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택배’ 급증…이중고 내몰린 택배기사

입력 2016.07.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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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소나 전화번호 다 알고 있으니까 보복을 할까 봐 두려워서 신고할 때 많이 주저했어요"

지난 1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집 앞에서 택배 기사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부재중에 택배 물건을 어디에 맡길지를 두고 얘기하다 시비가 붙었습니다.

김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편의점에 택배를 맡겨 달라 그랬어요. 그런데 편의점 분이랑 싸웠대요. 그래서 자기네가 갖다 주기가 불편하다는 거예요. 나중에는 짜증을 내면서 화를 내더라고요. 저도 기분이 나쁘니까 서로 말다툼이 있었어요"

김 씨에게 전치 3주 상해를 입힌 택배 기사는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그 후 김 씨는 이사를 했습니다. 김 씨는 "내 주소를 아니까. 너 죽을 줄 알라고 그러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바로 이사를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를 때린 택배 기사는 여전히 그 지역 배송을 맡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택배 기사는 말다툼 끝에 벌어진 우발적인 폭행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박 모 씨의 집에는 반품해야 할 택배 물건이 두 달 넘게 보관되고 있습니다. 택배 배송기사와 다툼 때문입니다. 박 씨는 "막 짜증 내는 목소리로 왜 갈 때마다 집에 없느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아저씨가 전화를 안 주셨잖아요. 전화했으면 제가 어디다 놓고 가면 놓고 간다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데 그냥 찾아와서 화를 내더라고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말다툼 끝에 입에 담지 못할 폭언도 들어야 했습니다. 박 씨가 들려준 통화 녹음 파일에선 "내가 택배 배달하는 시간에 아줌마가 계셔야지 내가 아줌마 있는 시간을 어떻게 맞춰서 가요. 야 XXX 이 XX 죽여버릴라"는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박 씨는 택배 기사의 사과를 받기 전에는 반품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불안하다고 합니다.

택배 급성장 ... 갈등 커진다

전자 상거래라는 고속 열차에 올라탄 택배시장. 해마다 10% 남짓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1년, 한해 12억 상자 정도였던 국내 택배 물동량은 올해 20억 상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택배 물동량 증가와 함께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3년간 택배와 관련해 소비자원에 집계된 상담 건수만 해마다 만 건이 훌쩍 넘습니다. 물건 파손(37%), 분실(30%)이 가장 많고, 부당요금과 배송지연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택배 기사에게 물건 파손이나 불친절 같은 분쟁이 왜 일어나는지 물어봤습니다. 대부분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난 택배 물량 때문이라고 택배 기사들은 말합니다. 배송 기사 서문우 씨는 "배송시간을 못 맞춘 것 때문에 화내시는 분들도 꽤 있는 편이다. 그러면 좀 곤란하다. 어떻게 맞출 수가 없으니까. 택배 양이 많아서 맞춰주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택배 기사는 약 45,000여 명. 실제로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 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택배 기사는 하루 평균 15시간, 한 달에 25일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택배 기사는 "미배(당일 배송을 못하고 다음 날로 연기시키는 것)를 남기고도 자정까지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물건 하나당 주어진 배송 시간은 단 3분 정도. 이렇게 물건 하나를 배달하면 택배 기사는 약 700원 정도를 받습니다. 기름값과 휴대전화 요금 등을 빼면 한 달에 4,000상자를 배달하고 240만 원 정도를 손에 쥡니다.

건당 800원...택배업의 열악한 구조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 상거래를 통해 물건을 살 때 소비자들은 대개 2,500원에서 3,000원 정도의 배송비를 냅니다. 그런데 택배 배송기사가 받는 돈은 700원 정도.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인터넷 쇼핑몰이 택배 회사에 배달을 맡기면 택배 회사는 택배 대리점에게, 대리점은 다시 택배 기사에게 배달을 맡깁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쇼핑몰과 택배 회사, 대리점이 각각 배송비의 일정액을 가져갑니다.

