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 34세? 40세? 엉뚱한 나이 논란… PD수첩 오기 해프닝
박봄이 2013년 5월 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스눕독 내한공연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한국에서 나이를 세는 방식은 여러 개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세는나이는 출생연도를 한 살로 여긴다. 2017년 12월생은 지금 생후 5개월 된 영아지만 여지없이 두 살이다.
법적으로 인정받는 만 나이는 생일을 기준으로 삼는다. 첫돌에 한 살을 먹고, 이듬해부터 생일마다 나이를 추가한다. 그래서 환갑은 만 60세에 찾아오지만, 한국식 나이로 61세에 맞는 경우가 많다.
농담조의 ‘미국식 나이’를 붙이기도 한다. 불혹(40세) 지천명(50세)의 문턱을 넘으면서 중·장년으로 진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농담을 섞어 ‘미국식 나이로 39세(또는 49세)’라고 말한다. 이 나이를 실제 나이로 혼동해 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매년 1월 1일마다 일괄적으로 한 살을 먹지만 ‘하와이는 아직 지난해’라며 하루라도 더 묶어 두는 농담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한국에서 ‘미국식 나이’의 오용은 그저 귀여운 실수로 볼 수 있다.
이 모든 방식을 가볍게 무너뜨리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연예인이 그렇다. 자신보다 어린 세대의 팬들과 교감할 목적으로, 실제로 어려 보이는 자신의 외관을 강조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획된 나이’다. ‘방송용 나이’로 불린다.
오랜 무명 기간 탓에 잘못된 나이로 활동하고, 뒤늦게 유명세를 타 정정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 배정남이 그랬다. 그는 1983년생이지만 포털 사이트에 1976년생으로 잘못 공개됐다고 했다. 그는 34세가 된 지난해에야 나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가수 박봄이 나이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의 시작은 나이가 아니었다. 박봄의 마약류 약품 밀반입 사건이 8년 만에 재조명되고 검찰의 묵인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박봄이 10년 동안 나이를 속여 활동했다’는 논란이 점화됐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지난 24일 검찰의 이중적인 수사 결과를 지적한 ‘누구는 구속, 누구는 입건유예’ 편에서 박봄의 마약류 약품 ‘암페타민’ 82정을 밀반입한 사건을 조명했다. 그 결과 25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는 하루 종일 박봄의 이름으로 요동쳤다.
MBC PD수첩 방송 화면촬영
이 과정에서 PD수첩 제작진이 만든 표 한 장이 엉뚱한 논쟁을 촉발했다. 검찰의 암페타민 밀수사범으로 적발된 당시 삼성전자 직원 A씨와 박봄의 수사 결과를 비교한 표였다. A씨는 구속기소된 반면, 박봄은 내사중지된 검찰의 수사 처리가 이 표의 핵심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은 박봄의 나이로 고정됐다. 이 표에서 박봄의 당시 나이는 ‘31세’로 기록됐다.
박봄의 암페타민 밀반입은 2010년 10월 사건이다. 따라서 PD수첩의 표에서 추측할 수 있는 박봄의 출생연도는 만으로 계산할 때 1980년생, 한국식으로 계산할 때 1979년생이다. 박봄은 2009년 데뷔한 뒤부터 ‘1984년 3월 24일생’으로 활동했다. 포털 사이트 역시 같은 날짜로 그의 프로필을 공개하고 있다.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적된 검찰의 이중적 수사 행태와 무관하게 ‘최대 6년까지 나이를 속였다’는 또 하나의 논란이 불거졌다. 프로필에 공개된 나이는 만 34세지만 PD수첩의 표에서 추측할 수 있는 ‘진짜 나이’는 최대 만으로 39세, 한국식으로 40세라는 의견이 인터넷상으로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선 박봄의 이름과 별도로 ‘박봄 나이’가 키워드로 생성돼 상위권을 맴돌고 있다. 소셜백과 ‘나무위키’와 같은 대중 참여형 정보 사이트에선 박봄의 나이가 40세로 정정되기도 했다.
