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까지 몰아낸 폭염…남해안 주의보 전면해제 임박(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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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8.14.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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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기록적인 폭염에 유해성 적조마저 기를 못 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3일 오후 남해군 미조면 마안도~경남 거제시 지심도 해역의 적조주의보를 해제한 데 이어 14일 오후에는 남해군 마안도~전남 고흥군 염포 해역을 항공 예찰한 결과 적조생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7월 24일 해당 해역에 주의보가 내려진 지 20일 만에 사실상 적조가 모두 사라졌다.

수산과학원은 자체 조사와 지자체 예찰 결과 지난 9일 이후 적조 생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당분간 적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이에 따라 마안도~염포 해역의 주의보도 해제를 검토했으나 이번 주말에 저기압의 영향으로 바다 상황이 변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해양수산부의 입장을 반영해 조금 더 추이를 본 뒤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주말에도 수온이 내려가지 않는 등 환경 변화가 없으면 주의보는 모두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적조는 발생 초기에는 소규모 띠를 이뤄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7월 하순부터 시작된 폭염 여파로 대량 증식을 하지 못했다.

최고 밀도는 ㎖당 1천 개체에도 못 미쳤다.

양식어류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한 1995년(3만 개체), 2003년(4만8천 개체), 2007년(3만2천500 개체), 2013년(3만4천800 개체)에는 최대 4만 개체를 넘었다.

현재까지 발생한 양식어류 피해는 경남 통영의 가두리양식장 2곳에서 말쥐치 2만5천여 마리가 폐사하는 데 그쳤다.

유해성 적조 생물 자체는 독성이 없지만, 점액질을 내뿜기 때문에 어류의 아가미에 달라붙어 호흡곤란으로 폐사하게 한다.

올해 적조가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은 고수온 영향이 가장 크다.

원인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23~27도의 수온에서 영양염류 등 환경이 맞으면 가장 왕성하게 증식한다.

하지만 7월 중순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남해안 수온은 27.9~28.7도까지 치솟았다. 코클로디니움에게 적합한 수온보다 2~3도나 높다.

장마가 일찍 끝나 육지의 영양염류 유입이 적은 것도 코클로디니움의 증식을 가로막았다.

적조가 대규모로 발생한 해에는 대체로 대마난류가 우리나라 연안 가까이 접근해 외해에서 코클로디니움이 대량 유입했지만, 올해는 7월 이후 대마난류의 세력이 강해 연안 쪽으로 접근하지 않고 먼바다 쪽으로 비켜간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예년 이맘때 남풍이 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동풍이 강하게 불어 적조 생물이 연안에 모이지 못하고 외해 쪽으로 흩어졌다.

적조는 수온, 염분 농도, 영양염류, 바람 등 다양한 기상 조건에 의해 규모와 확산 정도가 달라진다.

"적조를 막아라"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와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25일 오후 여수시 남면 화태도 앞 해상에서 전남도와 여수시 해양환경정화선이 황토를 살포하고 있다.
2018.7.25
minu21@yna.co.kr
(끝)


앞으로 태풍과 강우로 폭염 기세가 꺾여 수온이 떨어지고 육지에서 다량의 영양염류가 공급되는 등 환경이 바뀌면 적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1996년, 2009년, 2010년에는 가을에 접어든 9월이나 10월에 적조가 발생해 상당한 피해를 낸 바 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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