결국 택배기사는 소비자들이 낸 배송비의 25~30% 정도만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물량 확보를 위한 택배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들어 단가는 더 내려갔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는 "수량이 좀 많다 보니까 최저가인 1,750원까지 계약을 하는 데도 있다. 택배 회사 경쟁이 어마어마하게 심하다. 영업소 소장들이 와서 직접 저희 택배를 써달라고 할 정도다"라고 말했습니다.

택배회사의 관계자 역시 "서비스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한 상자에 얼마를 낮게 배달을 해주겠느냐는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터미널을 돌리고 택배 기사들한테 물량을 줘야 조직이 유지돼야 하다 보니까 저단가로 해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택배 상자에 붙어있는 송장을 확인해봤습니다. 선불 또는 착불 배송비가 적혀있어야 할 자리에 '신용'이라는 글씨가 찍혀 있었습니다. '배송비용'이 아닌 '신용' 택배회사는 쇼핑몰과의 계약관계가 복잡해 구체적인 배송비를 밝히기 어려울 때 쓰는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택배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낮은 배송 단가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한 택배 업체 운영자는 "가격을 노출 시키면 안 된다. 만약 배송기사들이 실질적으로 '내가 죽어라'고 힘든데 이게 1,500원짜리인지 알면 배송할 때 어떻겠냐. 대량으로 움직이는 것들은 다 '신용'이라고 돼 있다. 신용의 90% 이상이 저단가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택배 기사들은 저단가 경쟁의 피해가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온다고 하소연합니다. 한 택배 기사는 "계속 가격이 낮아진다 해도 본사 몫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배송기사나 집하 몫이 줄어든다. 결국은 맨 밑에서 일하는 배송기사가 손해 보는 구조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택배업계 '선두다툼'에 고객은 없다

KBS 취재진이 입수한 한 대기업 택배 회사의 6년 전 단가표를 보면, 택배회사가 택배 기사에게 물건 한 개 당 945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부가세를 빼도 현재보다 택배 한 상자당 130원 정도 높습니다. 택배 기사가 6년 전과 같은 돈을 벌려면 지금은 한 달에 900상자를 더 배달해야 하는 셈입니다. 훨씬 더 많은 물건을 배송하는데 택배 기사가 손에 쥐는 돈은 도무지 늘지 않는 이유입니다.

반면 택배 대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2011년 이후 5년 동안, 업계 1위인 CJ 대한통운의 매출은 94% 급증했습니다. 업계 2,3위 현대와 한진의 매출도 각각 28%, 39% 성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택배사들은 택배 시장이 커져 많은 양을 배송해도 배송 지역이 세분화 돼 노동 강도는 오히려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배송 물량을 쫓기듯 배달하는 배송기사. 불친절한 택배 서비스에 불만인 소비자들. 이 때문에 일어나는 잦은 분쟁. 하지만 택배 회사는 택배 기사와 고객과의 분쟁에서도 한 발 떨어져 있습니다. 택배회사와 대리점, 그리고 택배 기사가 모두 개별 사업자로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택배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대리점 소장과 계약을 하면 대리점 소장은 직배송하는 분하고 계약을 한다. 분쟁과 관련해서 우리 회사를 자꾸 걸고넘어질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물건 파손이나 분실도 대부분 배송 기사가 책임져야 합니다. 제대로 된 계약서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기도 합니다. 한 택배 대리점 소장은 "우리끼리 1대1로 직원들하고 근로 계약서를 따로 쓴 건 없다. 원래 써야하는데..."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택배 시장이 서비스가 아닌 단가를 쥐어짜는 경쟁 속에 성장해 왔다고 지적합니다. 최시영 아주대학교 물류학과 교수는 "택배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수수료가 떨어지니까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면 택배 서비스를 하는 기사들이 불만족스러우니까 고객들한테 다시 전파가 된다. 결국 고객도 불만을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택배 회사들의 치열해지는 단가 경쟁 속에 택배 기사들의 삶은 점점 고단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는 서비스 질 하락으로 나타났고 최근에는 '막택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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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택배’ 급증…이중고 내몰린 택배기사
    • 입력 2016-07-02 07:10:07
    취재K
"집 주소나 전화번호 다 알고 있으니까 보복을 할까 봐 두려워서 신고할 때 많이 주저했어요"

지난 1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집 앞에서 택배 기사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부재중에 택배 물건을 어디에 맡길지를 두고 얘기하다 시비가 붙었습니다.

