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에드 시런, 내년 서울 아닌 송도에서 공연하는 이유
전국체전 등으로 올림픽주경기장 내년 대관 유보... 전자 음악 페스티벌 비상
지난해 애드 시런의 영국 공연 모습. 애드 시런 SNS
해외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국 가수가 방탄소년단이라면, 국내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해외 가수는 누굴까. 곰처럼 푸근한 인상에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영국 가수 에드 시런(28)이 아닐까 싶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한국인이 가장 열광한 해외 팝송은 시런의 ‘셰이프 오브 유’(2017)였다. 음원과 음반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멜론 벅스 엠넷 등 6개 주요 음원 사이트의 음원 소비량을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셰이프 오브 유’는 지난 한 해 동안 1억2,167만여건이 재생(스트리밍)됐다. 같은 해 나온 헤이즈의 ‘비가 오고 그래서’(1억1,441만여건)와 아이유와 지드래곤이 부른 ‘팔레트’(1억719만여건)보다 ‘셰이프 오브 유’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 팝송이 연간 1억 스트리밍을 돌파하기는 2010년대 들어 시런이 처음이었다. 이 곡이 실린 3집 ‘÷(디바이드)’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앨범(610만장ㆍ국제음반산업협회 기준)으로 기록됐다. 시런은 발라드곡 ‘싱킹 아웃 라우드’로 2016년 미국 그래미어워즈 3대 주요 부문인 ‘올해의 노래’ 상을 손에 쥐었다. 이듬해에 통통 튀는 남미풍의 비트가 인상적인 ‘셰이프 오브 유’로 세계 음악 시장을 주름잡는 거물이 됐다.
시런이 내년 4월 21일 오후 6시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공연한다. 손목 골절로 지난해 10월 예정된 내한 공연을 연기한 뒤 18개월 만에 펼쳐질 무대다. 시런은 밴드 없이 홀로 내한 무대를 채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세계 순회공연 포맷 그대로다. 시런은 혼자 전자음악도 틀고 통기타 연주도 하며 무대를 누벼 왔다. 그의 자유로우면서도 탄탄한 기타 연주 실력을 볼 기회다.
특이한 건 한국에서의 공연장소다. 시런은 서울에서 공연하지 않는다. 오직 인천 송도에서만 한다. 공연 횟수는 1회다. 유명 해외 가수가 한국을 찾아 단 하루 공연하는데 서울이 아닌 곳에서 무대를 펼치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시런의 인기가 최근 들어 더 높아진 것 등을 고려하면 4만5,000여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올림픽주경기장 공연 개최도 가능하다. 3만 관객을 들일 수 있는 고척돔도 어렵지 않게 채울 수 있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시런의 공연을 기다린 관객들은 뜻밖의 공연 장소에 놀란 눈치다. 그의 내한 공연 소식이 발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장소가 뜬금없네. 올림픽공원도 고척도 아닌 송도’(Kim*****), ‘예?? 송도요??’(sim*****), ‘송도 실화냐?’(M_S*****)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시런은 관객 동원력이 높고 대중교통의 공연장 접근이 다른 지역에 비해 편한 서울 대신 송도를 왜 공연지로 택했을까.
내년 4월 내한 공연을 여는 영국 가수 애드 시런. 워너뮤직 제공
시런의 내한공연기획사인 프라잇커브가 들려준 사연은 이랬다. 시런 측은 이번 내한 공연 요청 사항으로 ‘스탠딩 3만 명’을 갖춘 공연장을 바랐다. 올림픽주경기장이 제격이었다. 하지만 대관에서 발목을 잡혔다. 시런의 내한 공연 시기인 내년 4월 이곳이 보수 중이어서 대관에 실패했다. 올림픽주경기장 대관을 총괄하는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내년 3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경기장 대관을 유보했다. 내년 10월에 열릴 제100회 전국체전 준비 등으로 경기장 시설 개선 공사 및 행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로 인해 나온 ‘두 번째 카드’가 송도 달빛공원이었다. 올해 국내 유일의 록 음악 축제인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의 개최지로 서울에서도 비교적 가깝고, 수만 명을 동원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고 판단해서다.
