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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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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현직 검사로 살아온 그의 속마음’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교대역에서 곱창에 소주잔을 기울이던 출판사 편집자가 중년남의 속사정이 궁금해서 내 이야기를 써보라고 했겠는가.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검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검사만큼 애증의 대상이 되는 직업도 없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지겹도록 자주 검사가 등장한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검사는 거악의 근원이기도 하고, 모든 불의를 일거에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장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당연히 영화나 드라마 속의 검사들은 현실의 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책이 검사라는 직업의 이면이나 실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실상이란 본래 그다지 재미없는 법이다. 검사보다 멋지고 보람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사고가 난 곳이면 어디든 번개처럼 달려와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구조대원도 있고, 자신의 굽은 허리보다 더 가파른 남해 섬 비탈에서 고사리를 꺾어 데치고 말리는 촌로도 있으며, 가족들을 위해 천대와 열악한 노동 조건에도 불구하고 프레스 기계 앞에서 졸음을 쫓고 있는 이주노동자들도 있다. 그에 비하면 검사가 하는 일이란 온실 속의 화초 가꾸기 정도에 불과하다.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새벽마다 새 아침을 열어주는 청소부처럼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형사부 검사들이 있긴 하다. 세상을 속이는 권모술수로 승자처럼 권세를 부리거나 각광을 훔치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지만, 하루하루 촌로처럼 혹은 청소부처럼 생활로서 검사 일을 하는 검사들도 있다. 세상의 비난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늘 보람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세상에는 우리보다 무거운 현재와 어두운 미래에 쫓기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이 정도가 수달 제사처럼 정리되지 않은 글을 세상에 내놓는 이유인 것 같다.
_ 「에필로그」 중에서

김웅 검사에 따르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는 “항공모함 서너 개는 교행할 수 있을” 만한 간격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실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여러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더불어 김웅 검사를 통해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나는 어떤 물음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지, 어떤 눈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
_ 김민섭, 『대리사회』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저자

Paperback

Published January 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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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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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laying 1 - 9 of 9 reviews
Profile Image for 헌용 김.
6 reviews1 follower
October 15, 2018
흥미진진하면서도 유쾌했다. 다양한 사상과 이론, 학자들이 소개되어 자연스럽게 추가 독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특별히 이 책의 강점인 것 같다.
Profile Image for Sunny.
762 reviews17 followers
May 21, 2020
A collection of essays by Korean prosecutor (not sure whether he's still on the job??)

Topics of the essays are wide; about some of the cases/ people he met on the job, the culture within Korean prosecutor's office, a bit about his life history and deep questions on whether law would be the best way to resolve conflicts in the society.

Sarcasm runs through most of his essays- I guess this is why some stories are funny (even though the author is talking about people in their lowest point of their lives, or talking about hopefully situations). Wonder sarcasm is his defense mechanism when facing people (not so pleasant least to say) and hard-walled non-sense system (the essays on the culture of Korean prosecutor's office).
Profile Image for Jaewoo.
58 reviews
May 5, 2018
올해 최고의 책이였다. 저자의 사건을 친근하게 풀어내는 엄청난 필력, 사건을 해결하는 논리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사회 및 법에 대한 작가의 깊은 생각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신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이라는 것이었다. 나사못의 임무는 배가 어디로 가는지를 걱정하기보다 자신이 맡은 철판을 꼭 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구속적부심(피의자의 구속수사가 합당한지를 법원이 판단하는 절차, 구속된 피의자는 검사가 기소 제기를 하기 전까지 누구나 청구할 수 있다

외부 자극에 대한 감정적 반응은 이성적 반응에 비해 짧은 회로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성적 인식이 나오기 전에 이미 감정이 결론을 내리고 인식은 그에 따를 뿐이라고 한다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옛말에 거지도 묵은 거지보다 햇거지가 어렵다고 하니 그냥 하던 일이나 하라고 했다.

이타심은 건물의 장식품과 같다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정의는 건물의 기둥과 같은 거라서 그것이 없어지면 건물이 무너지듯 사회도 무너진다고.

대기원근법이라는 회화 기법이 있다. 대기에는 습기와 먼지 같은 것들의 영향으로 겹겹의 막이 있는데,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 막들의 색채가 우세해져 사물의 윤곽이 흐릿해진다. 대기원근법은 이 원리를 이용해 원근감을 나타내는 기법이다. 결국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물 고유의 색보다 대기의 색에 가까워진다는 얘기인데, 그래서 멀리 있는 산은 바로 앞에 있는 산에 비해 대기의 색깔에 가깝다

‘비생산적 활동에 종사하면서 야만적 지배욕과 과시적 낭비로 공동체의 효율을 침해하는 유한계급의 대표적인 예가 법률가

법은 불구이자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닌 분쟁 해결 방법이라는 점

멈춰버린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정확히 맞는다. 해
This entire review has been hidden because of spoilers.
Profile Image for Yejin Kim.
70 reviews
April 23, 2024
1장 '사기 공화국 풍경'에서 여러 사기 사건들을 소개하는데, 꽤 충격적이었다.
특히 '지옥이 된 수민씨의 꿈'은 아직도 기억난다. 모두 실화라는 사실이 무섭다.
청소년 ~ 대학생에게 권한다. 사기 이야기 외에 검사의 생활과 법 이야기가 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해도, 전업 작가가 아닌 사람의 수필은 흥미롭다.

청년들이 쉬운 먹잇감인 이뉴는 자신들이 초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이나 이러저러한 매체들을 통해 접한 팝콘 같은 상식들이 세상을 꿰뚫어보는 혜안과 냉철한 이성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들은 술자리에서나 통하는 것이다. 현실이라는 실전에서는 빗방울 하나 막아주지 못한다. (111p)
Profile Image for Suewoon Ryu.
1 review
May 13, 2018
검사님이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 다룬 케이스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제도나 사회에 대하여 같잖은 미사여구로 치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적어낸 글입니다. 정말 추천합니다
15 reviews2 followers
August 26, 2018
현직 검사가 보는 우리나라의 현실의 문제와 그가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이야기 하고 있다.
진솔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현실적인 조언도 있어서 좋았다.
November 18, 2018
읽기 쉽게 써있고 새로운 시점을 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라나라 제도의 문제점도 제시해서 더욱 도움이 되었읍니다
Profile Image for Byeong Jun Kang.
24 reviews1 follower
April 29, 2019
검사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됨.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읽어내는 책이기보다는 저자의 삶을 둘러 싼 문제들을 (그리고 우리) 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자신이 낸 답들을 들이미는 느낌이 들어 반감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음
Profile Image for Joo Shim.
112 reviews7 followers
May 2, 2021
김웅 검사 덕에 법과 정의, 사회 구조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사람 공부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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