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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롯데카드 매각설…'외부매각 vs 롯데물산 역할론'

  • 2018.10.19(금) 17:09

롯데, 신동빈 회장 복귀후 지주체제 정비 가속
롯데카드, 공정거래법상 내년 10월 이전 결정해야
'외부매각 vs 롯데물산 역할론' 분석해보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복귀 후 지주회사 체제 정비작업이 다시 가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지주가 최근 큰 숙제중 하나였던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을 단행하면서 이제 관심은 호텔롯데와 증시상장과 지주사체제 편입 여부와 금융계열사 처리로 모아지고 있다.

 

다만 문제해결에 시간이 필요한 호텔롯데에 앞서 내년 10월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이 필요한 금융계열사 처리가 우선 관심사가 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고,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인 롯데지주와 자회사들은 2년까지만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내년 10월 이전에는 금융계열사 처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롯데 유통계열사들과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롯데카드의 향방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하고 있다.  

 

현재 롯데카드 처리에 대해서는 두가지 시나리오가 부각되고 있다. 시나리오별로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 시나리오1 외부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

첫번째 시나리오는 외부 매각이다.

 

롯데카드를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롯데가 금융사업을 털어버리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외에도 몇몇 금융사가 있는데 이비카드·경기스마트카드·인천스마트카드·마이비·한페이시스·부산하나로카드는 롯데카드 아래로 헤쳐모인 상태라 롯데카드와 운명을 같이 한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캐피탈이 있는데 두곳은 현재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호텔롯데가 1대주주이고 롯데카드에 비해 지분정리가 수월해 큰 숙제는 아니다. 결국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처리 핵심은 롯데카드다.

 

금융가에서는 롯데카드의 외부매각이 점쳐지면서 인수 후보로 지주사 체제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을 꼽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M&A 여력이 확충되고 롯데카드를 인수해 카드업계 1위 위상을 더 확고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롯데그룹 내외부에서 '현재로서는 외부매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선 유통그룹인 롯데에 롯데카드의 효용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롯데카드와 시너지가 유통계열사들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 유통계열사 매출중 30%가량은 롯데카드가 취급한 금액이다.

롯데카드가 그룹내에서 부여한 신용공여(법인카드 한도) 수준도 높다.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기준 대주주 관계회사에 부여한 신용공여 약정금액은 총 1조7255억원 규모다. 롯데카드의 자기자본 2조1235억원의 81%에 달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카드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신 회장은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금융업 진출을 강조했다. 당시 카드사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않자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해 유통 부문의 카드사업부와 통합해 롯데카드를 설립하면서 금융업에 진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카드 사업과 편의점 사업에 대해 유통업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해왔다"며 "때문에 롯데카드를 그룹내에 유지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시나리오2, 롯데물산을 주목하는 이유

롯데가 롯데카드를 외부매각하지 않으려면 내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롯데물산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롯데지주에서 롯데카드를 받아줄 곳으로 호텔롯데가 주로 거론돼 왔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와 일본 계열사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체제 밖에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받아줄 경우 총자산 대비 자회사 투자자산이 50%를 넘어 호텔롯데가 지주사로 전환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더 큰 문제는 롯데그룹이 지배구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또한 롯데지주체제로 편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그동안 중간금융지주회사 허용을 기대했지만 정치권 반대 등으로 중간금융회사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롯데물산이 롯데카드를 넘겨받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물산은 일본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가 대주주로 지분 56.99%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31.13%를 가진 호텔롯데다.

롯데물산이 롯데카드를 인수한 뒤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물산 지분을 정리하면 문제가 없다.

롯데 내외부에서는 롯데물산의 현금보유고를 주목하고 있다. 롯데물산의 현금성 자산은 2015년말 468억원에서 지난해말 2687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보유중이던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를 롯데지주에 팔아 약 1조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남아있는 롯데케미칼 지분 20%의 가치만 해도 2조원이 넘는다.

롯데지주가 가진 롯데카드 지분 장부가 1조원을 감안하면 롯데물산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기에 큰 부담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롯데카드 또는 금융계열사 처리에 대해 조금 더 시간을 벌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분정리 시한이 내년 10월이긴 하지만 공정위가 승인해주면 유예기간을 2년간 더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정위가 SK그룹의 SK증권 매각 시한 연장 요청을 거부한 사례가 있지만 롯데그룹이 난마처럼 얽혀있던 지배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노력을 하는만큼 공정위가 감안해줄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것.

한 롯데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는 만큼 충분하게 검토해 회사와 투자자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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