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택리지』의 재탄생
『신정일의 新택리지』는 이중환의 『택리지』를 교본 삼아 30여 년간 우리 땅을 답사한 끝에 쓴 역작이다. 저자는 한국의 10대 강 도보 답사를 기획하여 금강에서 압록강까지 답사를 마쳤고, 우리나라의 옛길인 영남대로와 삼남대로를 답사했으며 4백여 개의 산을 오르내렸다. 또한,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황토현문화연구소 주최 정기답사 247회 및 각종 단체 답사를 포함하여 1천 5백여 회 이상의 답사를 했다. 이 책에는 우리 땅을 두 발로 걸으며, 혹은 사라져가는 역사의 흔적을 찾아 헤매며 보내온 30년의 세월이 담겨 있다.
컬러 사진과 화보로 보는 충청도 명당 이야기
이 책은 총 10권으로 기획된 『신정일의 新택리지』 시리즈에서 팔도를 지역별로 개관한 여덟 권 중 충청도 편이다. 2004년에 출간된 『다시 쓰는 택리지 - 경기충청편』의 충청도 부분을 새롭게 쓴 것으로, 책의 짜임과 내용 충실도가 크게 보완되었다. 또한, 변화한 기호와 독서환경을 고려하여 사진 자료를 과감히 확충함으로써 본문의 이해를 돕고 있다. 보강된 화보와 풀컬러 사진들로 신택리지의 완성도를 높이고 독자들이 충청도의 풍속과 인문지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집중했다.
생활문화를 바탕으로 충청도 인문지리를 권역별로 재구성
『신정일의 新택리지』 ‘충청도’편은 충청도를 둘러싼 바다와 산줄기, 굽이치는 강물 등 천혜의 자연이 낱낱의 삶에 새긴 무늬에 집중한다. 자연에 적응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활문화에 따라 충청도를 권역별로 묶었다.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이중환이 충청도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고 평했던 내포 즉, 가야산 아래 고을들(예산, 당진, 서산, 홍성, 태안)을 살핀다. 2장에서는 내포 땅 남쪽에 위치하며 바다에 연한 청양과 보령, 서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 백제의 도읍이었던 공주와 부여에 새겨진 망국의 한과 찬란했던 문화유적을 더듬어본다. 4장에서는 계룡산 주변의 논산과 대둔산 아래 금산을, 5장은 교통의 요지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대전, 천안과 그밖에 아산, 연기를 다룬다. 6장은 충청도가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불린 계기가 된 청풍면을 비롯한 남한강 주변의 세 고을(충주, 단양, 제천)을 담고 있다. 7장은 속리산 아래 괴산과 보은을, 8장은 경상도와의 길목이던 옥천과 영동을, 9장은 미호천변에 자리한 음성과 진천, 청주, 청원을 다룬다.
지역 지리를 강화해 『다시 쓰는 택리지』보다 2배 이상 내용 보강
분량이 기존 책의 배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표면적인 변화에 불과하다. 구성을 새롭게 하고 미진했던 내용을 보완함은 물론, 고서와 시문학 등을 풍부하게 인용하였다. 옛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당시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재현해주고 있다.
나라를 뒤흔든 인재들의 본고장 충청도의 재해석
충청도는 3.1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의 고장이며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순신, 신채호, 한용운, 어사 박문수 등 나라를 구하고 시대를 흔든 걸출한 인재들이 유독 많은 곳이 바로 충청도다. 재물이나 권력을 추구하기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난세에 몸을 바친 인물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역사를 지금의 땅 위에 되살려낸다. 그들이 살았던 흔적을 직접 걸어보고 만나며 감동이 가득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조선시대 최고 베스트셀러 『택리지』의 재탄생
조선시대 최고 베스트셀러 『택리지』가 사화(士禍)에 연루되어 유배로 젊은 날을 보내고, 실의에 빠져 살던 이중환이 20여 년 동안 전국토를 발로 밟는 방랑생활 끝에 쓴 조선 후기의 인문지리서라면, 신정일의 『신정일의 新택리지』는 택리지를 교본 삼아 30년간의 답사 끝에 다시 쓴 문화역사지리서 시리즈다. 신이 내린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뿐 아니라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간곡한 증언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아끼는 그가 수십 년 동안 두발로 쓴 인문기행의 완결편이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5대 강 도보답사와 함께 수백 개의 산을 오르내렸으며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황토현문화연구소 주최 정기답사 247회 및 각종 단체 답사를 포함하여 1천 5백여 회 이상의 답사를 하면서 온 국토의 산야를 돌아다녔다. 그런 그가 올해부터는 우리의 옛 길을 따라 다시 길을 나섰다. 조선시대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통하는 큰길인 일곱 대로를 따라 홀로 걸으며 길에 얽힌 역사와 길 위의 사람들,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직접 보고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신정일은 ‘삼남대로’로 불리던 전남 해남에서 서울 남대문까지 413킬로미터 길을 보름에 걸쳐 걸었다.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걸었던 길이고 우암 송시열과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가며 걸었던 길이다. 다시 10월 1일부터 동래에서 문경새재를 거쳐 서울에 이르는 ‘영남대로’를 열나흘 걸려 걸었다. 영남대로 역시 옛날 과거길이면서 상업로였고, 조선통신사들이 일본을 다녀올 때 통과했던 길이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일본군들이 파죽지세로 침입해 올라왔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렇게 걷는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지금이라도 보존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져갈 것들에 대해 증언하고자 한다. 사라져 가는 길, 사라져 버린 아름다운 옛 이름, 그리고 옛날의 형체를 도무지 떠올리기조차 힘들게 변해버린 산천들을 안타까움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신정일의 新택리지』는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증언
이 책은 기록이나 문화재로 전시되고 보존되어 있는 것보다는 마일령이나 대문령, 목계나루나 가흥창 터, 영남대로와 삼남대로 등 지금이라도 보존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져갈 것들에 대해 증언한다. 사라져 가는 길, 사라져 버린 아름다운 옛 이름, 그리고 옛날의 형체를 도무지 떠올리기조차 힘들게 변해버린 산천들을 안타까움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행자 전용도로나 강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제안 등 우리 국토의 올곧은 보존을 위한 제언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기존에 나온 문화유적지답사 책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인류학적 보고서이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한 장의 지도이다.
