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머니투데이가 종이 빨대 시범 도입 매장인 스타벅스 종로 수송점을 찾았다.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이전과는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아이스 음료 주문 고객에게만 1개의 종이 빨대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었다. 따뜻한 음료 주문 시에는 기존의 '십 스틱(sip stick)'을 대체하는 우드스틱을 제공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기존에는 빨대가 통에 가득 담겨 있었고, 마음껏 가져갈 수 있었다. 이에 빨대를 스타벅스 픽업대에서 대량으로 수급하는 '얌체족'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빨대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 안에 담겨 있었다. 억지로 손을 뻗어 가져오기에는 다소 먼 거리였다.
빨대를 덮고 있던 흰색 포장을 뜯었다. 모습을 드러낸 초록색 종이 빨대는 언뜻 보기에는 이전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빨대를 음료에 넣고 마시니 확실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입에 들어온 종이 빨대에서 이물감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의식을 해서인지 종이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며 익숙해진 습관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무의식중에 빨대를 씹었다. 초록색 코팅이 금세 벗겨졌다. 빨대를 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주로 스타벅스에서 한다는 취업준비생 문현정씨(24)는 "종이 빨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빨대를 질겅질겅 씹곤 하는데 종이빨대는 내구성이 약해서 그런지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차라리 입을 대고 글라스째 마시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삼삼오오 모여든 직장인 중에는 빨대를 사용하다 말고 그냥 음료만 마시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3년째 스타벅스 '골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손영리씨(24)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라고 말했다. 다만 "휘핑크림 등을 먹을 때는 아무래도 플라스틱이 좀 더 편한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약 2달 동안 종이 빨대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종이 빨대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 및 장·단점을 조사, 11월 중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는 아이스 음료용 빨대가 도입의 대상이었지만 추후 전 매장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4종인 더블샷 음료용, 벤티 사이즈 음료용, 리저브 음료용, 굵은 빨대 제공 음료용도 모두 종이 빨대로 대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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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인턴기자 top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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