PD수첩 제작진의 혼동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2014년의 한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표를 제작했다. 박봄이 1979년생이라는 계산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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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나이를 세는 방식은 여러 개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세는나이는 출생연도를 한 살로 여긴다. 2017년 12월생은 지금 생후 5개월 된 영아지만 여지없이 두 살이다.
법적으로 인정받는 만 나이는 생일을 기준으로 삼는다. 첫돌에 한 살을 먹고, 이듬해부터 생일마다 나이를 추가한다. 그래서 환갑은 만 60세에 찾아오지만, 한국식 나이로 61세에 맞는 경우가 많다.
농담조의 ‘미국식 나이’를 붙이기도 한다. 불혹(40세) 지천명(50세)의 문턱을 넘으면서 중·장년으로 진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농담을 섞어 ‘미국식 나이로 39세(또는 49세)’라고 말한다. 이 나이를 실제 나이로 혼동해 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매년 1월 1일마다 일괄적으로 한 살을 먹지만 ‘하와이는 아직 지난해’라며 하루라도 더 묶어 두는 농담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한국에서 ‘미국식 나이’의 오용은 그저 귀여운 실수로 볼 수 있다.
이 모든 방식을 가볍게 무너뜨리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연예인이 그렇다. 자신보다 어린 세대의 팬들과 교감할 목적으로, 실제로 어려 보이는 자신의 외관을 강조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획된 나이’다. ‘방송용 나이’로 불린다.
오랜 무명 기간 탓에 잘못된 나이로 활동하고, 뒤늦게 유명세를 타 정정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 배정남이 그랬다. 그는 1983년생이지만 포털 사이트에 1976년생으로 잘못 공개됐다고 했다. 그는 34세가 된 지난해에야 나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가수 박봄이 나이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의 시작은 나이가 아니었다. 박봄의 마약류 약품 밀반입 사건이 8년 만에 재조명되고 검찰의 묵인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박봄이 10년 동안 나이를 속여 활동했다’는 논란이 점화됐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지난 24일 검찰의 이중적인 수사 결과를 지적한 ‘누구는 구속, 누구는 입건유예’ 편에서 박봄의 마약류 약품 ‘암페타민’ 82정을 밀반입한 사건을 조명했다. 그 결과 25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는 하루 종일 박봄의 이름으로 요동쳤다.
MBC PD수첩 방송 화면촬영
이 과정에서 PD수첩 제작진이 만든 표 한 장이 엉뚱한 논쟁을 촉발했다. 검찰의 암페타민 밀수사범으로 적발된 당시 삼성전자 직원 A씨와 박봄의 수사 결과를 비교한 표였다. A씨는 구속기소된 반면, 박봄은 내사중지된 검찰의 수사 처리가 이 표의 핵심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은 박봄의 나이로 고정됐다. 이 표에서 박봄의 당시 나이는 ‘31세’로 기록됐다.
박봄의 암페타민 밀반입은 2010년 10월 사건이다. 따라서 PD수첩의 표에서 추측할 수 있는 박봄의 출생연도는 만으로 계산할 때 1980년생, 한국식으로 계산할 때 1979년생이다. 박봄은 2009년 데뷔한 뒤부터 ‘1984년 3월 24일생’으로 활동했다. 포털 사이트 역시 같은 날짜로 그의 프로필을 공개하고 있다.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적된 검찰의 이중적 수사 행태와 무관하게 ‘최대 6년까지 나이를 속였다’는 또 하나의 논란이 불거졌다. 프로필에 공개된 나이는 만 34세지만 PD수첩의 표에서 추측할 수 있는 ‘진짜 나이’는 최대 만으로 39세, 한국식으로 40세라는 의견이 인터넷상으로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선 박봄의 이름과 별도로 ‘박봄 나이’가 키워드로 생성돼 상위권을 맴돌고 있다. 소셜백과 ‘나무위키’와 같은 대중 참여형 정보 사이트에선 박봄의 나이가 40세로 정정되기도 했다.
PD수첩 제작진의 혼동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2014년의 한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표를 제작했다. 박봄이 1979년생이라는 계산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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