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한가위 ‘혼추자’ 위한 심심타파 웹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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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21.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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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커버스토리 : 한가위

연휴의 재미 채워줄 웹툰·웹 드라마·웹 소설

따뜻한 성장 스토리, 자존감 채워 줄 웹툰

판타지와 독한 서울살이 함께 담긴 웹 드라마

일반 소설과 다른 리듬, 구성의 장르 웹 소설


웹툰 <여중생A>. 사진 네이버 웹툰 갈무리
한 해에 며칠 되지 않는 연휴. 귀하디 귀하다. 이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기보다는 혼자 지내며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는 사람도 최근 늘고 있다. ESC가 ‘혼추자’(혼자 추석을 보내는 자들)의 여유를 구석구석 채워줄 웹 3대장 콘텐츠를 모아봤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추천받은 몰아보기 좋은 웹툰, 웹 드라마, 웹 소설을 소개한다.

자존감 도둑을 쫓아내고 싶은가요?

연재 완료된 웹툰은 몰아보기에 최적의 콘텐츠다. 좋아하는 웹툰 연재를 좇아 보다가 어느 새인가 까맣게 잊어버리기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감질나게 다음 회를 기다리지 않고 결말까지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연재 완료된 웹툰의 장점이다.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는 혼추자를 위한 웹툰으로 <호(HO)!>, <여중생A>, <오늘은 자체 휴강>을 꼽았다. 만화가 억수씨의 는 첫 회에 주인공들이 ‘결혼’을 앞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웹툰을 로맨스 웹툰이라 친다면 결말을 맨 처음 보여줘 버린 셈이다. 그러나 이 웹툰은 ‘결혼에 이르는 여정’이 주제가 아니다. 청각 장애를 가진 ‘호(Ho)’와 자신을 지질하다 여기는 청년 ‘원이’의 8년 간의 성장 드라마다. 서찬휘 칼럼니스트는 “훈훈함과 감동과 짜임새 좋은 이야기가 보여주는 완성도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선사한다”며 추천한다.

바닥을 치는 자존감에 자신이 싫어지는 중이라면 허5파6 작가의 <여중생A>를 보자.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는 이 웹툰을 ‘자존감 도둑을 쫓아낼’ 웹툰이라며 추천작으로 꼽았다. <여중생A>는 그림체와 이야기가 잔잔하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덜컹 내려앉는 순간도 온다. 가정폭력, 학교 내 따돌림 등 전혀 가볍지 않은 소재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주인공 ‘장미래’가 아픈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마주할 때면 함께 힘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는 이 웹툰을 이렇게 소개한다. “자존감 도둑에게 무릎이 꺾인 평범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힘겨운 장면에서 함께 힘겨울 수 있으나 따라가다 보면 나 자신의 자존감을 채울 수 있는 작품.”

웹툰 <호(HO)!>. 사진 네이버 웹툰 갈무리
깔깔 웃을 수 있는 일상 소재의 웹툰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생의 일상이라는 경험의 일면을 살짝 비틀어가며 만들어낸 개그가 독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한다.” 서찬휘 칼럼니스트는 “아무 생각 없이 방바닥을 뒹굴며 웃고 싶을 때” 볼만한 웹툰으로 계란계란 작가의 <오늘은 자체 휴강>을 추천했다. 두 주인공 ‘송아람’과 ‘최윤미’의 대학 생활과 자취 생활을 소재로 한 네 컷 만화다. 만사가 귀찮은 송아람과 만사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최윤미, 두 주인공의 대비가 웃음의 주요한 원천이다.

망원동에 사는 짠 내 나는 여신들의 이야기

짧게는 2~3분, 길게는 10분 안팎의 짧은 웹 드라마(웹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웹드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존 드라마의 연출 방식, 소재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대의 입맛에 딱 맞는 웹 드라마는 절찬리 방영 중이다. 본방 사수할 필요 없이 원하는 때 꺼내 보면 되는 웹드를 유선주 드라마 칼럼니스트·ESC 객원기자와 함께 골라봤다.

