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모피 생산국 노르웨이마저… ‘모피업 전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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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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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노르웨이마저 모피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한때 세계에서 손 꼽히는 모피 생산국이었던 터라 그만큼 의미가 크다. 동물권이 부상하면서 ‘가짜 모피’가 시대의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이끄는 노르웨이 정부는 모피 농장을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해 2025년까지 모두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노르웨이는 모피업을 전면 금지하는 14번째 유럽 국가가 된다. 현재 노르웨이에는 약 340개 모피 농장이 있다. 연간 여우 100만 마리와 밍크 70만 마리가 목숨을 잃는다.

생산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르웨이 모피생산자협회는 “우리의 중심이 흔들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르웨이에는 엄격한 동물복지 규정으로 운영되는 200여개 모피 농장이 있고 여기에 약 400명이 고용돼 있다”며 “연간 매출액은 4400만달러(약 467억원)에서 6300만달러(약 669억원)”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동물보호단체는 환영하고 나섰다. 노르웨이 동물보호단체 NOAH는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에게도 모피는 점차 인기가 사라지고 있다”며 “잔인한 사업을 금지하는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역시 “노르웨이 정부의 확실한 약속을 볼 수 있어 기쁘다”면서 “모피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을 접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노르웨이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웨이 모피업은 1939년 약 2만개 농장이 성업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세계 2위 생산국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추세가 꺾여 2013년 세계에 유통되는 여우털 중 3%, 밍크털 중 1%를 생산하는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은 모피 산업은 더 이상 노르웨이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전면 금지한다고 해서 노르웨이 경제에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물권 문제가 부각되면서 모피업 중단은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 지난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모피 사용을 중단할 방침을 밝혔고,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네덜란드,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영국 등에서도 모피 생산이 금지됐다.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는 논의 중에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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