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정치 |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

평등세상 향한 끊임없는 도전들

2018-09-07 10:51:05 게재
강대석 지음 / 한길사 / 1만4000원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생각한 사회주의 세상은 현실적일까, 이상적일까. 토마스 모어가 말한 '유토피아'는 '아무데도 있지 않은 곳'이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섬이다. 상업이 발전하고 무역이 활성화되자 양극화가 심해졌다. 경제에 의해 정치와 종교가 좌지우지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돈'과 '소유'가 뒤엉켜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어냈다. 인간이 만든 화폐가 인간을 속박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됐다.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는 최초의 사회주의 이념을 제시한 플라톤, 공상적 사회주의자 모어, 산업사회의 실현을 꿈꾼 생시몽, 변증법적 사고방식을 제시한 프리에, 근로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주장한 오언이 말한 사회주의 사상과 이상세계를 담았다.

플라톤은 이상국가로 통치자가 사유재산을 갖지 않는 것으로 설정했다. 모어의 유토피아는 사유재산이 사라지고 모두 열심히 일하고 놀고먹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인간의 행복을 어떻게 증가시킬 수 있느냐는 문제'에 천착해 있던 생시몽은 노동자-공장주-은행가가 협력하는 산업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푸리에의 이상사회는 '보편적 조화'로 표현됐다. 육체노동-정신노동, 도시-농촌, 농업-수공업 사이의 차이나 차별 없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프랑스혁명과 동시대에 이뤄진 산업혁명 속에서 오언은 '뉴하모니 평등사회'를 만들어 사회주의를 실험했다. 500명으로 시작한 이 '실험'은 '성이나 인종 차별없이 평등한 권리와 평등한 의무를 갖는다' '모든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능력껏 사회복지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자기 직업에 충실하고 직업이 없는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한다' '약자나 병자는 사회가 책임지고 보호한다' 등의 의무와 권리가 있었다. 초창기의 순조로운 운영과 달리 1년정도 지속되면서 균열이 생겼다. 오언은 "자본주의 사회가 지니는 일반적인 모순"을 실패의 원인으로 짚었다.

저자 강대석은 산업혁명 시대까지의 사회주의를 겨냥한 이상국가와 사상적 버팀목들을 제시한 후에야 과학적 사회주의자인 맑스와 엥겔스를 꺼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문제가 프랑스, 영국, 독일 등에서 큰 논쟁거리가 돼 있던 때에 맑스는 '독일민중의 생활상태'를 살펴보는 데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땔감으로 쓸 나무를 긁어모은 가난한 농민과 모젤포도 재배농민의 권리를 옹호하는 쪽에 섰다. 프로이센 국가를 '발전가능성이 없는 비이성적 정부'라고 비판했다. 그가 편집장으로 있던 '라인신문'이 폐간되려하자 다른 신문에 맑스가 족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삽화가 실렸다. 맑스가 인간에게 신의 불을 건네준 프로메테우스로 비유된 것이다.

엥겔스는 아버지 소유의 면직공장에서 회계일을 맡아보면서 관념론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유물론자가 됐다. 그는 부르주아 중심의 사회질서가 노동자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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