웹 드라마 <상사세끼>. 사진 유튜브 갈무리
직장 생활을 주제로 한 ‘오피스물’ 웹드. 희로애락 중 ‘노’(분노)에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이지만, 내면의 평화를 안겨다 줄 수 있는 해결책까지 더해 놓은 웹드도 있다. 유선주 객원기자는 오피스 푸드 드라마 <상사세끼>를 추천한다. ‘시즌 1’은 남성, ‘시즌 2’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시즌 1’은 남자와 여성 상사가 번갈아 등장해 주인공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주인공 ‘고독남’은 스트레스를 풀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식이다. 번외 편으로는 직장 스트레스보다 심한 한가위 스트레스를 소재로 했다. ‘시즌 2’의 주인공으로는 ‘권여빈’이 등장해 성희롱하는 팀장, 회의를 사랑하는 과장, 주책 떠는 대리 등이 등장한다. 유선주 드라마 칼럼니스트는 “편집이 간결하고, 주인공의 1인칭 내레이션이 짧아 지루하지 않다”며 “음식 만드는 걸 보는 재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웹 드라마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 사진 유튜브 갈무리
판타지와 지독한 서울살이의 현실이 뒤섞인 웹드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는 <안녕, 프란체스카>의 유머나 설정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골라볼 만하다. 걱정과 설득과 기술과 심부름의 여신이 등장한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메이저 신의 대열에 끼지 못한 마이너 여신들이 대한민국 마포구 망원동 반지하에서 짠 내 풀풀 풍기며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유선주 객원기자는 “설득의 여신은 홈쇼핑 콜센터에서 일하고, 기술의 여신은 향초를 만들어 판다. 심부름의 여신은 망원시장에서 가게를 대신 봐주고, 걱정의 여신은 밤 산책을 하면서 살림살이를 주워 온다. 비현실적인 존재가 구체적이고 실재하는 장소에 머물면서 생동감을 얻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요 장소인 만화방, 전당포, 시장 등은 모두 망원동에 실제 있는 장소들이다.

웹 드라마 <좀 예민해도 괜찮아>. 사진 유튜브 갈무리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 페미니즘이다. 대중문화 영역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열쇳말이 됐다. 12부작 웹드 <좀 예민해도 괜찮아>의 공식 소개 글은 정직하게 그 의도를 설명한다. ‘(대학) 새내기 주인공들이 캠퍼스 내의 젠더 이슈들을 겪으며 성차별과 부조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함께 극복하며 성장해가는 본격 캠퍼스 젠더 디지털 드라마’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성차별과 일상적인 성폭력이 현실과는 너무 다르게 주변인의 협조와 배려 속에 ‘참 쉽게’ 해결되는 것처럼 그려진다는 면에서 그렇다.

이참에 웹 소설 입문을 해보겠다면

진득하게 소설 한 권을 읽어낼 재간이 없다면, 웹 소설에 눈을 돌려보자. 보다 긴박한 호흡으로 빠르게 빠져들 수 있는 미스터리, 추리 등 장르 웹 소설에 빠져보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웹 소설·웹툰 및 논픽션 프로덕션인 팩트스토리 고나무 대표가 ‘웹소설알못’(웹 소설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필독 목록을 보내왔다.

웹 소설의 3대 장르는 ‘로판무’다. 로맨스, 판타지, 무협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하지만 이 3가지 장르만을 파고들 필요는 없다. 실화를 주제로 하거나 과거 사건을 배경으로 한 웹 소설이 주는 생동감에 눈길이 바빠질 수 있다. 고나무 대표는 웹 소설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닥터 최태수>를 추천한다. 그는 “기존 의료 장르물의 전형적인 코드를 적당히 따르면서도 한국의 의료계 현실을 실화에 가깝게 묘사했다”며 “지역 및 대학 차별, 의사 사회의 정치 등을 가감 없이 이야기 요소로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웹 소설 <닥터 최태수>. 사진 마이더스스토리 갈무리
<휴거 1992>는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를 위한 추천 웹 소설이다. ‘휴거’. 본래 신을 하늘에서 만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30대 중반 이상의 독자라면 1990년대 한국의 주요 뉴스로 등장했던 ‘그 휴거’를 떠올릴 것이다. 1992년 10월28일 종말이 온다는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휴거설’은 지금 떠올려 보면 허황하지만, 당시에는 많은 사람에게 두려움을 안겨줬다. 고나무 대표는 <휴거 1992> 속 탄탄한 문장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이 웹 소설을 지은 장호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휴거 1992> 역시 시나리오로도 쓰였다.

웹 소설 <오프 더 레코드>. 사진 카카오페이지 갈무리
고나무 대표는 웹 소설 특유의 리듬감은 일반 소설과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가 “문장력과 구성력이 걸출한 작가들이 웹 소설의 리듬에 충실하게 작품을 쓰면 이런 작품이 나온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웹 소설이 있다. 무정영 작가의 <오프 더 레코드>다. 유괴당한 딸 별이를 찾으려면 다른 아이를 유괴하라는 범인의 지시를 받은 주인공 최백현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웹 소설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한가위

설과 더불어 연중 으뜸인 명절. 음력 8월 보름이다. 갓 추수한 곡식과 달게 여문 과일 등 먹을거리가 풍성한 명절이다. 성묘하고, 송편을 빚는다. 한가위에는 곳곳에 흩어진 가족들이 한곳에 모이는 전통이 있으나 최근에는 긴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개인적인 재충전의 시간으로 보내는 사람도 느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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