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와 번식의 반복…‘토끼공원’ 된 서울 몽마르뜨공원
동물단체들, 개체수 조절 나서 “구청이 관리 계획 세워야”
한 마리가 아니었다. 축구경기장보다 작은 공원 트랙을 따라 한 바퀴를 걷는데 9마리를 보았다. 갈색, 회색, 검은색 등 털 빛깔은 다양했고, 몸 크기도 달랐다. 깡충깡충 뛰며 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토끼들의 주변을 익숙한 듯 까마귀와 까치떼가 에워쌌다. 공원에 자주 온다는 김아무개(61)씨는 “토끼 똥이 많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토끼가 귀엽다며 일부러 손주를 데리고 나오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토끼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토끼공원’으로 불리는 이 공원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은 17~18일 토끼 30마리를 포획했다. 이 토끼들을 인근 동물병원 두 곳으로 보내 중성화 수술을 하기로 했다. 새끼 토끼 10마리는 임시보호처로 갔다. 이미 포획해 임시보호중인 토끼 39마리와 포획에 실패한 토끼 9마리를 더하면 이 공원에서 살던 토끼만 88마리다. 동물단체는 어른 토끼는 수술 이후 공원에 재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올해 3월부터 구청에 관리 계획을 요청했는데 마땅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서 지역 사회의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19일 “동물보호단체가 구청과 협의 없이 포획을 이미 마쳤다. 중성화 수술을 포함해 구청도 토끼를 관리할 계획이었다. 재방사 여부를 포함해 앞으로 토끼를 어떻게 할 지는 내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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