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 피지 집단결혼의 기괴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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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의 악행이 추가 공개됐다.

10월 20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와 그레이스 로드에 대해 다시 파헤쳤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8월 은혜로교회와 신옥주 목사에 대해 폭로했다. 그곳에서 행해지는 타작마당이라는 이름의 폭행과 아동학대, 피지로의 이주 등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신옥주 목사는 남태평양 작은 섬 피지가 선택받은 땅 낙토라며 400여명의 신도를 이주시킨 뒤 폭행을 가한 혐의로 구속됐다. 교회 일을 게을리 하거나 불평했다는 이유로 성도의 머리를 가위로 자르고 인정사정 없이 때리는 목사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신옥주 목사는 아들이 운영하는 그레이스 로드 그룹의 농장과 건축현장, 식당 등에서 무임금으로 노동을 시키기도 했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인길씨. 그의 피켓에는 '신옥주'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정씨는 신옥주 목사에게 타작마당보다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정인길씨는 "신옥주 사이비가 미국까지 와서 우리 아들 다리 절단하고 우리 딸 대신 감옥살이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 다리는 2012년 9월에 뉴욕에서 절단했다. 우리 아들 정신질환을 치료해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그는 한국에 와서 신옥주 목사를 처벌해달라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던 것.

26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갔던 정인길 씨 가족. 그는 "100% 치료해준다고 약속했다. 복용하던 약을 먹이지 않고. 아내와 딸은 한번 맡겨보자고 들볶아서 어쩔 수 없이 맡겼다"고 말했다. 신옥주 목사가 10대에 조현병 진단을 받은 아들 정복음(가명)씨를 기도만으로 고쳐줄 수 있다고 했다는 것. 그러나 한참후에 아들을 만난 곳은 병원 응급실이었다. 정인길 씨는 "얼굴이 피투성이라 처음에 못 알아봤다. 다리가 새카맣더라. 의사가 다리를 안 자르면 죽는다고 사인하라고 하더라. 약을 안주니까 발작한거다. 발작하니까 손발 다 묶고 다리를 묶었다. 우리 딸이 했다고 하는데 아들 힘이 세서 딸은 못 할거다. 건장한 사람이 셋 있었다"며 딸 남자친구, 신옥주 동생을 언급했다. 그런데 그 일을 당한 후에도 아내와 딸은 정복음씨를 데리고 과천 은혜로교회로 떠나버렸다.

자칫 과대망상처럼 들리는 그의 이야기 중 신옥주 목사로 인해 아들이 다리를 절단했다는 설명은 일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들렸다. 정씨의 친척은 "딸이 신옥주한테 빠졌다. 신옥주가 다 조종한 거 같다.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미국에 있으면 힘들고 골치아프니까"고 말했다. 미국 언론에도 정씨 사건은 소개됐다. 그러나 이 일로 처벌 받은 사람은 은혜로교회 성도였던 딸과 딸의 약혼자뿐이었다. 신옥주 목사는 당시 "본인(정복음)이 영상을 찍어서 보내와서 유튜브에 올렸다. 신문에 나와있는건 전부 사건은 맞지만 거짓말이다. 정신질환 치료를 하려고 데려다 둔 것도 아니고 복음을 전하던 중에 벌어진 일이다. 청년의 얼굴도 너무 좋아졌다. 전세계 천명의 교인이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정복음씨의 다리는 마약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정씨 아내와 딸은 공개적으로 신옥주 목사를 옹호했다.

