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구속··· 무너진 샐러리맨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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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3.23.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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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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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인멸 우려" 퇴임 1,852일만에 수감자 전락
헌정 사상 4번째···검찰, 1년새 전직 대통령 2명 구속
MB "이 모든것이 내 탓...자책감 느낀다" 자필 입장문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검찰 호송차량에 탑승해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권욱기자

[서울경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횡령 등의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선 검찰 수사에서 본인을 향하고 있는 각종 혐의에 대해 부인하거나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퇴임 1,852일 만에 자연인에서 수감자로 전락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국회의원·서울시장에 이어 대통령까지 올랐던 이른바 ‘샐러리맨 신화’가 무너지면서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특가법상 뇌물 등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사건 수사 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이 인정된다”며 22일 오후11시6분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고 국가정보원·민간기업·종교계에서 110억원대 뇌물을 받은 등 혐의가 충분히 입증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법원의 결론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가 결정된 직후 페이스북에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구속을 이미 예감한 듯 지난 21일 새벽에 쓴 편지에서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구속 수사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부터 구속된 상태여서 두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수감된 것은 1995년 이후 23년 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심정을 “그저 안타까울 뿐이고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삼가고 또 삼가겠다. 스스로에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겠다는 다짐을 깊게 새긴다”고 전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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