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아리따움, 드럭스토어와 경쟁, 플랫폼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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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08. 오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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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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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 '밀레니얼' '플랫폼' '고객경험' 세 가지 화두 제시
타브랜드 빗장 푼 아모레, 서 회장 "플랫폼기업 돼야 승산"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아리따움은 아리따움닷컴과 합쳐 세련된 모습으로 드럭스토어(뷰티편집숍)와 경쟁해야합니다. 얼마 전 문을 연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 앞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말이다. 서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을 만날 때면 미래 성장 동력의 키로 '밀레니얼 세대'와 '플랫폼형 사업모델', 그리고 '고객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고객경험을 강화하려면 사업모델을 플랫폼형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경배 회장 "플랫폼형 기업에 근접할 것이냐가 향방 시금석"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지난 1일 10월 정기조회에서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아리따움(ARITAUM)' 라이브 강남점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며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이 문을 열자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리가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전국 2000여 개의 고객 접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 회장은 모든 문제의 답은 결국 '고객 중심'이라며 변화하는 인구 구조의 변화 속에서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엔 잘 만들어 놓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도구 삼아 '뷰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서 회장은 "파이프라인(Pipeline)형 사업 모델이 점점 플랫폼(Platform)형으로 바뀌고 있다"며 "우리 회사가 얼마나 플랫폼형 기업에 근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향방을 결정짓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 © News1

이같은 서 회장의 생각은 아모레퍼시픽의 자사편집숍 아리따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리따움은 최근 뷰티편집숍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플래그십스토어 격인 '라이브 강남'에는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메디힐' '스틸라' '파머시' '더툴랩' 등 타사브랜드 59개가 입점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아리따움은 '라네즈' '마몽드' '한율'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만 판매해 왔다. 그러다 최근 아리따움은 '데싱디바' '키스미' '카이' 등 일부에 한해 문호를 개방했다.

그동안 아리따움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를 주력으로 전국에 13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리며 5000억 상당 매출을 올려왔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아리따움의 지난해 총매장 수는 1323개(가맹점 1248개·직영점 75개)로 국내 1위 헬스&뷰티숍인 CJ 올리브영 매장 수인 1100여개보다 많다. 이 때문에 앞으로 아리따움이 올리브영과 정면승부를 펼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리따움의 변신은 단일브랜드숍이 침체되고 올리브영, 시코르 등 헬스&뷰티숍과 뷰티편집숍이 부상하는 시장 재편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서 회장의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날이 갈수록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편집숍을 선호하는 소비트렌드가 짙어지는 추세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를 두고 서 회장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물품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결국 고객은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원하며 즉각적인 결과와 편리함을 원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보화 시대 소비자들이 겪는 고통 중 하나인 '결정장애'를 해결해 주는 '고객 경험' 측면에서 시간 관리와 가성비, 편리함, 즉효성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답이 보인다는 서 회장의 진단이다.

서 회장은 "우리도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을 열고 다양한 상품과 멤버십을 선보인다"며 "메이크업 후 가장 귀찮은 일인 브러시 세척과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컬러 톤, 피부에 적합한 파운데이션을 골라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편집숍 성장 가도 전망에 롯데 신세계도 가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 대해 주력 유통 채널이었던 백화점 및 로드숍들이 하락하고 올리브영, 롭스 등 헬스&뷰티숍과 시코르, 라코 등 뷰티편집숍이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진단했다.

유로모니터의 주요국가 화장품 유통 채널 점유율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드럭스토어(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W스토어·부츠 등) 점유율은 아직 10.2%로 일본의 26.6%, 홍콩 15.1% 미국 14.5% 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희은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유통·서비스 부문)은 "헬스&뷰티스토어 주된 소비자층인 2030세대 여성들은 이미 해외 여행과 직구 등으로 해외 뷰티편집숍에서 만날 있는 브랜드들을 접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나투자증권도 지난해 헬스&뷰티숍 시장 규모는 약 1조7170억원으로 2016년 1조3390억원에서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올해 2조770억원, 2020년 2조7460억원, 2025년 4조483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도 뷰티편집숍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한국형 세포라'인 '시코르'는 2030세대와 '코덕'(코스메틱 마니아를 의미)들의 화장품 놀이터를 지향하며 15호점까지 냈다. 롯데백화점도 자체 뷰티편집숍 간판을 '라 코스메티크'에서 '라코'로 바꿔 달고 프리미엄 뷰티편집숍 사업 강화에 나섰다.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 계열사인 '세포라'도 국내 진출을 앞뒀다. 최근 세포라는 해외 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에 한국지사 관리자 채용 공고를 내고 내년 3분기 한국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선 오래 전부터 뷰티편집숍인 '세포라' '얼타' '부츠' 등 대세를 이뤄왔었다"며 "우리나라도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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