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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장성마을 ㅈ음식점의 서대회무침
ⓒ 조찬현
우리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을거리다. 싱싱한 먹을거리는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한다. 전남 '여수'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서대회'라 할 정도로 서대회 요리는 여수에서 흔한 음식이다. 하여 이 지역에서 어지간한 솜씨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싱싱한 서대의 껍질을 벗겨내고, 어슷하게 썰어 막걸리 식초에 초벌을 하고, 상추와 오이, 양파, 청양고추, 홍고추 등을 넣고 초고추장에 버무려 커다란 접시에 내오는 서대회무침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따끈한 밥에 서대회무침을 듬뿍 넣어 설렁설렁 비벼먹는 맛이란 한번 맛보면 헤어나기가 어렵다.

▲ 서대회무침의 기본 상차림
ⓒ 조찬현
다시 찾은 맛집

▲ 막걸리 식초
ⓒ 조찬현
헌데 한 업소를 또다시 찾는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것도 동일 음식이 아닌 다른 음식을 맛보러 일부러 찾는다는 것은 특별한 결정이다. 그런 특이한 행동을 결심토록 한 곳이 있다. 얼마 전 삼삼한 감칠맛의 게장 백반에 손놀림을 바삐 움직이게 했던 바로 그곳이다.

그때 잠시 잠깐 맛보고, 이 집의 서대회 맛이 좀 유별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26일) 가족과 함께 다시 찾아간 것이다. 오늘은 벼르고 온 터라 서대회 맛을 제대로 좀 봐야겠다.

이 집의 서대회는 한 접시 1만원, 2~3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2접시는 많다 싶고 해서 서대회 한 접시에 간장게장 1인분과 양념게장 1인분을 추가했다. 모두 다 해봐야 2만원, 아주 부담 없고 착한 가격이다.

손님이 주문 즉시 조물조물... 싱싱함이 그대로

서대회는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그때 바로 만든다. 막걸리 식초를 서대에 넣어 조물조물 주물러 주고 함께 들어갈 재료도 이때 곧바로 준비한다. 이때 잘 숙성된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린다. 식재료 또한 그날 구입해 싱싱함이 살아있다.

▲ 서대회무침을 만들고 있는 ㅈ음식점의 백정주 대표
ⓒ 조찬현
막걸리식초는 생수병에 담아 공기를 차단하고 솔잎과 천으로 밀폐 후 3개월간 발효시킨다. 이렇게 막걸리에 소주를 약간 넣고 발효시킨 식초는 음식을 아주 부드럽고 맛깔스럽게 해주는 기본재료가 된다.

서대는 잘 손질해 가시를 제거하고 생선의 결 반대편을 따라 칼질을 한다. 손질 후 서대의 초벌에 막걸리 식초를 넣어 주물러야 부드러워진다.

▲ 얼음이 동동 떠있는 시원한 오이냉국
ⓒ 조찬현
서대회 역시 기본 찬은 10여 가지. 그중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은 시원한 오이냉국과 쫄깃한 가지나물이다.

보기만 해도 더위가 싹 가시고 시원해지는 오이냉국은 같은 분량의 식초와 설탕에 매실 원액을 넣어 맛을 내고 소금 간으로 마무리한다. 얼음이 동동 떠있는 오이냉국으로 올 무더위를 예방하면 아주 좋을 듯. 가지나물은 삶지 않고 프라이팬에 볶아 쫄깃함이 매력이다.

▲ 큰 대접에 담긴 밥 한공기
ⓒ 조찬현
▲ 막걸리 식초를 서대에 넣고 조물조물한 초벌무침
ⓒ 조찬현
▲ 서대회 비빔밥
ⓒ 조찬현
"막걸리 식초에 버무리니 맛이 죽이네 그려"

서대회 비빔밥은 큰 대접에 밥 한공기를 넣고 길게 자른 김과 볶은깨를 뿌린다. 그런 다음 서대회 무침을 듬뿍 넣고 쓱싹 비벼 먹으면 첫술에 그만 아~! 하는 탄성을 내지른다. 매콤하고 부드러운 감칠맛이 어느새 나그네를 아리랑 고갯길로 인도한다.

▲ 서대회 비빔밥은 한번 맛보면 헤어나기가 어렵다.
ⓒ 조찬현
"막걸리 식초에 조물조물 버무리니 맛이 죽이네 그려."

서대회 비빔밥 맛을 본 둘째 녀석은 "서대회 비빔밥 맛이 짱이었다"고 말한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면 화학조미료의 첨가로 우린 물을 자주 찾게 된다. 하지만 이 집의 음식을 먹고 나면 물이 쓰이지 않는다. 천연조미료의 영향이다. 식사 후 입이 개운하다.

태그:#서대회무침, #서대회 비빔밥, #막걸리 식초, #초고추장,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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