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추진선 시대 '시동'…전기차와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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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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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도한 천연가스추진방식 LNG선.ⓒ대우조선해양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이 관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해운·조선업계에서도 기존 중유(Heavy Fuel Oil)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의 연료 전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LNG추진선이 보편화되기까지는 연료주입(벙커링) 인프라 확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에 막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1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H-LINE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2일 LNG추진 외항선박 2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국적 외항선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LNG추진 선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NG를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LNG추진선은 기존 선박보다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뛰어나 ‘조선업의 미래’로 평가된다. 일반 중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비해 황산화물(SOx)배출량 95%,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23% 이상을 감소시킬 수 있고, 연료비 또한 약 35% 가량 절감할 수 있다.

당장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IMO2020’의 대안으로도 LNG추진선이 손꼽힌다. IMO2020는 선박 연료유의 SOx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강력한 환경규제다.

이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해운업체들은 선박에 탈황설비(스크러버)를 달거나 고가의 저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하거나 엔진을 LNG추진 방식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 중에서도 LNG추진선은 가장 좋은 대안으로 꼽힌다. 탈황설비 설치나 저유황유 사용은 초기 투자비와 유지비 측면에서 각각 단점을 안고 있다. LNG추진선도 높은 초기비용(보통 건조선가의 15~20%정도 상승)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연료비를 35%나 절감할 수 있어 향후 운행 과정에서 투자비 초과분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

LNG추진선이 보편화된다면 국내 조선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친환경선박 기술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경쟁국에 앞서 있다.

기존 선박에 비해 고가인 LNG추진선 발주 물량이 쏟아지고 국내 조선사들이 이를 선점할 경우 침체된 조선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국내 조선업계는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 등 LNG추진선과 관련된 기술이 완비된 상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2016년 현대미포조선이 5만톤급 LNG추진 벌크선 1척을 수주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해 세계 최초 LNG추진 대형유조선 6척을 수주하는 등 실적을 쌓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LNG추진선 시대로의 전환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LNG 연료주입(벙커링) 인프라 구축의 미흡이다.

LNG벙커링 기지는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기반 시설이다. 쉽게 말해 전기차 충전소처럼 LNG 연료를 주입하는 충전소다. 세계적으로 LNG벙커링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 선사들 대부분은 LNG연료를 공급받기 위해 싱가포르항 LNG벙커링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 세계 LNG 벙커링 시설이 운영되거나 준비 중인 곳은 100곳이 채 되지 않으며 이마저도 대부분은 유럽에 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운영 중인 세계 LNG 벙커링 시설은 67곳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추진선이 만들어져도 연료를 주입할 시설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며 “전 세계 선주들이 LNG추진선 발주에 활발히 나서지 못하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도 이 벙커링 시설 부족문제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부도 지난 5월 17일 제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LNG 추진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LNG 벙커링 인프라 구축 항만 5개 확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안으로 LNG벙커링 기지 입지와 함께 관련 산업 육성 로드맵을 밝히고 LNG추진시대를 준비할 예정이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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