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백호가 25일 KIA와 개막 2차전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김용국 kt 수석 코치는 야구계 어록 제조기다. 대표적인 예가 2015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었다. 나바로의 대리 수상자로 나석 김 수석 코치는 꿈에 빗댄 수상 소감으로 화제에 오른 바 있다.

그냥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 속엔 야구에 대한 촌철살인이 들어 있다. 야구에 대한 해박한 이해가 있기에 어록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얼마 전엔 슈퍼 루키 강백호에 대한 평가가 화제가 된 바 있다. 공격은 강하지만 수비엔 아직 모자란 면이 있는 강백호에 대해 "타격은 스물 아홉살, 수비는 열 아홉살"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 표현은 기사에도 인용이 됐을 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당시는 시범 경기 기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개막 2연전을 치렀다. 그동안 강백호의 수비엔 변화가 있을까.

김 수석 코치는 "이제 스무살은 된 것 같다"고 했다. 성년이 될 자격은 주어졌다는 뜻이었다.

다소 의외였다. 강백호는 개막 2연전에서 수비만큼은 강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여러 차례 방향을 헷갈리며 놓칠 뻔한 상황을 만들었다. 2차전에서는 실제 공을 뒤로 빠트리는 실수까지 했다. 그런 강백호의 수비가 왜 한 살이 늘어 성인이 된 것일까.

김 수석 코치는 수비 이후 대처 능력에서 그 답을 찾았다. 실수가 있어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이 소득이라는 것이다.

김 수석 코치는 "캠프 때부터 강백호에게 수비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연습 경기나 시뮬레이션 배팅 때 수비 실수가 나오면 아예 그날 수비 훈련을 하지 않았다. 괜히 머릿속에 계속 실수가 남아 있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실수를 하더라도 강하게 지적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았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참고 또 참았다"며 "2차전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이후 안타를 쳤다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하게 눌린 양현종이 내려간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기어코 안타를 쳤다. 수비 실수나 앞선 타석의 삼진에 크게 휘둘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막 2연전에서 강백호의 수비도 한 살은 자랐을 것이다. 지금럼 실수를 하더라도 이후에 방망이로 만회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kt는 지금 강백호에게 수비에선 기대를 하지 않는다. 기대를 걸 수도 없다. 다만 수비 때문에 흔들리지만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강백호는 매우 씩씩하게 어려운 문을 헤쳐 나가고 있다. 실수가 있어도 자기 타격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걸 보여 주고 있다. kt의 현실적인 바람을 이뤄 주고 있는 이유다.

강백호의 수비 나이는 앞으로 몇 살까지 올라갈까. 부담을 덜고 자기 타격을 하는 것이 숫자를 늘리는 비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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