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도서관, 인스타그램 활용… 고전소설 디지털 콘텐츠로 꾸며
전자책 서비스… 접근성 높여, ‘신나는 책읽기’ 유튜브 동영상
매일 詩 올리는 앱도 인기… IPTV는 증강현실로 동화 서비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낸 ‘2017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니 1년에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성인 비율(독서율)이 59.9%래. 10명 중 4명은 한 권도 읽지 않은 셈이지.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서도 지난해 근로자 가구 월평균 도서 구입비가 1만5207원에 그쳤어. 2014년엔 1만8000원이었는데, 이제 한물갔다는 얘기로 들려 우울해지더라.
헛헛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누가 날 부르지 뭐야. 미국 뉴욕공공도서관 인스타그램 계정(@nypl)이었어. 8월부터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이용해 전자책 서비스(인스타 노블)를 시작했더군. 젊은 세대에게 핫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고전 소설들을 이미지랑 디지털 콘텐츠로 꾸며 접근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래. 도서관 계정에 방문해서 상단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움직이면서 좌우 화면 터치를 통해 책장을 넘길 수 있어.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샬럿 퍼킨스 길먼의 ‘노란 벽지’ 등이 있으니 들어가 봐.
‘시’처럼 모바일 바람을 타고 대중과 더 가까워지는 애들도 있어. 찰나에 읽히고 흘러가는 SNS 콘텐츠랑 잘 어울리는 장르라나. 출판사 창비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시요일’은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이용자 수가 20만 명을 돌파했어. 날씨와 계절에 맞는 시를 푸시하는 ‘오늘의 시’, 외로울 때 술 마실 때 등 상황에 맞는 시를 추천하는 ‘테마별 추천 시’처럼 짧은 분량으로 공감을 얻어내 인기래.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되는 사람들에겐 큐레이션 팟캐스트가 도움이 될 것 같아. 단순히 책의 내용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작가에 대한 이야기, 그가 쓴 책 목록 등을 입체적으로 소개해줘. 나온 지 좀 됐지만 어차피 고전은 유행을 타는 게 아니니까, ‘이동진의 빨간 책방’,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등을 추천할게.
요즘 아이들은 안방 TV로도 나를 만난다고 하네. 인터넷TV(IPTV) 업체들은 아이들을 위한 TV동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어. 단순히 성우가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이 아니라 아이 사진이 직접 동화 주인공 얼굴이 되거나(SK브로드밴드 살아있는 동화), 아이가 그린 그림이 TV동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증강현실형 동화(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 2.0) 등이 입소문을 얻고 있대.
네 안부 물으려 말 걸었는데 내 얘기만 잔뜩 했네. 어렵지만 나도 정보기술(IT)에 적응하려 노력 중이야. 그래도 우리 직접 만나 예전 기분 내보는 건 어떨까? 독서의 계절, 다시 너를 채워주고 싶다.”
PS. 이 기사는 책을 의인화해 마음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했습니다. 정보는 범람하지만 감정은 메마르는 이유가 혹시 ‘마음의 양식’을 멀리해서 아닐까요. 바쁜 현대인에게 안부를 여쭙습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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