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보다 무서운 '10대 사망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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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30.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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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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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뇌졸중 15년째 1·2위···치매 사망자 한 해에만 약 200만명세계보건기구(WHO)는 5월, 10대 사망원인을 발표한 바 있다. WHO가 매년 10대 사망원인을 발표하는 이유는 전 세계 사망 원인의 절반 이상이 10가지 원인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2016년 세계 사망 인구 5690만 명의 54%는 10대 사망원인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심장질환과 뇌졸중은 2016년 152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세계 최대의 사망 원인이다. 이 두 가지 병은 15년 동안 세계 주요 사망원인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에이즈는 세계 사망원인 7위였으나 2016년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이 2010년 150만 명에서 2016년 100만 명으로 많이 감소한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치매로 인한 사망은 2000년과 2016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WHO는 10대 사망원인을 낮추는 방법으로 좋은 영양과 운동을 꼽았다.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를 강조했다. 

9월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캠페인이 열려 직원들이 혈압·혈당·측정을 하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의 예방부터 치료, 관리에 이르는 전(全)주기적 관점의 국가적 관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 심장질환

2016년 세계적으로 심장질환으로 940만 명이 사망했다. 세계 사망 원인의 약 16%를 차지하는 규모다. 2000년 이 질환으로 600만 명이 사망한 것에 비하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보건 교육·의료기관 접근성·예방 등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심장질환 사망률은 감소 추세다. 그렇지만 수명 증가·사회적 변화·생활습관 위험 요인 등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이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흡연, 가족력, 당뇨, 과체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해당하면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예방은 정기적인 운동(exercising regularly), 적정 체중 유지(maintaining a healthy weight), 균형 잡힌 식사(eating a balanced diet that’s low in sodium and high in fruits and vegetables), 금연(avoiding smoking), 적당한 음주(drinking only in moderation)다. 

2. 뇌졸중

뇌졸중 사망자는 2010년과 2016년 각각 570만 명으로 비슷하다. 세계 사망원인의 11%에 해당하는 수치다. 뇌동맥이 막혀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세포가 괴사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반신 마비, 걷거나 보는 데 장애가 생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뇌졸중 환자의 93%가 반신 마비 증세를 경험하지만 실제 응급실을 찾는 사람은 38%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질환의 주요 원인은 고혈압, 가족력, 흡연(특히 구강 피임약을 복용할 때), 흑인, 여성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약물이나 생활습관 변화로 그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약물로 고혈압을 관리하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생활습관, 규칙적인 운동, 소급 섭취 감소, 금연, 적당한 음주도 예방법이다. 

3.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2010년과 비슷하게 2016년 300만 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했다. 세계 사망원인의 5.6%에 해당하는 수치다. COPD는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폐 질환으로 호흡 곤란이 생긴다. 2004년 기준 세계적으로 6400만 명이 COPD를 앓았다. 

주요 원인으론 흡연 또는 간접흡연, 유해 화학물질과 같은 폐 자극물질, 가족력, 어릴 때 호흡기 감염 경험을 들 수 있다. COPD의 치료제는 없으나 약물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최선의 예방책은 금연하고 간접흡연과 폐 자극물질을 피하는 일이다. 

4. 하기도 감염

2016년 하기도(기도 밑부분) 감염으로 290만 명이 사망했다. 2010년(340만 명)보다 감소했다. 이 질환은 세계 사망원인의 5.7%를 차지한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독감·폐렴·기관지염 등 기관지와 폐를 감염시켜 생기는 질환이다. 호흡곤란·천명·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  독감, 나쁜 공기나 폐 자극제에 빈번한 노출, 흡연, 약한 면역력, 혼잡한 보육환경, 천식,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최선의 예방은 매년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세균 전파를 막기 위해 손을 물과 비누로 씻어야 한다. 

