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남도일보 중·서부취재본부 차장의 기자현장

전남 섬지역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
“폭염에 가뭄까지 겹친 해는 처음이요. 물 한 모금 시원하게 못마시고 있당께….”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며 고질적인 식수난을 겪고 있는 전남지역 한 섬 주민의 하소연이다. 실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의 경우 상황은 심각했다. 이 섬에는 저수지는 커녕 해수 담수화 시설 조차 없다. 지속된 폭염으로 섬의 유일한 우물도 말라버렸다. 당연히 밭작물 농사도 피해가 심각했다. 텃밭에 심어진 고추 등은 말라 죽었고 가뭄에 강하다는 고구마도 심지 못했다. 독거도 25가구 주민 49명은 가뭄과 생활용수 부족으로 급수선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사정은 완도군 노화·보길도, 신안군 안좌·팔금도, 진도군 대마·간사도 등의 주민들도 마찬가지.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장기간 제한급수로 인해 큰 고통을 당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섬주민들의 식수난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최근 내년 섬지역 식수원 개발사업비를 올해의 5배 규모로 확보했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고통을 겪었던 섬 지역의 고질적인 식수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2019년도 도서지역 식수원 개발 사업비로 국비 502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매년 확보해온 100억원 안팎(올해는 97억원)의 5배에 달하는 액수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으로는 섬 지역의 고질적인 식수난을 해결하기 어렵고, 소규모 예산을 장기간 투입해서는 섬 주민들의 고통 또한 장기화된다는 점을 정부에 설득했다”며 “정부가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지원받은 국비를 여수·영광·신안·진도·완도·고흥 등 6개 시·군 57개 섬의 식수난 해결에 사용할 계획이다. 육지와 가까운 섬의 경우 해저 관로를 연결하고, 그렇지 않은 섬에 대해서는 관정 개발, 해수담수화시설 신설·개량 등에 사용한다. 고질적인 섬지역 주민들의 식수난 문제. 이번 국비 확보를 계기로 식수난 해결에 조금이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급수선만 의존한 채 먼 육지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한 섬 주민의 간절한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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