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대장과 ‘DMZ, 평화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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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05. 오후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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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이를 상징하는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지난 65년간 꽁꽁 얼어붙었던 이곳에, 어느 때보다도 따스한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을 시작으로 5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그리고 9월 18일~20일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특히, 지난 9월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 등 민족경제 균형 발전 ▲ 금강산 상설면회소 개소 및 화상상봉 등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협력 및 10월 중 평양예술단 서울 공연 등 다양한 분야 교류협력 ▲ 북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지 등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터전 조성 ▲ 연내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등을 천명했습니다.

1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진행된 출정식에서 엄홍길 대장과 한국관광공사 민경석 본부장 그리고 참가자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요즘,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청년예술가와 함께하는 디엠지(DMZ), 평화의 길을 걷다’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문학, 사진, 음악, 영상, 공예, 그림, 3D프린팅 분야의 국내 청년예술가와 한국전쟁 참전국 16개국을 대표하는 각국 유학생 100여 명이 7박 8일 동안 디엠지(DMZ) 평화의 길을 종주하게 됩니다.

한국관광공사 민경석 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전쟁과 대립으로 어둡게 느껴졌던 비무장지대 지역의 이미지를 평화와 문화예술의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개선하고, 전 국민이 비무장지대를 평화로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평화와 공존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엄홍길 대장이 출정식에서 당부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엄홍길 대장은 “남과 북의 물과 공기 그리고 새들은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지만, 오직 사람만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디엠지 평화의 길을 걸으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통일을 염원하는 등 남북한이 교류할 수 있는 날들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출정 포부를 밝혔습니다.

출정식을 끝낸 참가자들은 약 4시간을 달려 첫 방문지인 고성 통일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지난 1984년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 문을 연 고성 통일전망대는 금강산 구성봉을 비롯해 해금강, 금강산 육로 길과 금강산 철로 길 등을 마주할 수 있는 곳입니다.

눈으로 직접 북녘땅을 바라 보니, 하루 빨리 금강산 육로나 철로를 통해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오르고 싶더군요.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 해금강, 금강산 육로 길과 금강산 철로 길이 눈에 들어 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바로 옆에는 고성통일전망타워 신축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입니다. 1층엔 관광카페, 2층엔 홍보관과 휴계실, 그리고 3층엔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인 고성통일전망타워는 약 69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고 있다고 합니다. 연내에 문을 열 것으로 보입니다.

신축 공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고성통일전망타워.
 

동행한 해설사에 따르면 고성통일전망타워가 문을 열고 나면, 통일전망대는 허물게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지난 30년간 2천8백만명이 이상이 방문하는 등 최북단 통일전망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건물이 헐릴 예정이라고 하니, 디엠지(DMZ) 철책도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지면 좋겠네요.

고성 통일전망대 전경.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신라시대 의상이 창건한 천년 사찰 낙산사입니다.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건물을 1953년에 다시 세운, 전쟁의 상처를 보듬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2005년 고성과 양양 지역을 강타한 대화재로 인해 한 줌의 재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천년 사찰 낙산사. 멀리 해수관음상이 보입니다.


한국의 3대 관음성지(관세음보살이 상주하는 성스로운 곳)으로 알려진 낙산사에는 높이 16m, 둘레 3.3m, 최대 너비 6m에 이르는 해수관음상과 108법륜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낙산사 입구에서 20여 분을 걸어 원통보전과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온와한 미소를 품은 해수관음상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낙산사의 해수관음상 전경.


동해를 바라보며 기원의 빛을 보내는 해수관음상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합장하게 되더군요. 다시 길을 따라 이동하면 지장전, 보타전 그리고 동해를 품은 낙산사 의상대에 이르게 됩니다.

해수관음상에서 바라본 동해. 푸른 바다와 빨간 등대가 멋진 장관을 연출합니다.
 

첫날의 마무리는 동국대학교 만해마을 북카페에서 ‘엄홍길 대장과의 토크콘서트’로 장식했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장시간 이동하는 빡빡한 일정으로 피곤하지만, 한국인 최초 ‘8000m 14좌’를 등반한 엄홍길 휴먼재단 상임이사장의 강연엔 참가자들이 귀를 쫑긋 세우며 경청했습니다.

동국대학교 만해마을 북카페 전경.
 

“8000m는 인간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동료가 사라지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등반할 때마다 간절한 마음과 함께 떠나보낸 10명 동료의 이름을 주문처럼 되새겼습니다. (저는) 이미 냉동인간으로 산에 잠들어 있는 것이 정상일지 모릅니다. 산이 베푼 은혜와 산에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해 히말라야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지난 6년간 전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휴전선 350km를 종주하고 있습니다”

엄홍길 대장은 강연을 통해 1985년부터 2007년까지 얄룽캉(8505m)과 로체샤르(8400m)까지 16좌 완등을 하는 동안 18번의 실패와 10명의 동료를 잃고, 더 이상 구부러지지 않는 발목과 동상에 걸려 잘라낸 엄지발가락 등의 일화를 담담히 들려 주었습니다.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엄홍길 대장.
 