27살 청년의 다리를 앗아간 것은 마약이었을까, 신목사 지시에 따른 감금과 폭행이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는 뉴욕을 찾아 진실을 파헤쳐봤다. 당시 은혜로교회가 있었던 자리에는 술집이 들어서 있었다. 어렵게 목격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한국인 남자 한명이 죽었다던가 아니던가. 몇년 전이다. 여기에 사람들이 모이곤 했다. 방이 3개고 큰 거실이 있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사건 현장은 교회가 아닌 인근의 주택이었다. 이웃은 이곳에서 은밀한 종교집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복음씨는 정신질환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없었고 미국 법원은 사건의 가해자인 가족들 대신 황성호 변호사가 법정 후견인을 맡도록 했다. 황성호 변호사는 "아들이 마약을 많이 했다는 의료 기록은 없다. 은혜로교회가 운영된 방식이 그렇다. 교인들의 책임이 아니라 신옥주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 접착테이프로 그의 발목과 무릎, 손목뼈를 결박하고 의자에 앉혔다. 소리치지 못하게 입안에 양말을 넣어 막았고 그 상태로 수일간 방치했다. 오랫동안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아 아프다 호소했지만 그 말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응급실에 함께 갔던 정씨의 지인은 "아래, 윗입술 포함해서 입 안까지 완전 피였다. 엄청나게 맞아서 피가 났구나. 얻어맞지 않고는 그렇게 피가 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복음씨 조현병이 있었지만 치료를 받으며 대학에도 진학할 만큼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황성호 변호사는 "(가족의) 자백을 받았으니 경찰은 더 수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은혜로교회를 더 자세히 조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법적보호자 자격을 박탈당한 정씨의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가버렸다. 황성호 변호사는 "어머니 박씨는 그를 납치했다. 미국을 떠나면 우리가 추적하지 못할 것이고 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법원은 은혜로교회와 신옥주 목사가 아들에게 395만달러(한화 약 44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황성호 변호사는 은혜로교회에 "교회가 정씨의 행방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씨를 내보내고 병원으로 옮기시길 바란다. 은혜로교회와 신목사는 미국 연방재판에서 395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 부탁했다.

신옥주 목사가 구속된지 두달째. 과천 은혜로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든다. 그 중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도 포함돼 있다. 교회로 들어가는 성도들 중에 정복음 씨나 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동네 주민는 정복음씨 사진을 본 후 "얘 맞다. 내가 알기론 와서 교회, 퇴근, 교회, 퇴근이다. 작은 분이랑 같이 다니더라. 어머니는 안 다닌다"고 말했다. 그를 목격했다는 비닐하우스에 찾아갔더니 컨테이너가 보였다.

교회 사람들은 정복음 씨와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았고 대신 정복음씨 어머니 박미순(가명)를 만났다. 그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라. 개인적인 일인데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계속되는 질문에 "잘 살고 있으니까 돌아가라. 더 관심을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억울한건 이 쪽이다"고 말했고 성도들은 성급히 어머니를 교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인근 주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정복음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자주 목격됐다는 집으로 찾아가봤다. 집에 있던 사람은 "지금 다른데 산다. 여기 안 산다"고 말했고 잠시 후 교회 책임자가 나타나 "다리 절단 누가 했냐. 병원에서 했다. 가라. 난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며 제작진을 쫓아냈다.

한 제보자는 지난 9월 은혜로교회 설교 음성을 보내왔다. 누군가가 "복음이 미국 소송건에서 미친 변호사가 얼마를 요구하는지 아냐. 44억이다. 지금 원수들이 그렇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우리가 말씀 안에서 똘똘 뭉치지 않으면 안된다. 목사님 식사도 거의 못하시고 차가운 방에서, 그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에게 생명의 말씀 먹이시려고 밤잠 안 주무시고 있다. 우리 목사님 신뢰하고 믿으시죠"라고 말했다.

전 은혜로교회 성도는 정복음씨에 대한 폭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를 본다든지 그럴 때 엉뚱한 짓을 하면 '저거봐. 귀신 발작한다' 그러면서 교회 몇사람이 달려가 사정없이 때린다"고 밝혔다. 조현병 증상을 보일 때마다 타작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른 시간부터 은혜로교회를 관찰했다. 아침에 교회에 들어간 정복음씨는 해가 져도 나오지 않았다. 교회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던 것. 확인 결과 매달 정복음씨에게 기초생활 수급비와 장애 수당이 지급되고 있었다. 담당자는 주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복지 차원에서 의족을 바꿔주긴 했지만 정신과 치료는 어머니가 완강히 거절했다고 한다. 미국 소송에 대해 알리자 담당 공무원은 몹시 난감해 했다. 그는 "광신도를 떠나 내가 보는 어머니는 복음씨를 엄청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어머니와 분리하는 절차다. 사실 경찰과 연동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에게 신고 의무가 있다. 신고 하면 경찰관이 출동해서 즉시 격리를 시켜야 한다. 경찰관도, 복지담당 공무원도 중요한건 의지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다시 은혜로교회를 찾아갔지만 교회 관계자는 급기야 신고 전화까지 했다. 제작진은 출동한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변호사의 편지를 대신 전해달라 부탁했다. 그런데 잠시 후 교회 관계자가 나와 "여기에 없다. 다른데로 갔다"고 말했다. 내부 제보자를 통해 정복음씨가 그날도 교회 내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상태였다.

