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쓰는 말글]앰한나이, 애먼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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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달리 한국인의 나이 셈법은 좀 독특하다.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된다. 그래서 같은 해 1월1일 태어난 사람과 12월31일 태어난 사람의 나이가 같다. 그런데 12월31일생과 다음해 1월1일 태어난 사람은 날수로는 하루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나이로는 한 살 차이다. ‘세는나이’가 달라서다. 태어난 해를 1년으로 쳐서 함께 헤아리는 나이를 ‘세는나이’라고 한다.

12월31일생은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고, 해가 바뀌는 다음날 두 살이 된다. 이틀 사이에 두 살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연말에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된 경우의 나이를 우리말로 ‘앰한나이’라고 한다.

‘애매하다’의 준말이 ‘앰하다’이다. 이 ‘앰하다’와 ‘나이’가 합쳐진 말이 ‘앰한나이’다. ‘세는나이’와 ‘앰한나이’는 모두 한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앰한나이’를 ‘어문나이’ ‘엄한나이’ ‘에민살’ ‘어문살’ 등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표준어가 아니다.

한데 ‘애매하다’가 줄어 ‘앰하다’가 되고, 여기서 나온 관형사가 ‘애먼’이다. ‘애먼’은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애먼’을 사용해 ‘애먼 살’이나 ‘애먼 나이’처럼 쓸 수는 있다(국립국어원 트위터). 다만 ‘앰한나이’처럼 한 단어가 아니어서 꼭 띄어 써야 한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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