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욕망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아이 엠 러브>(2009), <비거 스플래쉬>(2016)의 연작인 셈이다. 모두 깨어난 욕망을 다룬다.

<아이 엠 러브>는 밀라노 재벌가 레키가의 안주인 엠마(배우 틸다 스윈튼)가 사랑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녀는 엄청난 재력을 소유한 집안의 며느리이자 아내이자 엄마다. 하지만 그녀는 없다. 가정에서 기능적인 역할만 할 뿐 엠마 본연의 자신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아들의 친구와 정사를 나누고서 깨닫는다. 가족을 벗어나 자신이 여성임을 자각한다.

감독은 영화로 재벌가 안에서 소모품처럼 쓰이는 여성을 보여주며 풍자한다. 이 영화는 2009년 이탈리아 영화를 다시 부흥하게 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비거 스플래쉬>는 네 남녀의 서로 다른 욕망을 보여준다.

유명 가수 마리안(배우 틸다 스윈튼)과 남편 폴(배우 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은 이탈리아의 한 섬에서 휴가를 즐긴다. 얼마 뒤 그녀의 오랜 친구 해리(배우 레이프 파인즈)가 자신의 딸 페넬로페(배우 다코타 존슨)와 함께 불쑥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리안과 해리의 과거, 또 다른 질투와 욕망이 네 남녀를 뒤덮는다. 영화는 인물의 갈등과 속마음을 속시원히 보여주지 않는다. 반면 인간의 사랑과 질투, 욕망으로 점철되는 파국은 선명하다.

감독은 두 영화를 통해 소유욕, 후회, 결핍,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을 말했다.

반면 욕망의 마지막 시리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청춘을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이전 영화보다 비극적이지 않다. 감독은 5~6년 뒤의 이야기를 그리는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 엠 러브〉 포스터.
〈비거 스플래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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