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어컨·냉장고 관세 두 배 인상…"韓기업은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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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27.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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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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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방어·경상수지 적자 축소 대책…"한국 제품 대부분 현지 생산"

인도 화폐 루피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환율방어와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위해 에어컨, 냉장고 등 1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크게 올렸다.

다만,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한국 기업은 전자제품 대부분을 인도에서 만들어 팔고 있어 이번 관세 인상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스피커, 신발, 항공 터빈 연료, 보석 등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 19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의 관세는 기존 10%에서 20%로 두 배 올랐다.

신발은 20%에서 25%, 항공 터빈 연료는 무관세에서 5%로 관세가 높아졌다.

인도 정부는 루피화 가치 하락 방어 및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

앞서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불필요한 제품 수입 제한 등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 5가지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전자제품 기업 하이얼이 생산하는 냉장고. [이매진차이나=연합뉴스]


인도 경제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8.2%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최근 루피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흔들리고 있다.

루피/달러 환율은 올해 1월 초 63∼64루피 선에서 움직였으나 최근엔 역대 최고 수준인 달러당 72.9루피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또 원유수입 대금으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지난 7월 무역적자가 5년 만에 가장 큰 180억달러(약 20조원)로 확대됐다.

올해 2분기 경상수지 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2.4% 규모인 158억달러(약 17조6천억원)로 늘어났다.

인도 정부는 이번 수입 제한 조치로 연간 8천600억루피(약 13조2천억원) 규모의 수입을 줄이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인도 일간 민트는 전했다.

연간 재정수입은 400억루피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수입 제품 물가는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항공 터빈 연료 수입 가격이 오르는 만큼 항공권 가격도 상승하게 된다.

인도 정부로서는 물가상승이라는 부담을 지고서라도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인도 내에 생산라인을 가진 제조업체는 관세를 물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지 전자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에어컨, 냉장고 등 주요 제품은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다만 최고급 라인 일부는 수입하지만, 이는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부유층을 겨냥한 제품들이라 가격이 오르더라도 판매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치는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제품에도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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