김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편의점에 택배를 맡겨 달라 그랬어요. 그런데 편의점 분이랑 싸웠대요. 그래서 자기네가 갖다 주기가 불편하다는 거예요. 나중에는 짜증을 내면서 화를 내더라고요. 저도 기분이 나쁘니까 서로 말다툼이 있었어요"

김 씨에게 전치 3주 상해를 입힌 택배 기사는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그 후 김 씨는 이사를 했습니다. 김 씨는 "내 주소를 아니까. 너 죽을 줄 알라고 그러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바로 이사를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를 때린 택배 기사는 여전히 그 지역 배송을 맡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택배 기사는 말다툼 끝에 벌어진 우발적인 폭행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박 모 씨의 집에는 반품해야 할 택배 물건이 두 달 넘게 보관되고 있습니다. 택배 배송기사와 다툼 때문입니다. 박 씨는 "막 짜증 내는 목소리로 왜 갈 때마다 집에 없느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아저씨가 전화를 안 주셨잖아요. 전화했으면 제가 어디다 놓고 가면 놓고 간다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데 그냥 찾아와서 화를 내더라고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말다툼 끝에 입에 담지 못할 폭언도 들어야 했습니다. 박 씨가 들려준 통화 녹음 파일에선 "내가 택배 배달하는 시간에 아줌마가 계셔야지 내가 아줌마 있는 시간을 어떻게 맞춰서 가요. 야 XXX 이 XX 죽여버릴라"는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박 씨는 택배 기사의 사과를 받기 전에는 반품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불안하다고 합니다.

택배 급성장 ... 갈등 커진다

전자 상거래라는 고속 열차에 올라탄 택배시장. 해마다 10% 남짓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1년, 한해 12억 상자 정도였던 국내 택배 물동량은 올해 20억 상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택배 물동량 증가와 함께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3년간 택배와 관련해 소비자원에 집계된 상담 건수만 해마다 만 건이 훌쩍 넘습니다. 물건 파손(37%), 분실(30%)이 가장 많고, 부당요금과 배송지연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택배 기사에게 물건 파손이나 불친절 같은 분쟁이 왜 일어나는지 물어봤습니다. 대부분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난 택배 물량 때문이라고 택배 기사들은 말합니다. 배송 기사 서문우 씨는 "배송시간을 못 맞춘 것 때문에 화내시는 분들도 꽤 있는 편이다. 그러면 좀 곤란하다. 어떻게 맞출 수가 없으니까. 택배 양이 많아서 맞춰주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택배 기사는 약 45,000여 명. 실제로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 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택배 기사는 하루 평균 15시간, 한 달에 25일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택배 기사는 "미배(당일 배송을 못하고 다음 날로 연기시키는 것)를 남기고도 자정까지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물건 하나당 주어진 배송 시간은 단 3분 정도. 이렇게 물건 하나를 배달하면 택배 기사는 약 700원 정도를 받습니다. 기름값과 휴대전화 요금 등을 빼면 한 달에 4,000상자를 배달하고 240만 원 정도를 손에 쥡니다.

건당 800원...택배업의 열악한 구조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 상거래를 통해 물건을 살 때 소비자들은 대개 2,500원에서 3,000원 정도의 배송비를 냅니다. 그런데 택배 배송기사가 받는 돈은 700원 정도.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인터넷 쇼핑몰이 택배 회사에 배달을 맡기면 택배 회사는 택배 대리점에게, 대리점은 다시 택배 기사에게 배달을 맡깁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쇼핑몰과 택배 회사, 대리점이 각각 배송비의 일정액을 가져갑니다.

