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카라바오컵 16강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3-1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토트넘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카라바오컵 16강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3-1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카라바오컵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꺾은 토트넘 핫스퍼가 4강 길목에서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과 숙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카라바오컵 16강에서 손흥민의 2골과 페르난도 요렌테의 추가골에 힘입어 홈팀이자 런던이라는 같은 연고지를 둔 웨스트햄을 3-1로 격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토트넘의 8강 상대로는 같은날 블랙풀FC를 2-1로 꺾은 아스날로 정해졌다. 토트넘과 아스날은 영국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이다.

1913년 아스널이 토트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런던의 하이버리로 홈 구장을 옮기면서 양 팀의 악연은 시작됐다. 현재 하이버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당시 토트넘의 홈구장 화이트 레인에서 불과 4마일(약 6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위치였다.

1919년 터진 '승강 스캔들‘은 양 팀 팬들의 감정에 불을 붙였다. 당시 잉글랜드 축구는 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잠시 중단된 리그가 재개되면서, 참가팀을 20팀에서 22개팀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원래 강등될 운명이었던 19위 첼시가 1부에 잔류하고 20위였던 토트넘과 2부 리그 상위 4팀 중 2팀이 승격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2부리그에서 5위에 그치며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아스널이 당시 구단주 헨리 노리스의 적극적인 로비로 승격의 감격을 누리게 됐다. 아스널 때문에 졸지에 2부리그로 강등당하게 된 토트넘으로서는 분노가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부터 두 팀은 만날 때마다 전쟁같은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편, 최근까지 북런던 축구를 지배해온 팀은 아스날이었다. 비록 아스날이 2003-2004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 이후 지금까지 리그 정상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토트넘은 1984년 UEFA컵과 1991년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변변찮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00년에 들어서 소위 BIG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아스날)에 대항할 유일할 팀으로 올라섰지만, 번번히 아스날에 막혀 4위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8년 리그컵(당시 칼링컵) 준결승에서 아스날을 5대1로 대파하며 우승까지 차지한 적도 있었지만 항상 아스날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4년 5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으로 부임하면서 점차 상황이 달라졌다. 포체티노 감독 부임 2년차인 2015-2016시즌 토트넘은 리그 3위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물론 당시 2위 아스날에 불과 승점 1점까지 쫓아갔다.

2016-2017시즌에는 토트넘이 승점 86점으로 리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아스날은 리그 5위에 머물며 19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함은 물론, 22년 만에 토트넘보다 낮은 순위에 놓이는 ‘굴욕’을 당했다. 지난 시즌에는 6위까지 추락하면서 토트넘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아스날이 이번 시즌 들어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로 부임한 우나이 에미리 감독의 지휘 하에 최근 13경기 동안 12승 1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토트넘도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 등 주축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만큼 두 앙숙 간 맞대결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