넣고 서거리 깍두기를 만든다. 명태가 많이 잡히던 강릉은 오래전부터 이 김치를 먹어 왔다.

마른 오징어와 오징어 액젓을 넣고 파김치도 만든다. 알이 꽉 찬 도루묵은 굽거나 얼큰하게 졸여 밥상에 올린다. 마을 사람에게 김장철은 날마다 잔칫날이다.

동해에서 찾은 고향의 맛, 양미리 김치

강릉 송천마을에는 고광석, 송인숙 씨 부부가 산다. 부부는 25년 전, 고향 인천에서 이곳으로 왔다. 요즘은 김장 준비로 일 년 중 가장 바쁘다. 배추부터 무, 갓, 파 등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직접 기르기 때문이다.


이곳에 온 뒤 가장 그리웠던 건 고향에서 먹던 김치였다. 인천에서 먹던 김치에도 조기, 밴댕이 등 각종 생선이 들어갔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한 부부는 동해에서 나는 생선이란 생선은 전부 김치에 넣어봤다.

부부는 반가운 맛을 양미리에서 찾아냈다. 양미리를 썰어 넣은 구수한 김치만 있으면 일 년 내내 걱정이 없다. 한 해 마지막 농사라는 김장을 끝낸 부부는 마음이 든든하다.

추운 겨울을 나게 하는 힘, 속초의 겨울 밥상


강원도 속초에는 겨울 밥상을 책임지는 음식, 식해가 있다. 식해는 싱싱한 바다 생선을 뼈째 넣어 밥과 엿기름으로 발효시킨 것이다. 가자미나 마른 꼴뚜기로 식해를 만들고 명태의 창자인 창난을 무채에 무쳐 창난채 김치도 만든다.

명태는 이제 동해에서 찾기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속초 사람들의 겨울 밥상을 책임진다. 명태와 나박나박 썬 무를 넣고 막장을 풀어 끓이면 왁찌개가 된다. 왁찌개는 이곳에서 오래전부터 먹어온 음식이다.

묵은지를 넣고 끓인 도치 알탕도 겨울철 밥상에 빠지지 않는다. 추위가 걱정되지만 겨울에만 먹는 음식이 있어 이때를 기다린다는 속초 사람들. 그들의 겨울 밥상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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