이어 엄 대장은 지난 2000년 9월 남북정상회담때에 케이블카를 타고 백두산에 오를 수 있었으나, 산악인으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르는 동안 눈이 녹지 않아 고생은 했지만, 근무하는 현지인들보다 빨리 올랐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여건이 된다면 남북 산악인들이 한 팀을 이뤄 히말라야 등반에 함께하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얘기를 듣고 나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의미하게 지낸 시간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내년이면 환갑을 맞이하는 엄 대장이지만,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용기를 얻어 봅니다.

또한 남북이 하나가 되어 히말라야를 오르고 싶다는 엄홍길 대장의 희망이 하루 빨리 이루어질 소망해 봅니다. 저 또한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뜨겁게 오르며, 첫날을 마무리 합니다.  

해발 1300m에 위치한 용늪 표지석.
 

둘째 날, 새벽 5시 20분! 숙소인 만해마을의 고요한 새벽을 깨운 것은 전화벨이었습니다. 첫날의 피곤함을 따스한 이불 속에 남겨두고 기지개를 켰습니다. 한반도 생태계의 신비를 간직한 ‘용늪’과  바람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는 ‘자작자무숲’ 등 16km 이상을 걷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방문지는 반만년 역사의 신비를 만나 볼 수 있는 ‘용늪’입니다. ‘승천하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란 전설에서 유래된 ‘용늪’은 4000~5000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해발 1300m 정도에 위치해 있어 연중 5개월간 평균 기온이 영하에 머무는 등 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식물들이 썩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면서 자신의 무게보다 20배나 많은 물을 품은 이탄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반만년의 신비를 품고 있는 용늪.
 

이처럼 소중한 자연 환경인 ‘용늪’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출입을 금지했다가, 2015년 8월부터 일부 탐방로에 한해 하루 250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생태체험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방문 전에 예약은 필수입니다. 인제군 생태관광 홈페이지(sum.inje.go.kr)에서는 2주 전에, 양구생태식물원 홈페이지(www.yg-eco.kr)는 20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풍이 가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대암산에도 고운 단풍이 물들고 있습니다. 빨간 단풍잎 사이로 해님이 보석처럼 미소 짓고 있네요. 형형색색 물들어 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룹니다. 1~2주 뒤에 오면 더욱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친환경으로 설계된 길을 따라 용늪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초원을 호령하는 사자의 풍성한 갈기가 떠오르게 하는 식물은 최소 100년 이상 되었다고 합니다.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이 추수를 앞둔 벼처럼 보이네요.

풍성한 사자의 갈기와 추수를 앞둔 벼가 떠오로는 가을 용늪의 모습.
 

이어 방문한 곳은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입니다. 지난 1974년 69만 그루를 41만 평에 심은 자작나무가 멋진 군락을 이룬 곳입니다. 원래는 강원도의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심었으나,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멋진 자태를 뽑내며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자작나무들.
 

특히,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인기 TV 프로그램을 통해 촬영지가 알려지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즐겨 찾는 명승지가 되었습니다.

‘자작나무숲’은 7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길을 따라 3km 이상을 걸어야, 자작나무숲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숲에 들어서면 자작나무 코스(0.9km), 치유 코스(1.5km), 탐험 코스(1.1km) 세 개의 산책코스가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자작자무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무늬.


 
하늘을 향해 멋지게 자라자는 자작나무! 자작나무의 또 다른 매력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산을 형상화시킨 모습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여유를 가지고 살펴보면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고 합니다. 저 또한 자작나무를 볼 때마다 이를 살펴보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문학, 사진, 음악, 영상, 공예, 그림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예술인들이 이번 종주 행사에 참여한 경험과 느낌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새터민 청년이자 오카리나 연주자로 활동 중인 김정우 예술가는 남과 북을 잇는 다리가 되어 DMZ 곳곳에서 멋진 연주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하는 청년예술가의 모습.
  

김물길 작가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가 무르익어가는 요즘,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 진행 중인 디엠지에서 평화의 길을 걷고 강원도 일대의 자연과 역사 등을 체험할 수 있어,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김 작가는 “언젠가 개마고원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북한에도 저와 같이 낙산사나 한라산 등을 화폭에 담고 싶은 작가가 있을 것입니다. 여건이 된다면 북한의 작가들과 함께 교류전을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라는 소망을 전했습니다.

이외에도 ▲ 인디밴드 크세논(남요한, 권기영, 심요한 등)은 DMZ에 영감을 얻은 음원을 ▲ 최현택 작가는 DMZ 내 동·식물 등 자연환경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한 문화상품을 ▲ 배규리와 서미림 작가는 DMZ와 캘리그라피를 접목한 작품과 시(수필)를 표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예술 작품들은 오는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캠프그리브스에서 ‘비무장지대(DMZ) 탈바꿈 평화 한마당’에서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성대 ksdwm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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