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인터;뷰] 임수향, 세상의 모든 '미래'들에게 해주고픈 말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강미래로 열연한 배우 임수향(사진=FN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얼마 전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보기 힘든 드라마였다. 이 작품은 외모 트라우마로 성형 수술을 받았으나 자연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다시 상처받는 주인공 강미래를 통해 현대사회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었다. 세간의 평가에 힘들어하며 자존감을 잃어가는 미래의 모습이 낯설지 않아 마음 아팠고, 그래서 더욱 시청하기가 힘들었다.

하물며 이를 직접 연기한 배우의 심정은 어땠을까. ‘강남미인’의 미래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미니시리즈 주연에 나선 임수향은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 미래의 상황이 대중의 평가를 당연시 받아들여야 하는 연예인이란 직업과도 닮아 공감했단다. 또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SNS로 도착한 시청자들의 고민 상담 메시지를 읽으며 “세상에 정말 많은 미래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다행히 드라마는 미래에게 해피엔딩을 선물했다. 미래는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외모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가치’라는, 당연하지만 현실에서 체감하기 힘든 교훈을 얻고 자신감도 되찾았다. 자신과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모태 미남 도경석(차은우)과 연애를 시작하며 사랑까지 이뤄냈다.

그렇지만 ‘강남미인’의 결말이 세상의 모든 미래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외모지상주의는 개인의 노력으로 근절할 수 없을 만큼 사회에 뿌리깊이 박혔고, 이 때문에 앞으로 또 다른 미래들이 고통받을 것이다. 임수향도 이를 안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제시한 방법은 ‘남’보다 ‘나’를 먼저 바꾸는 것이었다. 남들의 평가를 듣기 이전에 나 스스로를 사랑해줘야 한다고 했다.

임수향도 이미 실천 중이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소속사 직원이 기사에 쓰일 사진 파일을 전달하면서 “예쁜 사진을 골라 넣어 달라”고 농담처럼 덧붙였을 때다. 옆에서 가만 듣고 있던 임수향이 웃으며 말했다. “예쁜 사진 말고 오늘의 대화를 아름답게 써 주세요”

(사진=FN엔터테인먼트)

▲ ‘강남미인’이 호평 속에 끝났는데 인기를 실감하나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하루는 촬영 중에 손톱이 깨져서 급하게 아무 네일숍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마침 ‘강남미인’을 보고 계셨던 거예요. 직원들이 TV를 보다가 내가 들어오니까 귀신을 본 것처럼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웃음)”

▲ 주말극·일일극에 출연했을 때와 비교하면 팬층도 달라졌죠?

“일단 촬영장에 어린 친구들이 많이 찾아왔어요(웃음). 10대 팬들도 많이 생겼지만 어른들도 좋아해주셨어요. 애초에 10~20대를 타깃으로 만든 드라마였는데 그 이상 연령대의 시청자들도 즐겨보시더라고요. 우리 엄마도 재미있게 보셨고요. 기분이 좋습니다”

▲ 스무살 새내기를 연기하면서 새로웠던 게 있다면요?

“배우 활동 때문에 실제로 대학교를 1학년 1학기 때까지만 다녔거든요. ‘강남미인’에서 그려진 시기와 겹쳐서 새롭기보다 과거의 내가 많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나도 OT 때 이랬는데’ 이런 생각? 하하. 드라마를 통해서 새로 해본 것도 있어요. CC(캠퍼스 커플)! 하하”

▲ 그 시절 임수향의 모습은 어땠나요?