전 은혜로교회 성도는 "누나는 한국으로 와서 얼마 되지 않아 피지로 갔다. 충분히 일 할 수 있는 노동력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정복음씨 누나 정안나(가명)를 만나기 위해 피지로 갔다. 정안나 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의 만남을 거부한 채 경비원을 불러 건물 밖으로 밀어냈다. 이내 어디선가 건물주가 나타나 "신분증 내놔. 여기는 피지야. 여기 얼씬거리는 너 같은 XX 필요없어. 내 땅에서 얼른 꺼져"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민 1.5세로 미국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이동훈(가명) 씨는 자신의 가족이 자신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동훈 씨 어머니를 만났다. 연락이 두절된 아들이 제대 날짜에 맞춰 한국으로 향했던 어머니.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아무리 설득해도 듣지 않던 아들은 가족들이 자는 사이 몰래 빠져나가 경찰에 가족들을 신고했다. 아들은 피지로 떠났다. 이동훈 어머니는 "아들이 미국은 무서워서 살 수 없는 나라라 여길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 666(짐승) 베리칩을 심어서 모든 사람이 원하지 않아도 헤어나올 수 없다. 여기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베리칩이란 이 해괴한 단어는 정복음씨 누나 정안나 씨 간증 영상에도 등장한다. 은혜로교회를 이탈한 청년들은 베리칩에 대해 설명해줬다. 전 은혜로교회 성도는 "신옥주 목사가 작은 칩인데 몸속에 주입해서 사람을 조종한다고 했다. 공무원, 경찰, 나라 일하는 군인들은 베리칩을 받을 것이다. 치료를 받으면 의사가 베리칩을 몸에 주입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면 안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신옥주 목사는 "베리칩, 즉 글루코칩을 받은 사람들은 이걸 받게 되면 모든 세상에 있는 사람들 통제를 한다. 벨기에 유럽의회 3층에 있는 슈퍼컴퓨터, 짐승이 있다. 고유번호가 666이다"고 주장했다.

피지로 집단 이주한 이듬해 2015년, 신옥주 목사는 단체 결혼식을 시켰다. 전 은혜로교회 성도들은 "한쌍 빼놓고 나머지 네 부부는 목사가 주선했다. 생판 모르던 사람인데 너희끼리 결혼하라고 했다", "결혼식이 아니라 그냥 설교였다. 말로 끝냈다. 세기의 결혼식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결혼은 한번 뿐이었다. 전 신도들은 "다섯쌍 중 한 사람이 김정용이다. 자기 아들을 결혼시켜야 하니까 나머지는 들러리 섰던거다"고 설명했다.

신옥주 목사 아들 김정용과 결혼한 박씨의 아버지는 신옥주에 대해 묻자 "방송을 보고 알았다. 결혼 과정을 다 끝나고 나중에 전해들었다. 서울에서 한번 딸을 만났다. 우리 이제 같이 가서 살자고 하더라. 근데 나는 그게 아니라고 했다. 방송을 봐서 내가 너무 걱정된다. 혹시라도 거기서 뭔가 잘못됐을 때 올가미가 씌워지지 않을까"라며 걱정했다.

은혜로교회에서 부부는 남처럼 따로 살다가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찾는 날에만 합방이 허락된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살 수 있는건 신옥주 목사 아들 김정용 부부의 특권이었다고 한다. 높은 사람들의 아들 딸이라 왕처럼 살고 있다는 것. 신옥주 목사는 "방을 만들어줘도 본인들이 안 자고 공동숙소에서 잔다"고 주장했다.

