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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한해를 결산하는 각종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22일(월)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영화배우 신현준과 김규리의 사회로 영화계의 큰 잔치인 제55회 대종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 최고의 영예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돌아갔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기반으로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이라는 세 명이 직조하는 청춘의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한 여정을 담았다.

트로피를 받아든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의 이준동 대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촬영이 1년간 지연됐다. 그래도 배우, 스태프들이 믿고 기다려주셔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며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버닝’을 만들었다. 대종상이 이 영화를 지지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를 좀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없었던 것이 제 책임인 것 같다 미안하다. 영화를 봐주신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대종상도, 한국영화도 발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감독상은 ‘1987’의 장준환 감독이 차지했다. 장 감독은 “10여 년 전 신인감독상을 수상할 때 트로피가 이렇게 무거운지 몰랐다. 더 큰 무게감을 느낀다. 옆에서 같이 걸어준 (아내) 문소리 감독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장 감독은 “대종상 영화제가 55회가 됐다”며 “뿌리가 깊은데 오늘은 약간 쓸쓸해 보인다. 뿌리의 깊이만큼 더 큰 나무로, 더 큰 축제로 자라나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우주연상은 '공작'의 이성민과 황정민이 공동수상했고, 여우주연상은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에게 돌아갔다. 시상대에 오른 이성민은 “황정민, 조진웅(독전)과 함께 후보에 올라 기분이 되게 묘했다. 사실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정민 씨다. 저는 별로 한 게 없다. 정민 씨가 밥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주네요.”라며 “좋은 영화에 좋은 캐릭터 덕분에 이런 상을 받는 것 같다. 같이 했던 모든 스태프 분들 감사드린다. 진웅이, 지훈이 정말 감사드리고, 함께한 배우들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녀조연상은 '독전'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사이키델릭한 연기를 펼친 고(故) 김주혁과 진서연에게 돌아갔다. 고 김주혁에게는 조연상과 함께 특별상이 주어졌다. 대종상 1회 수상자인 원로영화인 신영균은 “김무생도 김주혁도 너무 일찍 가서 가슴이 아프다. 김주혁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마음을 합쳐 특별상을 줘서 기쁜 마음으로 받을 것이다. 이 상을 받고 천국에서 아버지와 편안하게 잘 있었으면 좋겠다”며 고인을 기렸다.

남녀신인상은 '폭력의 씨앗'의 이가섭, '마녀'의 김다미가 수상했다. 김다미는 “‘마녀’라는 영화를 찍은 지 1년 정도 되어간다.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이 너무 많이 난다. 지금 그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는 것 같다”면서 “‘마녀’는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좋은 배우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독립영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은 신인감독상과 시나리오상 등 2관왕이 되며 이날 가장 반짝이는 스타가 됐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종상영화제는 출품규정과 심사방식을 바꾸는 등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TV조선’을 통해 생중계된 시상식 모습에서 크고 작은 방송사고가 이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보는 사람의 마음도 허해질 정도로 텅 빈 객석과 연이은 대리 수상 행렬은 달라진 대종상이 영화팬의 마음에 제대로 자리잡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상작(자)에 대한 이견은 별로 없었다는 것은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위안을 안겨준다. (KBS미디어 박재환)

제55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버닝 (▷리뷰)

▲감독상: 장준환 (1987) (▷리뷰) (▷장준환감독인터뷰)

▲남우주연상: 황정민, 이성민 (공작) (▷리뷰) (▷황정민인터뷰)

▲여우주연상: 나문희(아이캔스피크) (▷리뷰)

▲남우조연상: 故김주혁(독전) (▷리뷰)

▲여우조연상: 진서연(독전) (▷리뷰)

▲신인감독상: 전고은(소공녀)

▲신인남우상: 이가섭(폭력의 씨앗)

▲신인여우상: 김다미(마녀)

▲시나리오상: 전고은(소공녀)

▲촬영상: 김지용(남한산성) (▷리뷰)

▲조명상: 조규영(남한산성) (▷리뷰)

▲편집상: 김형주, 양동엽, 정범식(곤지암) (▷리뷰)

▲음악상: 사카모토 류이치(남한산성) (▷리뷰)

▲미술상:박일현 (공작) (▷리뷰)

▲의상상: 조상경, 손나리 (인랑) (▷리뷰)

▲기술상: 진종현 (신과함께-인과연 특수효과) (▷리뷰)

▲기획상: 이우정(1987) (▷리뷰)

▲우리은행스타상: 설현(안시성) (▷리뷰)

▲특별상: 故 김주혁

박재환 kino@kbs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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