*보고 읽는 인문 지리서
이 책은 인문지리로 포괄되는 여러 분야 중에서 역사와 인물지리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예안의 퇴계, 청양의 이몽학, 안동의 유성룡, 해남의 윤선도, 전주의 정언신, 합천의 정인홍, 평양의 정지상 등 역사적 인물에서부터 무명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통해서 지리를 엮고 있다. 또 발로 쓴 국토 교과서답게 우리나라의 산하에 얽힌 사연들을 사진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의 대부분은 저자가 이 땅 구석구석을 걸으며 직접 찍은 것으로, 우리 국토와 역사문화를 텍스트와 함께 한눈에 전하고 있다.
*이 책의 기술 관점 및 방법
이 책의 기술의 기본적인 관점과 방법은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보여준 우리 고유의 지리관을 따랐다. 이중환이 말한 지리란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인간생활에 있어서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학문인 동시에 삶의 지혜이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는데, 함축하면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지혜라 할 수 있다. 접근 방법에서는 행정구역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하여 생활권 중심으로 접근하였다. 산줄기와 하천을 중심으로 우리 국토를 파악하고 그 바탕 하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 경제 활동을 기술하였다.
그것은 도별 서술에서 구체화되는데, 경기도의 경우 한강이 우리 역사와 현재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에 주목하면서 국토의 허리를 흐르는 남한강변의 여주에서 시작하여 강화도, 안성, 서울과 개성을 돌아 임진강에서 마무리 짓는다. 마찬가지로 금강의 발원지인 전북 장수에서 시작하여 남해 바다와 제주도에서 끝나는 전라도, 그리고 영남의 젖줄 낙동강에서부터 비롯되어 진해에서 마무리되는 경상도 등의 흐름으로 지리와 역사, 풍속, 인물, 문화유산, 경제상황 등을 다루었다.
[ 추천사 ]
강과 길의 철학자인 신정일 소장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정말 걷고 싶었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우리 땅에 깃든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애쓰는 신정일 소장을 우리 시대는 또 하나의 희망으로 기억할 것이다.
- 박원순(변호사, 희망제작소 소장)
신정일의 이 책은 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산과 들, 강과 바다, 시간적 과거들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소망들을 책상물림이나 머리로 쥐어짜는 짱구들의 억지 글과는 판이하다. 그는 자기의 발이 도달한 산천 도처에서 금강의 여러 구비에서 울고 웃는다. 나는 그를 ‘발로 쓰는 민족사상가’라고 부른다.
- 김지하(사상가·시인)
우리가 사는 지금, 김정호선생을 닮은 사내가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산을 오르기 시작한 그가 다음은 강 길을 걷더니, 이제는 아예 우리나라 전 국토를 이 잡듯 뒤지며 걷고 또 걷는다. 평생 계량 한복 위에 가방을 짊어지고, 어깨에는 카메라를 메고 깐닥깐닥 걷는 그를 보며, 나는 ‘저 사내 틀림없이 김정호 귀신이 씌웠지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저럴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한다. 현대판 김정호, 그가 바로 신정일이다. 이 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완성한 ?신정일의 新택리지?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국토인문서가 분명하다. 나는 이따금 그의 발바닥이 궁금할 때가 있다. 언제 만나면 한번 보자고 해야겠다.
- 김용택(시인)
우리나라 4백여 개의 산과 여덟 개의 강, 영남대로를 비롯한 우리 옛길과 동해트레일을 걸어온 30년의 세월을 담은 답사기. 18세기에 『택리지』를 쓴 이중환과의 대화에서 나온 책이 바로 신정일의 新택리지이다.
- 조용헌(사상가·동양철학연구소장)
신정일 선생은 촌놈 같기도 하고 동학군 같기도 하여 어수룩해 보인다. 그런데 이 ‘촌놈’의 얘기가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절로 무릎을 치게 한다. 신정일은 무당처럼 답사를 한다. 이렇게 혼이 실리고 신명나는 답사의 궤적을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다.
- 이정만(서울대 지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