합동결혼식 이후 신옥주 목사가 정해준 여성 신도와 피지에서 결혼했다는 전 은혜로교회 신도 조성주(가명) 씨는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처음 얼굴 보고 목사님 믿고 결혼했다. 나도 그렇게 했고 아내도 그렇게 했다. 다 일 때문에 그런거다. 신옥주 목사가 남자가 빨리 안정을 찾아야 일이 더 잘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방을 시켜줬는데 애는 갖지 말라고 했다. 일 해야 하니까. 내 아내한테도 아이 갖지 마라고 했다. 정작 자기 아들은 애 낳아서 손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피지에서 탈출한 송해연(가명) 씨는 호감이 생긴 남자 성도와 교제를 허락받으려 했다 봉변을 당했다. 해연씨는 "신옥주한테 얘기했는데 예배 중간 쉬는 시간에 날 불러서 목양실로 끌고 가 강제삭발을 했다. 권00랑 이00총무가 강제삭발을 하고 신옥주한테 무릎 꿇리고 뺨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머리가 좋고 영어 잘하거나 일꾼인 것 같은 애들은 만나게 허락해준다. 쓸모있는 사람이 돼야 교제든 뭐든 허락받는거다. 그 사람의 뇌에는 계급이 정해져있다. 한번 찍히면 꼬리표가 죄인처럼 따라다닌다. 웃거나 떠들어도 타작의 대상이 되는거다"며 자신이 당했던 수차레의 폭행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는 이유로 교인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신옥주 목사와 동생 신씨 등 네명은 현재 구속됐다. 그러나 인터폴 적색 수배 상태인 아들 김정용은 피지에서 한차례 체포됐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석방됐다. 그레이스 로드 그룹은 사업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지난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후 피지 총리실은 "그레이스 로드 그룹 관련 인터폴에 연락받은게 없고 피지 법을 어긴 사람도 없어 수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신옥주 목사에 대한 3차 공판이 진행됐다. 제작진이 찾아가자 신옥주 목사는 처음 만났을 때와 달리 침묵으로 일관했다. 6명의 변호사를 선임한 그는 재판에서도 11개의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재판을 본 피해자들은 "자기 아들 살리겠다고 400명을 죽이는거다

일말의 반성도 없는 이들의 태도에 피해자들 만큼이나 놀란 사람들이 있었다. 일명 타작기계 최씨의 가족들이다. 최씨 동생은 "언니가 TV 나온거 보고 구속된 걸 알았다. 자기들은 행복하게 피지로 가겠다고 해서 공항에서 배웅했었다"고 말했다. 동생은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던 언니라 깜짝 놀랐다. 저렇게까지 변했다는걸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타작기계 최씨 영상을 본 동생들은 "미쳤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또 "언니는 지금도 교회가 책임져줄거라고 믿고 있다. 자기가 신옥주 죄를 다 뒤집어써도 괜찮다고 했다. 나와도 다시 피지로 갈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옥주 목사는 과거 에덴원공동체에 다녔다. 지난 98년 잠입취재를 했던 기자의 자료에 따르면 신옥주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에덴원 이양원 원장의 신도관리 방식 중 타작마당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미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이 피지에 마련돼 있기 때문에 이 단체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신옥주의 출감을 기다리면서 버티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로드 총무인 이00는 한 공립대 정교수로 재직했던 엘리트다. 이 총무 대학 재직시절 동료는 "이00 선생님 아니었으면 피지로 갈 수가 없다. 피지로 보내는 과정을 이00 선생님이 감당했다. 우리 농과대 첫 여성 교수다. 추진력이 있어서 뭘 시켜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들로부터 이 총무 역시 타작마당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라는 증언이 쏟아졌다. 신옥주 아들 김정용 역시 타작마당을 진행하고 직접 삼촌 신00씨를 때리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자신에게 호칭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타작마당을 진행한다고.

왜 이들은 아직도 송환되지 않고 있을까. 지난 8월 한국, 피지 경찰의 합동 체포 작전이 진행됐다. 김정용은 체포 직전 성도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겁쟁이들이다. 불쌍한 사람들이다. 우리 이거 어떻게 이룬거냐. 하나님께서 이 땅이 우리 받아주셨다. 이 나라가 우리나라다. 여기서 영원히 살자. 그러니까 아무 걱정도 말고 한번 이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그는 석방됐다.

전세계가 이들의 실체를 알게 된 지금 김정용 대표는 어떤 입장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김정용 대표를 찾아갔지만 경찰이 왔고 한 여성이 막무가내로 촬영을 방해했다. 제작진은 경찰에게 김정용 대표를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전직 대학교수였던 그레이스로드 그룹 이총무는 "죄 있으면 잡아가라. 우리는 성경을 그렇게 보지 않는다. 빛과 어둠이 있고 그 길을 가는거다. 성경대로. 반론 자체가 필요 없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성경 이야기만 반복했다.

피지 야당 사무총장 기오니바라비는 "충격이다. 믿기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냐. 명백한 폭력이다. 피지법에 어긋난다는 것도 명확하다"면서도 "피지에서는 정부가 법이다. 나도 그들이 석방돼 놀랐다. 하지만 그게 그들이 법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석방된 사람들 중 한명이 목사의 아들이란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피지 경찰의 수사가 늦어지는건 이런 정치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기오니바라비는 "피지의 이민국, 노동당국, 경찰은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지에서 탈출한 피해자들은 최근 외교부를 찾아 피지에 남아있는 가족을 되찾고 가해자들이 송환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전달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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