“미래와는 달랐습니다(웃음). 연극영화과는 ‘(시키는 것을) 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거든요. 끼가 넘치는 친구들이 다 모인 장소니까요”

▲ 극 중에서는 OT 장기자랑으로 싸이의 ‘뉴 페이스(New Face)’ 춤을 추기도 했는데요

“3개월 배운 거예요. 원작 웹툰과 다른 설정인데 PD님이 신경을 많이 쓰셨거든요. ‘미래가 꼭 잘 춰야 된다’면서… 공들여 촬영한 장면이에요. 연습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가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촬영하면서 너무 떨렸어요”

▲ 이후 미래가 엄마에게 전화해서 “사람들이 날 좋아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나 역시 감정이입이 많이 됐어요.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환호를 받아본 순간. 미래가 간절히 원했고, 엄마도 그리고 우리도 다 원했던 거잖아요. 대본 리딩할 때도, 촬영하면서도 울컥했죠. TV를 보면서 우리 엄마도 우셨대요(웃음). 그때의 미래 모습이 나와 참 많이 닮았다고 느꼈어요. 나 역시 사람들이 좋아해줘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뭉클하고 좋은 장면이었어요”

(사진=FN엔터테인먼트)

▲ 미래를 비롯한 ‘강남미인’ 캐릭터들이 외모로 평가받고 평가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와도 닮았죠

“실제로 SNS 메시지로 고민을 털어놓는 10대 친구들이 많았어요. 학교에서 비슷한 이유로 힘들었는데 ‘강남미인’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요.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관련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고요. 세상에 정말 많은 미래들이 있었습니다”

▲ 연예인에게도 ‘외모 관리’는 숙명처럼 여겨지는데요

“연예인이기 때문에 항상 외모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죠. 그러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고요. 안 좋은 댓글을 읽으면 하루종일 우울해하기도 해요. 무시하려고 하지만 괜히 신경이 쓰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강남미인’을 촬영하면서, 미래를 연기하면서 많이 치유된 것 같아요”

▲ ‘성형미인’ 캐릭터를 선택하기까지 걱정은 없었나요?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원작을 좋아해서요. 원작이 갖고 있는 메시지도 좋았지만 미래가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욕심이 났죠. 물론 스무살을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대해서 주저하긴 했지만요(웃음). 그리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내가 잘 나타내기만 한다면 모두가 좋아해주실 거란 걸 알았어요. 또 미래를 통해 ‘나’를 더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 미래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미래도 물론 굉장한 사연을 갖고 있지만, 나는 그보다 더 어둡고 센 역할을 주로 맡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실제의 나를 좀 더 녹일 수 있었어요. 외모에 대한 고민이나 상처 등 극 중 미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갖고 있던 연기 톤을 덜어내고 힘을 빼려고 노력했죠. 덕분에 말투나 성격도 여태 작품 중 나와 가장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미래가 ‘흐흐흐’ 웃는 것들이 실제 내 웃음소리에요(웃음).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내 모습이 도드라졌던 것 같아요. 거의 모든 장면에서 현실 웃음이 터졌어요”

▲ 원작과 달라야 한다거나 비슷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나요?

“웹툰에서는 캐릭터가 당황하면 ‘땀 삐질’ 이런 그림으로 표현하잖아요(웃음). 실제로는 그럴 수 없으니 고민을 많이 했죠. 드라마 ‘강남미인’은 원작 만화를 현실감 있게 옮기는 데 중점을 뒀어요”

▲ ‘강남미인’을 통해 신예들과 호흡을 맞춰야 했는데 어땠나요?

“나를 어려워할까봐 먼저 편안하게 다가가려고 했어요. 경력으로도 나이로도 맏언니여서요(웃음). 현장에서 그들이 잘 뛰어놀 수 있도록 나는 기반을 다져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경석(차은우)이를 비롯한 주위 캐릭터들이 연기를 하면 나는 거기에 설렌다거나 괴롭힘 당하는 리액션을 하면서 앙상블을 이루길 바랐어요. PD님과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친구들이 다 너무 잘해줬어요”

▲ 상대 역을 맡은 차은우와 호흡은 어땠습니까?

