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신화’ 강수진, 유럽 ‘인간 문화재’로

한류 문화상품 ‘강수진’이 유럽 장인(匠人)으로 공식 인정을 받는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무용수 강수진씨(40)가 동양인 최초로 유럽 최고의 무용 장인에게 수여하는 카머 텐처린상을 받고 장인으로 지정된다.

강씨는 오는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슈투트가르트시 뷔르템베르크 주립극장에서 강씨만을 위해 마련되는 ‘카머 텐처린 수여식’에서 이 상을 수상한다. 당일 저녁에는 수상기념 공연도 열린다. ‘카머 텐처린’은 ‘궁중 무용가’를 뜻하는 명칭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양국 정부가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헌신한 최고의 무용인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장인 지정제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인간문화재에 지정되는 셈이다. 이 상을 주관하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지난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20주년을 맞은 강수진씨의 뛰어난 활동을 기리고, 세계 발레의 신화로 칭송되는 그의 예술혼을 역사에 남기려고 카머 탄체린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상은 매년 운영하지 않고 수년 만에 한번씩 불규칙하게 시상되며 오직 한 사람만 지정하는 전통을 자랑한다. 강씨는 13년 만에 이 상을 받는 주인공이 됐다. 이 제도는 각 예술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로 자신의 세계를 일군 예술가를 대상으로 장기간 평가하고, 검증된 예술성과 공로 위주로 재평가한 후 선정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을 거쳐 단 한 명의 무용가만 카머 탄체린에 지정되기 때문에,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 상을 작위와 동일한 명예로 인식한다. 수상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예술단체를 선정해 그 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고, 범죄행위에 연루될 경우 면책특권을 받는 등 예술가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된다.

1985년 스위스 로잔 국제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강씨는 86년 세계 5대 발레단인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최연소(19세) 입단했다. 발레 신발인 토슈즈를 매일 한 켤레씩 버릴 만큼 연습벌레인 그의 별명은 ‘강철나비’. 2001년 MBC TV ‘성공시대’를 통해 소개된 그의 튀어나온 발뼈와 뭉개지고 갈라진 발톱이 피나는 노력을 말해주기도 했다. 99년 발레의 오스카상인 ‘브느와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도 받았다. 강씨는 카머 탄체린 지정기념으로 발레 화보집을 출간할 예정이며 오는 7월 ‘강수진과 프렌즈(Friends)’ 내한공연도 갖는다.

〈유인화 선임기자 rhe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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