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씹으니 흐물흐물"…'종이빨대' 써보니

입력
수정2018.09.10. 오후 3:35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스타벅스, 10일부터 100개 매장에 시범 도입…"취지에는 공감하나 다소 불편하다"는 반응]

머니투데이가 10일 오전 스타벅스에 새로 도입된 종이 빨대를 사용해 봤다. 그냥 보기에는 플라스틱 빨대와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진=김건휘 인턴기자
스타벅스가 10일부터 친환경 종이 빨대를 100개 매장에 시범 도입했다.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한다는 취지로 음료 하나당 하나씩 받게 된다. 스타벅스 이용객들은 이에 공감하면서도 종이 빨대로 음료를 마시니 흐물흐물해진다고 하는 등 불편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머니투데이가 종이 빨대 시범 도입 매장인 스타벅스 종로 수송점을 찾았다.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이전과는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10일부터 종이빨대를 시범 도입하고 있는 스타벅스 종로수송점. /사진=김건휘 인턴기자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로 가니 종이빨대 사용 매장임을 알리는 표시가 바로 보였다.

"아이스 음료 주문 고객에게만 1개의 종이 빨대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었다. 따뜻한 음료 주문 시에는 기존의 '십 스틱(sip stick)'을 대체하는 우드스틱을 제공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기존의 십 스틱을 대체할 우드스틱. 빨아먹을 수는 없고, 저어서 먹을 수만 있다. /사진=김건휘 인턴기자
무엇보다 손님들이 음료를 가져가는 픽업대에 있던 빨대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먼저 눈에 띄었다.

기존에는 빨대가 통에 가득 담겨 있었고, 마음껏 가져갈 수 있었다. 이에 빨대를 스타벅스 픽업대에서 대량으로 수급하는 '얌체족'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빨대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 안에 담겨 있었다. 억지로 손을 뻗어 가져오기에는 다소 먼 거리였다.

빨대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에 비치되며, 주문한 음료와 함께 한개씩만 제공된다. /사진=김건휘 인턴기자
주문한 바닐라 크림 콜드 브루와 함께 점원이 건네준 종이 빨대 1개를 받을 수 있었다. 필요한 고객에게 한해 1개씩만 제공하는 만큼 확실히 빨대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였다.

빨대를 덮고 있던 흰색 포장을 뜯었다. 모습을 드러낸 초록색 종이 빨대는 언뜻 보기에는 이전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빨대를 음료에 넣고 마시니 확실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입에 들어온 종이 빨대에서 이물감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의식을 해서인지 종이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며 익숙해진 습관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무의식중에 빨대를 씹었다. 초록색 코팅이 금세 벗겨졌다. 빨대를 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주로 스타벅스에서 한다는 취업준비생 문현정씨(24)는 "종이 빨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빨대를 질겅질겅 씹곤 하는데 종이빨대는 내구성이 약해서 그런지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종이빨대는 아무래도 플라스틱 빨대보다는 내구도가 다소 약한 편이었다.빨대의 코팅이 벗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김건휘 인턴기자
아무래도 종이라서 그런지 음료를 계속 마시다 보니 빨대 코팅이 금세 벗겨졌다. 처음에는 원형이었던 빨대의 입구도 조금 변형됐다. 팩 우유에 입을 대고 마실 때, 입구 부분이 흐물흐물해지는 느낌과 비슷했다.

차라리 입을 대고 글라스째 마시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삼삼오오 모여든 직장인 중에는 빨대를 사용하다 말고 그냥 음료만 마시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3년째 스타벅스 '골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손영리씨(24)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라고 말했다. 다만 "휘핑크림 등을 먹을 때는 아무래도 플라스틱이 좀 더 편한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약 2달 동안 종이 빨대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종이 빨대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 및 장·단점을 조사, 11월 중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는 아이스 음료용 빨대가 도입의 대상이었지만 추후 전 매장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4종인 더블샷 음료용, 벤티 사이즈 음료용, 리저브 음료용, 굵은 빨대 제공 음료용도 모두 종이 빨대로 대체할 예정이다.

▶더 많은 머니투데이 기사보기
▶실시간 급상승 ▶'MT리포트'가 새로 발행되었습니다

김건휘 인턴기자 topgu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