결국 택배기사는 소비자들이 낸 배송비의 25~30% 정도만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물량 확보를 위한 택배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들어 단가는 더 내려갔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는 "수량이 좀 많다 보니까 최저가인 1,750원까지 계약을 하는 데도 있다. 택배 회사 경쟁이 어마어마하게 심하다. 영업소 소장들이 와서 직접 저희 택배를 써달라고 할 정도다"라고 말했습니다.

택배회사의 관계자 역시 "서비스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한 상자에 얼마를 낮게 배달을 해주겠느냐는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터미널을 돌리고 택배 기사들한테 물량을 줘야 조직이 유지돼야 하다 보니까 저단가로 해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택배 상자에 붙어있는 송장을 확인해봤습니다. 선불 또는 착불 배송비가 적혀있어야 할 자리에 '신용'이라는 글씨가 찍혀 있었습니다. '배송비용'이 아닌 '신용' 택배회사는 쇼핑몰과의 계약관계가 복잡해 구체적인 배송비를 밝히기 어려울 때 쓰는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택배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낮은 배송 단가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한 택배 업체 운영자는 "가격을 노출 시키면 안 된다. 만약 배송기사들이 실질적으로 '내가 죽어라'고 힘든데 이게 1,500원짜리인지 알면 배송할 때 어떻겠냐. 대량으로 움직이는 것들은 다 '신용'이라고 돼 있다. 신용의 90% 이상이 저단가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택배 기사들은 저단가 경쟁의 피해가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온다고 하소연합니다. 한 택배 기사는 "계속 가격이 낮아진다 해도 본사 몫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배송기사나 집하 몫이 줄어든다. 결국은 맨 밑에서 일하는 배송기사가 손해 보는 구조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택배업계 '선두다툼'에 고객은 없다

KBS 취재진이 입수한 한 대기업 택배 회사의 6년 전 단가표를 보면, 택배회사가 택배 기사에게 물건 한 개 당 945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부가세를 빼도 현재보다 택배 한 상자당 130원 정도 높습니다. 택배 기사가 6년 전과 같은 돈을 벌려면 지금은 한 달에 900상자를 더 배달해야 하는 셈입니다. 훨씬 더 많은 물건을 배송하는데 택배 기사가 손에 쥐는 돈은 도무지 늘지 않는 이유입니다.

반면 택배 대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2011년 이후 5년 동안, 업계 1위인 CJ 대한통운의 매출은 94% 급증했습니다. 업계 2,3위 현대와 한진의 매출도 각각 28%, 39% 성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택배사들은 택배 시장이 커져 많은 양을 배송해도 배송 지역이 세분화 돼 노동 강도는 오히려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배송 물량을 쫓기듯 배달하는 배송기사. 불친절한 택배 서비스에 불만인 소비자들. 이 때문에 일어나는 잦은 분쟁. 하지만 택배 회사는 택배 기사와 고객과의 분쟁에서도 한 발 떨어져 있습니다. 택배회사와 대리점, 그리고 택배 기사가 모두 개별 사업자로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택배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대리점 소장과 계약을 하면 대리점 소장은 직배송하는 분하고 계약을 한다. 분쟁과 관련해서 우리 회사를 자꾸 걸고넘어질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물건 파손이나 분실도 대부분 배송 기사가 책임져야 합니다. 제대로 된 계약서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기도 합니다. 한 택배 대리점 소장은 "우리끼리 1대1로 직원들하고 근로 계약서를 따로 쓴 건 없다. 원래 써야하는데..."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택배 시장이 서비스가 아닌 단가를 쥐어짜는 경쟁 속에 성장해 왔다고 지적합니다. 최시영 아주대학교 물류학과 교수는 "택배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수수료가 떨어지니까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면 택배 서비스를 하는 기사들이 불만족스러우니까 고객들한테 다시 전파가 된다. 결국 고객도 불만을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택배 회사들의 치열해지는 단가 경쟁 속에 택배 기사들의 삶은 점점 고단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는 서비스 질 하락으로 나타났고 최근에는 '막택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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