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역사는 텍스트의 진화사] 『삼국지』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정작 원제목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다. '통속'이란 요즘으로 치자면 선비나 귀족들이 아니라 일반 시민 대중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장르에 속한다는 뜻이며, '연의'란 "사실을 부연하여 재미있게 풀어 설명한다"는 뜻으로, 그런 내용이 담긴 책이나 창극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통속연의'라는 네 글자를 뺀 『삼국지』는 진수(陳壽)1)가 남긴, 위서(魏書) 30권, 촉서(蜀書) 15권, 오서(吳書) 20권을 합하여 모두 65권으로 이루어진 역사책이다. 진수는 진(晋)나라 사람이고, 진나라는 조조가 세운 위나라로부터 국권을 선양(禪讓)받은 나라였기 때문에 조조를 정통으로 하여 역사를 기술했다. 그럼에도 조조(曹操), 손권(孫權), 유비(劉備)에 대한 인물 평가는 공정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조는 "비범하고도 초인적이며 걸출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유비에 대해서는 "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