5.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치매 

2016년 199만 명이 이 병으로 사망했다. 이는 2010년(120만 명)보다 늘었고, 2010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계 사망원인 중 약 3%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를 생각하면, 기억력 손실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삶의 손실'이 더 심각하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파괴하고 정상적인 정신적 기능(생각, 이성, 행동)을 방해한다. 치매 60~80%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시작한다. 처음엔 단순한 기억 문제로 출발하지만, 특정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고 과거를 회상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자(미국인) 수는 보고된 것보다 많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2014년 발표된 바 있다.   

주요 원인은 나이(65세 이상), 가족력, 유전요인, 경도 인지 장애, 다운증후군,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여성, 두뇌 외상 등이다. 현재까지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이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은 심장에 좋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과일·채소·견과류·올리브유·생선 섭취는 심장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고기와 유제품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6. 호흡기암·폐암

170만 명이 2016년 폐암 등 호흡기 암으로 사망했다. 2010년(120만 명)보다 증가한 상태다. 세계 사망원인의 3%를 차지한다. 기관지, 후두, 폐에 암이 생기는 원인은 흡연·간접흡연·환경 독성이다. 연료나 곰팡이 같은 가정에서의 오염도 한 원인이다. 인도 등 여러 아시아 국가는 여전히 조리할 때 석탄을 사용한다. 고체 연료 사용으로 폐암이 남성 17%, 여성 22% 증가한다. 

누구나 호흡기암에 걸릴 수 있고, 특히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취약하다. 금연하고 디젤과 같은 환경 위해 물질을 피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이 외에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7. 당뇨

2010년 100만 명이던 당뇨 사망자는 2016년 약 160만 명이 증가했다. 당뇨는 세계 사망원인의 2.8%를 차지한다. 당뇨는 인슐린의 분비와 사용에 문제가 생긴 병이다. 1형 당뇨는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병인데,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2형 당뇨는 인슐린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하고, 그 인슐린마저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병이다. 2형 당뇨 원인은 수없이 많다. 

체중 증가, 고혈압, 나이, 규칙적인 운동 부족, 건강하지 않은 영양 상태 등이 주요 원인이다. 예방법은 없으나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 섭취로 심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섬유질 섭취는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8. 도로 상해

2016년 세계에서 도로 상해로 사망한 사람은 14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약 74%는 남자와 아이들이다. 세계 사망원인의 약 2.5%를 차지한다. 

9. 설사병 

138만 명이 2016년 설사병으로 사망했다. 2010년 220만 명에서 많이 감소하고 있다. 세계 사망원인의 2.5%를 차지한다. 설사는 하루에 3번 이상 묽은 변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며칠 동안 설사가 이어지면 몸에서 물과 소금이 빠져나간다. 이때 탈수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 설사병은 5세 미만의 아이의 사망원인 2위다. 약 76만 명의 아이들이 매년 설사로 사망한다. 설사병은 대개 장내 바이러스나 세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열악한 위생환경, 깨끗한 물이 없는 곳, 어린 나이, 영상 실조, 약한 면역력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설사병의 최대 예방은 위생이다. 손만 잘 씻어도 설사병의 40%를 줄일 수 있다. 수질 개선과 조기 치료도 설사병으로 인한 사망을 줄인다. 

10. 폐결핵

세계적으로 약 130만 명이 2016년 이 병으로 사망했다. 2010년(230만 명)보다 100만 명 감소한 수치다. 세계 사망원인 2.4%를 차지한다. 폐결핵은 세균성 폐 질환이다. 치료 가능한 질병이지만, 변종의 저항력이 만만치 않다. 폐결핵은 에이즈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에이즈 사망자의 약 35%는 폐결핵이 원인이다. 이 질병은 2000년 이후 매년 1.5%씩 줄어들고 있다. 

당뇨, HIV 감염, 저체중, 결핵 환자 접촉, 특정 약이나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약물 사용이 주요 원인이다. 결핵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을 맞는 것이다. 

■ 2010년 10대 사망원인

1. 심장질환2. 뇌졸중3. 하기도 감염4. 만성폐쇄성폐질환(COPD)5. 설사병6. 폐결핵7. 에이즈8. 조산 합병증9. 호흡기암·폐암10. 도로 상해(세계보건기구)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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