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완벽한 타인', 원만한 관계를 위해 당신이 감추고 있는 비밀은?
진정한 인간관계란 서로 비밀이 없는 관계일까?
현대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핸드폰. 나를 가장 잘 아는 든든한 친구인듯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보들이 공개된다고 했을 때 한 번쯤 뜨끔하지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바로 '인생의 블랙박스'인 핸드폰에 잠재된 엄청난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이른바 '핸드폰 잠금해제'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집들이 파티가 열린 한정된 공간에서 대부분 진행된다. 하지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예측할 수 없는 비밀들이 연이어 터진다. 누구의 비밀이 어느 순간 드러날지 예상할 수 없는 영화의 쫀쫀한 스토리는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선사한다.
바른생활 변호사 태수(유해진)와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염정아), 친구모임의 리더인 성형외과 의사 석호(조진웅)와 게임을 제안한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 과도하게 애정을 표현하는 레스토랑 사장 준모(이서진)와 명랑하고 쾌활한 수의사 세경(송하윤) 부부,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은밀하게 소외되는 다혈질 백수 영배(윤경호)가 벌이는 잠금해제 게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인간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고르게 분배된 7명의 에피소드가 돌림노래처럼 흘러가며 지루함을 느낄 새없이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 올린다. 투자 실패부터 불미스러운 관계까지, 다소 전형적일 수 있는 비밀들은 잘 짜여진 각본과 절묘한 타이밍의 힘을 얻어 충분한 긴장감을 준다.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전화벨 소리나 위기를 모면하려는 반전 행동들이 유발하는 웃음도 타율이 높다. 당황스러운 통화 내용에 물을 엎어 전원을 끄는가하면, 자신에게 올 메시지가 걱정돼 휴대폰을 바꿨다가 더 큰 오해에 휘말리는 등, 해제된 휴대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웃픈 공감을 자아낸다.
7명의 배우들은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났지만 최고의 호흡을 맞췄다. 40년지기 친구 사이의 묘한 따돌림과 여자들끼리의 미묘한 신경전, 부부 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케미의 변주를 보여줬다.
제작진의 섬세한 손길이 영화 곳곳에서 느껴진다. 의상이나 분장보다 더 신경 쓴 게 휴대폰 이라고 할 정도로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은 무수한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휴대폰 기종은 물론 구버전과 신버전, 케이스 상태와 바탕화면, 벨소리 등 디테일까지 신경 써서 그 자체로 캐릭터를 대변하게끔 했다.
집안을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또 어떤 비밀이 폭로될까 긴장감을 자아냄과 동시에 예상못한 반가움도 안긴다. 이순재, 라미란, 조정석, 조달환, 진선규 등 배우들이 전화 속 목소리로 특별 출연해 전화를 받는 7명의 진땀을 빼게 하는 지인들로 활약한다.
영화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불륜으로 이혼한 또 다른 친구를 언급하며 "비밀은 알려야한다"vs"모르는 게 낫다"로 설전을 벌인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현실 속에서 한 번쯤 접했을 법한 이 대화는 그대로 관객을 향한 질문이 된다.
원만한 인간 관계를 위해 우리는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민낯 코미디 '완벽한 타인'은 31일 개봉 된다. 15세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5분이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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