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영접’ 김정은, 아버지 김정일과 확 달랐던 ‘평양 스타일’ 환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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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18.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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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0년·2007년 남북정상회담 영접 장면과 비교해보니



2018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공식환영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함께 18일 오전 10시10분께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공항에서 직접 영접했습니다.

18~20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담은 역대 다섯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자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입니다. 당시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각각 순안공항,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영접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영접 방식은 아버지와는 여러모로 달랐습니다. 매번 혼자 영접 나왔던 아버지와 달리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습니다. 문 대통령 부부가 타고 온 비행기 앞까지 이동해 기다리던 김 위원장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가 계단을 내려오는 내내 박수를 치며 환영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포옹으로 반가움을 표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동안 환담을 나눈 것도 예전과는 다른 점입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서로 인사말을 나눈 뒤 김 위원장이 김정숙 여사에게 인사를 했고, 문 대통령도 리설주 여사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만나는 두 정상 부부가 허물없는 사이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레드카펫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문 대통령 부부에게 인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의장대 사열도 사뭇 달랐습니다. 2000년 당시 혁명음악대 책임자인 북쪽의 대좌는 큰 목소리로 조선인민군 총사령관 등 김정일 위원장의 직함을 열거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나왔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인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 각하 영접을 위해 도열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없던 ‘각하’라는 표현이 나온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평양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국제공항에 나온 평양 시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케이티브이 생중계 화면 갈무리
순안공항에는 김 위원장 말고도 수백명의 평양 시민들이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기 위해 찾아왔는데요. 붉은 계열의 꽃을 흔들던 2000년, 2007년과 달리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드는 모습이 달랐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도 잠시 의전 카펫을 벗어나 두 명의 시민들과 악수하며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한 적은 있지만 문 대통령처럼 가까이 다가선 경우는 처음입니다.

공항 영접 행사를 마친 두 정상은 준비된 차량 2대를 나눠타고 이동했습니다. 같은 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던 2000년과는 다른 모습인데, 두 정상 모두 부부 동반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18일 평양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오전 10시21분께 공항을 떠날 때는 각자 다른 차량에 탑승했던 두 정상은 이후 검은색 벤츠 무개차에 함께 올라 평양 시내를 돌며 카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깜짝행사였는데, 2007년 육로로 이동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도 평양 시내 퍼레이드를 한 바 있습니다. 이는 2000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이 무개차에 타지 않아, 거리의 환영 인파에 답례할 수 없었던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였습니다.

다음은 2000년, 2007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영접 행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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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6월13~15일 1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과 영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서로 다가서고 있다. 평양/청와대 사진기자단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전용기 트랩을 내려와, 직접 마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손을 맞잡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쪽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리 환영식에서 어깨를 나란히해 걷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기자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함께 북한 인민군을 사열하고 있다. 뒤로 공항 청사와 김일성 주석의 초상이 보인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2000년 6월13일 오후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한 가전제품 대리점에서 상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과 마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환영객들의 환호에 박수로 답하는 장면을 보고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2000년 6월1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남북정상회담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김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를 나누자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봉규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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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2~4일 2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2007년 10월2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향하며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2일 낮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2일 낮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처음으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2일 낮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2일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환영나온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2007년 10월2일 남북정상 회담이 열린 2일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도착 모습을 텔레비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0월2일 오전 북쪽이 제공한 무개차로 갈아탄 뒤 김영남 북쪽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평양시내를 지나며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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