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 따라 떠도는 바람, 창암 이삼만 展

탈속 경지 도달 동국진체의 개화…28일까지 은암미술관서

창암-이삼만-행서병풍-6폭
은암미술관(광주 동구 서석동)은 17일일 동국진체의 대가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1770~1847)과 그의 세 제자 호산(湖山) 서홍순(徐弘淳), 기초(箕樵) 모수명(牟受明), 호암(湖巖) 박문회(朴文會)의 작품전을 오는 28일까지 갖는다고 밝혔다.

이삼만은 1770년 조선 영조 46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동국진체 서예가로 18세기 당대의 명필로 알려졌던 원교 이광사(李匡師, 1705~1771)에게 글씨를 배웠다. 초서에 능했던 창암은 19세기 호남서단에서 물 흐르듯 이어지는 유수체를 완성해 필명을 떨쳤으며 조선 후기 3대 명필로서 동국진체를 진정으로 개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암은 사심이 담기지 않은 자유분방한 탈속의 글씨를 물이 흐르듯 표현했고 인위적인 서법을 거부했음을 붓 끝에서 알 수 있고 이는 유수체(流水體), 창암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 지역 도처에서 창암의 편액을 볼 수 있으며, 지리산 천은사의 보제루, 회승당, 경남 하동 칠불암의 편액도 창암의 필적이다.

전남 대흥사엔 추사와 창암 이삼만의 글씨가 나란히 현판으로 걸려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19세기에 동국진체의 개화를 이룬 대표적인 4명의 서예가의 글씨로 당시에 수도권에서 유행하던 추사체가 아닌 호남 동국진체 서법의 진가를 보여준다.

지역화단의 차이로 볼 수 있으며 높이 평가받던 중국의 서법을 배제하고 동국진체를 선보인 이삼만의 굳은 고집을 본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품 소장가는 “중국의 경우는 서예작품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나 한국은 아직 서예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이번 전시를 통해 동국진체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남도의 서예를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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