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 수험서·30代 자기계발·50代 재테크…그들만의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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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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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글로 옮긴 만화소설 인기…40대는 동화책 `91층 나무집`
60대는 김형석 `남아 있는 시간…`
연령별 기호 따라 인기도서 달라


'91층 나무집'은 40대 독자들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책이다. 예스24의 3월 2주 종합 순위에서는 14위에 올라 있지만 40대 독자만을 대상으로 한 집계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비결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전폭적 지지다.

앤디 그리피스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 '13층 나무 집' 시리즈는 13층씩 커지는 나무집의 이야기를 어느덧 93층까지 쌓아 올렸다. 7번째 책을 펴낸 이 시리즈는 높아지는 층수만큼 독자 수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셈이다.

시공주니어의 장혜란 편집자는 "출간 한 달 만에 3만부 이상 팔렸고, 시리즈는 총 60만부를 돌파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독자들이 특히 열광하고, 책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설명했다.

40대의 베스트셀러만 있는 게 아니다. 10대, 20대에게도, 60대 이상에게도 '그들만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1위를 독주 중인 정문정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비롯해 연초부터 서점가는 자기계발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특정 세대를 공략한 베스트셀러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10대 독자에게는 일본 라이트노벨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12편이, 60대 이상에게는 100세 스타 강사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가 1위를 달리고 있다.

10대 독자들을 공략하려면 원작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인기 혹은 사은품 물량 공세가 필수다. 3월 6일 기준 10대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을 비롯해 '여동생만 있으면 돼' '용왕이 하는 일' 등의 라이트 노벨이 10위권을 점령 중이다. 엔터테인먼트 소설인 '라이트노벨'은 글로 옮겨진 만화라고 볼 수 있는데 책마다 캐릭터 상품, 게임 아이템 등의 사은품을 잔뜩 끼워준다. 구매자의 대부분이 남성 독자인 이유다.

10대도 여성 독자들은 '82년생 김지영',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의 행방' 등이 상위권에 올라 성인 독자들과 비슷한 취향을 보여준다. 청소년 인기 게임 '좀비고등학교'를 만화화한 '좀비고등학교 코믹스'도 신작을 낼 때마다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위협하는 10대들의 히트상품이다.

20대 독자들을 통해서는 취업준비생의 중압감을 엿볼 수 있다. 2위에 '2018 선재국어', 4위 '2018 이동기 영어 실전동형 모의고사', 7위 '2018 위포트 NCS 직업기초능력평가' 등을 비롯해 10위권에 수험서만 6권이 올라 있다. 30대는 소설과 자기계발서 비중이 높아 종합 순위와 가장 흡사한 차트를 보여준다. 50대도 소설과 재테크 도서 등이 강세를 보이며 종합 순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상위권에 수험서 비중이 높다. 이는 부모님의 손을 빌려 수험서를 사는 20대 독자들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60대 이상의 베스트셀러는 다른 세대와 가장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김형석 교수는 100세를 눈앞에 두고 인연, 이별, 소유, 종교, 나이듦과 죽음 등 삶의 철학을 다룬 글을 묶어서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를 펴냈다. 이 책은 출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1만부 이상 출고됐다.

김영사의 강영특 편집장은 "읽기 편안하고 편안하게 사유를 전개하는 책이다 보니 나이 드신 분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인 것 같다. 굴곡진 현대사를 통과했고, 삶이 평탄하지 않았음에도 끝내 인생이란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시선의 매력이 노년층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뒤를 잇는 베스트셀러로는 엘리자베스 블랙번 등이 쓴 노화방지 과학인 텔로미어를 다룬 '늙지 않는 비밀'과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이다. 노년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인 건강과 종교를 각각 다룬 책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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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미술 분야를 취재하며 '미술시장 완전정복'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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