“첫 주연작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똑똑한 친구예요. 흡수를 잘하더라고요. 드라마 초반부와 후반부를 비교했을 때 그 친구가 성장한 게 보이셨을 거예요. 좋은 파트너였어요. 상대 배우로서 은우가 잘 나오기를 바랐어요. 로맨스 드라마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멋있게 나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요. 나도 나지만, 은우가 잘 나와야 ‘강남미인’이 잘 되리라 생각했죠. 아니나 다를까, 은우의 멋진 외모와 경석이라는 멋진 캐릭터가 잘 만나서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웃음)”

(사진=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 적도 있나요?

“연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비중이 큰 역할을 연기해야 하니까 내가 잘 이끌어줘야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리고 매일 이야기했어요. ‘섹시해야 한다’고. 하하. 시청자들이 좋아할 법한, ‘심쿵 포인트’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을 함께 상의했죠”

▲ 극 중 미래와 경석의 연애가 비교적 늦게 시작됐는데 아쉬움은 없나요?

“오히려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것 같아요. 손 잡을까 말까, 사귈까 말까 하는 간질간질한 텐션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물론 요즘 감성이랑 안 맞는 부분도 있죠. 뭐든 빨리 빨리 하는 시대니까요. 그 안에서 미래와 경석이라는 모솔(모태솔로)들의 연애가 특이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 미래와 수아가 화해하는 결말도 만족하나요?

“수아에게 비로소 진짜 ‘사람’이 생긴 거예요. 수아가 화내는 걸 보고 미래가 ‘예쁜 현수아 말고 진짜 현수아를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던 수아가 자기 모습을 처음 내비친 때였어요. 거기에 미래가 ‘진짜 모습을 본 것 같아서 기쁘다’고 얘기한 게 나는 좋았어요. 우리 드라마에서 참 중요한 관계 중 하나가 수아와 미래라고 생각했거든요. 수아의 에피소드가 잘 풀려야 ‘강남미인’도 잘 마무리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은우 씨와도 수아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실제로 잘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강남미인’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요?

“진짜로 애틋할 것 같아요. SBS ‘신기생뎐’(2011) 같은 느낌? 지금도 나를 단사랑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앞으로는 ‘강남미인’의 미래로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고마운 작품이에요. 실은 아직 ‘강남미인’과 미래를 어떻게 잘 보내줘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연기하며서 힐링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가슴에 지니고 살 것 같아요. 앞으로 힘들 때마다 미래를 한번 씩 꺼내보면서 ‘미래야, 넌 예뻐’라던 시청자들의 응원을 떠올리려고요”

(사진=FN엔터테인먼트)

▲ ‘강남미인’이 전한 메시지는 의미 있었지만 현실은 드라마와 같지 않죠. 지금, 그리고 앞으로 더 생겨날지도 모르는 미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있는 그대로의 본인이 제일 예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죠. 그래도 그 시선에 꼭 맞게 나를 맞출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어요. 내 몸이 1000개가 아닌 이상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는 없어요. 그러다 보면 결국 나를 잃게 되고요. 나 또한 그랬습니다.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임수향이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내가 무너지더라고요. 항상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해주면서 중심을 잡아야 남들도 나를 사랑해주는 것 같아요. 나를 더 가치있게 생각하라고, ‘파이팅’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스스로 사랑하고 있나요?

“요즘 사랑해주고 있어요(웃음). 빈말이 아니라 ‘강남미인’ 출연하고서 힐링을 많이 받았어요. 물론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미래에게 또 다른 고난과 시련이 숱하게 닥칠지도 몰라요. 나 역시 힘들 때마다 극 중 미래가 자아를 찾고 행복했던 순간이나 미래로서 받았던 응원들을 떠올리며 힘을 내려고 합니다”
culture@heraldcorp.com

▶어서와~ 이런 상품은 처음이지? 헤럴드 리얼라이프

▶리얼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맺기 ▶한입뉴스 ‘타파스’ 페이스북 친구맺기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