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구덩이에 주검 1300명 묻어라’…지진·쓰나미 덮친 인도네시아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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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01. 오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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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당국, 전염병 우려 대규모 매립

“주검 부패 시작해 유족 못 기다려”

굶주린 주민들은 파괴된 상점 약탈

구조대원 “잔해 속 어린이 등 목소리

버티라는 말밖엔 할 일이 없다”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을 덮친 지진과 쓰나미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1일 오전 현재 사망자를 최소 832명으로 확인했다.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가 1200명이 넘었고, 수천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난 지역 내에서 동갈라 등이 여전히 접근이 어려워,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30일 술라웨시의 인구 30만명의 도시 동갈라의 사상자에 대해 아직 파악이 안 됐다며, 사망자는 수천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칼라 부통령은 “동갈라로부터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동갈라는 지진 발생 이후 통신까지 두절된 상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팔루 등 재난 지역에서 전염병의 창궐을 우려해 희생자의 시신을 대규모로 매립하고 있다. 팔루의 언덕 지대에서는 희생자들의 시신을 묻으려는 100m 길이의 집단 매립지를 자원 구조대가 조성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집단 매립지는 애초 300구의 시신을 묻으려는 것이었으나, 1300명의 시신을 묻을 수 있도록 조처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팔루의 맘보로 병원에서는 안치된 시신들이 부패하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이 병원의 사소노 박사는 “시신들이 부패하기 시작해 친지들이 시신을 찾으려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시신들은 대형 매립지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 지역의 잔해 더미에서는 생존자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절규가 들리고 있다. 팔루에서 무너진 8층 호텔의 잔해 더미에서 생존자 구호를 펼치는 자원구조대원 탈리브 바와노는 3명을 구조했으나, 50명 이상이 여전히 잔해 더미에 깔려있다고 전했다. 그는 “잔해 더미 여러 곳에서 어린이 등의 목소리를 듣는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줘서 버틸 수 있게 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구호품이 전달되지 않아서, 주민들은 식량과 물, 의약품을 찾아서 파괴된 상점을 약탈하고 있다. 약탈에 참가한 한 주민은 “우리는 다른 수가 없다. 식량을 얻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30일 재난 지역을 방문해 생존자 구조를 밤낮으로 펼치라고 독촉하는 한편 국제사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재난 대응과 구호를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겠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사 및 민간 구호단체들은 적극적인 구호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구호 전달 체계가 미비해 아직 구호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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