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동부 항구도시 케르치의 한 대학에서 17일(현지 시각) 폭발물이 터져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쳤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폭발을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고, 이 학교 4학년 학생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구체적인 테러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쯤 케르치시 보이코바 거리에 있는 '케르치 기술 대학'의 구내식당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금속 파편들로 채워진 정체불명의 사제 폭발물이 터졌다"며 "폭발과 함께 한 남학생이 총기도 난사했다"고 밝혔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학은 취업을 위한 기술 교육기관이며, 피해자도 대부분 10대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는 이 학교 졸업반 학생 블라디슬라프 로슬야코프"라며 "그는 테러 뒤 자살했으며 도서관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했다. 폐쇄회로(CC)TV에 용의자가 총을 들고 학교에 들어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당국은 도시 내 대학 등 주요 시설들에 대해 위험 경보를 내렸다.
크림반도는 원래 우크라이나에 속했으나 러시아가 2014년 3월 군대를 보내 점령한 뒤 주민 투표 결과를 근거로 병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무력 점령이라고 비난하며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은 러시아의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 [포토]크림반도 대학서 폭발물 터뜨리고 무차별 총격…18명 사망
[최아리 기자 usimj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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