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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도 `어닝쇼크`…엔진 식는 車산업

문지웅 기자
입력 : 
2018-10-26 17:37:38
수정 : 
2018-10-26 17: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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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14조 선방 불구
영업이익 1173억, 67% 급감
영업이익률은 고작 0.8%
판매부진·비용부담에 발목

쌍용차도 적자폭 확대
220억원 영업손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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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전날 현대자동차에 이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가 나란히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면서 제조업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기아차는 3분기 매출액 14조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 분기(14조601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3525억원) 대비 66.7%나 급감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0.2%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기아차가 지난해 3분기 적자를 낸 것은 통상임금 관련 비용 약 8000억원을 일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흑자 전환했다고 의미를 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3분기 실적은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전망치에도 크게 못 미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기아차 3분기 실적은 3300억원 수준이다. 이날 기아차가 발표한 실적은 전망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어닝쇼크'로 받아들여진다.

기아차가 실적 쇼크를 기록한 것은 품질에서 환율까지 내외부 악재에 둘러싸인 탓이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0.8%에 불과했다. 이는 상품으로 치면 100원에 팔아 1원도 남기지 못했다는 뜻으로 사실상 헛장사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기아차는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과 함께 자동차 품질과 관련한 일시적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객 예방 안전을 위한 에어백 제어기 리콜과 이미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해 자발적으로 엔진 진단 신기술(KSDS)을 적용하는 데 280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일시적 비용 증가뿐 아니라 본업인 차량 판매도 감소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줄어든 12만6153대를 판매했고, 해외 판매량은 55만9243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국내외 전체로 보면 판매대수는 1.0%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량이 각각 1.0%, 1.1% 증가했지만 중국에서는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보다도 15.6% 감소한 7만57대 판매에 그쳐 실적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됐다. 기아차의 1~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0조6966억원과 775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0.4%, 115.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조6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기아차는 4분기부터 고부가가치 차종인 레저용차량(RV) 판매를 확대하고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해 수익성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신형 K3 판매를 본격화하고 인센티브를 하향 조정하는 동시에 신형 쏘울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등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즈파오, 이파오 등 올해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전략 모델을 앞세워 판매를 늘리고 승용차 3종, SUV 4종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국 공장은 연말 텔루라이드 생산으로 가동률이 개선될 것"이라며 "환율 환경도 개선돼 4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타결에 따라 멕시코 공장의 원산지율과 고임금 지역 부품 생산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부품 현지화 비중을 높이고 미국산 부품의 전략적 조달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3분기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90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었지만 수출 감소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와 비용 증가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쌍용차는 3분기 내수시장에서는 선전했지만 수출이 발목을 잡았다. 3분기 내수시장에서 2만6784대를 팔아 3분기 실적으로는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3.7% 줄어든 8569대에 그쳤다. 물량 감소에도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등 대형 차량 판매 증가에 매출은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쌍용차는 글로벌 시장 악화에 따른 판매비 증가와 환율 여건, 신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작년보다 2.3% 증가한 2조6521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607억원으로 작년(395억원)보다 확대됐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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