시런의 송도 공연에서 엿볼 수 있듯 일부 대형 공연의 내년 ‘서울 밖 개최’는 이어질 전망이다. 매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3일씩 행사를 열었던 유명 전자음악 페스티벌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5월)과 울트라뮤직페스티벌코리아(6월),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9월) 등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했던 전자음악 페스티벌 관계자는 “내년 공연 장소는 확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형 공연이 대관 문제로 서울 외 지역에서 열릴 경우 서울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여 관객 이탈을 막는 게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해외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국 가수가 방탄소년단이라면, 국내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해외 가수는 누굴까. 곰처럼 푸근한 인상에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영국 가수 에드 시런(28)이 아닐까 싶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한국인이 가장 열광한 해외 팝송은 시런의 ‘셰이프 오브 유’(2017)였다. 음원과 음반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멜론 벅스 엠넷 등 6개 주요 음원 사이트의 음원 소비량을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셰이프 오브 유’는 지난 한 해 동안 1억2,167만여건이 재생(스트리밍)됐다. 같은 해 나온 헤이즈의 ‘비가 오고 그래서’(1억1,441만여건)와 아이유와 지드래곤이 부른 ‘팔레트’(1억719만여건)보다 ‘셰이프 오브 유’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 팝송이 연간 1억 스트리밍을 돌파하기는 2010년대 들어 시런이 처음이었다. 이 곡이 실린 3집 ‘÷(디바이드)’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앨범(610만장ㆍ국제음반산업협회 기준)으로 기록됐다. 시런은 발라드곡 ‘싱킹 아웃 라우드’로 2016년 미국 그래미어워즈 3대 주요 부문인 ‘올해의 노래’ 상을 손에 쥐었다. 이듬해에 통통 튀는 남미풍의 비트가 인상적인 ‘셰이프 오브 유’로 세계 음악 시장을 주름잡는 거물이 됐다.
시런이 내년 4월 21일 오후 6시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공연한다. 손목 골절로 지난해 10월 예정된 내한 공연을 연기한 뒤 18개월 만에 펼쳐질 무대다. 시런은 밴드 없이 홀로 내한 무대를 채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세계 순회공연 포맷 그대로다. 시런은 혼자 전자음악도 틀고 통기타 연주도 하며 무대를 누벼 왔다. 그의 자유로우면서도 탄탄한 기타 연주 실력을 볼 기회다.
특이한 건 한국에서의 공연장소다. 시런은 서울에서 공연하지 않는다. 오직 인천 송도에서만 한다. 공연 횟수는 1회다. 유명 해외 가수가 한국을 찾아 단 하루 공연하는데 서울이 아닌 곳에서 무대를 펼치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시런의 인기가 최근 들어 더 높아진 것 등을 고려하면 4만5,000여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올림픽주경기장 공연 개최도 가능하다. 3만 관객을 들일 수 있는 고척돔도 어렵지 않게 채울 수 있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시런의 공연을 기다린 관객들은 뜻밖의 공연 장소에 놀란 눈치다. 그의 내한 공연 소식이 발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장소가 뜬금없네. 올림픽공원도 고척도 아닌 송도’(Kim*****), ‘예?? 송도요??’(sim*****), ‘송도 실화냐?’(M_S*****)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시런은 관객 동원력이 높고 대중교통의 공연장 접근이 다른 지역에 비해 편한 서울 대신 송도를 왜 공연지로 택했을까.
내년 4월 내한 공연을 여는 영국 가수 애드 시런. 워너뮤직 제공
시런의 내한공연기획사인 프라잇커브가 들려준 사연은 이랬다. 시런 측은 이번 내한 공연 요청 사항으로 ‘스탠딩 3만 명’을 갖춘 공연장을 바랐다. 올림픽주경기장이 제격이었다. 하지만 대관에서 발목을 잡혔다. 시런의 내한 공연 시기인 내년 4월 이곳이 보수 중이어서 대관에 실패했다. 올림픽주경기장 대관을 총괄하는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내년 3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경기장 대관을 유보했다. 내년 10월에 열릴 제100회 전국체전 준비 등으로 경기장 시설 개선 공사 및 행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로 인해 나온 ‘두 번째 카드’가 송도 달빛공원이었다. 올해 국내 유일의 록 음악 축제인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의 개최지로 서울에서도 비교적 가깝고, 수만 명을 동원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고 판단해서다.
시런의 송도 공연에서 엿볼 수 있듯 일부 대형 공연의 내년 ‘서울 밖 개최’는 이어질 전망이다. 매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3일씩 행사를 열었던 유명 전자음악 페스티벌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5월)과 울트라뮤직페스티벌코리아(6월),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9월) 등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했던 전자음악 페스티벌 관계자는 “내년 공연 장소는 확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형 공연이 대관 문제로 서울 외 지역에서 열릴 경우 서울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여 관객 이탈을 막는 게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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