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 동서고금 정수 담은 어느 시인의 독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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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 지음/ 생각정거장/ 1만2800원
이 책은 시인이자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인 저자가 ‘BOOK’ 섹션에 연재했던 ‘허연의 책과 지성’에 쓴 글을 모은 것이다. 동서양의 시인과 소설가, 철학자, 사상가, 혁명가, 과학자들의 책과 생각, 숨은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동서고금의 명저를 통해 그들 사상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문장’들을 뽑아낸다. “어떤 면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납득하지 못했다. (중략) 그래서 그들은 가장 악랄한 현실 파괴도 서슴지 않고 받아들였다.” (조지 오웰),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모든 사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무라카미 하루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길 같은 것이다. 원래 땅 위에 길은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같은 명문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저자는 “도대체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깨달을 때까지, 마침내 그 구절의 필요성이 스스로 존중될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고 말한다. 이런 문장들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향기와도 같다. 시인의 독서록을 통해 그 자체로 ‘읽는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고, 이를 발판 삼아 더 넓고 깊은 경지의 세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0호 (2018.03.21~2018.03.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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