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빠]는 아이와 아빠를 위한 ‘육아 관련 책’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가사와 육아에 아빠의 참여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설거지는 기본이고, 유치원 행사에 많은 아빠들이 참여하고 있고, 아침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 주는 아빠의 모습도 종종 눈에 보인다.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아빠의 입장에서 가사 일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육아는 아직도 방관자의 입장을 견지한 경우가 많다. 귀찮음을 넘어 두려움의 경지에 도달할 지경이다.
[책 아빠]는 아이와 아빠를 위한 ‘놀이 관련 책’이다.
귀찮음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아빠는 아이와 친해지기 위한 작업을 한다. 가장 좋은 건 놀아주는 것이다. 이 책은 아빠와 놀 수 있는 여러 놀이 중에 ‘책 놀이’를 선택한 경우다. 가장 저렴한 놀이 중 하나이고, 가장 덜 힘든 놀이 중 하나이다. 반면에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놀이다. 책을 읽어주다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대화를 하게 된다. 어쩌면 한 페이지도 읽지 못할 수도 있다. 책도 재미있지만 아빠와의 대화도 재미있으니까.
[책 아빠]는 아이와 아빠 그리고 엄마의 행복을 위한 ‘행복 관련 책’이다.
처음 대부분의 아빠들은 귀찮음과 두려움을 가지고 아이와 놀게 된다. 어쩌면 짜증을 섞어가며 ‘노동’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새 아빠는 책이라는 ‘대화’를 통해 아이와 동화된다.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재미를 느끼고, 아이와 대화하는 재미를 느낀다면, 더 이상 의무방어가 아니다. 오히려 아빠 스스로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을 기다릴 수도 있다. 엄마의 행복한 질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책 아빠]는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아이에게 읽어주었던 49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49종을 반드시 읽어주어야 한다는 강요는 없다. 다만 소개되는 49권의 책을 매개로 아빠와 아이가 아기자기하게 교감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있을 뿐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상황이 존재한다. 그 상황에 맞는 수많은 책들이 있을 수 있다. 그 무수한 책들 중 하나일 뿐이다. 책이 전달해주는 메시지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책이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그 시간의 행복을 즐기면 된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책 아빠]는 독서교육서가 아니다.
이 책에는 아빠가 책을 읽어주면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아빠의 저음이 주는 심리적 안정의 수치적 지수, 영재로 만드는 방법이나 공부의 귀신으로 만들어주는 비법 따위는 없다. 다만, 최소한 행복하다는 것. 하루 한 권 책 읽어주는 시간을 아이에게 나눠준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대화를 아이와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아빠와 아이가 나눌 수 있는 재미난 ‘얘깃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가장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에 관한 책’이다.
[책 아빠]는 리뷰서가 아니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상황이 존재한다. 아빠와 아이와의 상황, 아빠와 엄마의 상황, 엄마와 아빠와의 상황, 친인척들과의 상황 그리고 아이의 일상생활과 관계된 상황 등 각각의 상황을 에피소드로 연결하고 있다. 책에다 상황을 끼워 맞추는 방식이 아닌, 상황에 맞는 책을 저자 나름대로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매일 얘깃거리가 있는 시트콤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든다. 왜 이 상황에서 이 책이 선택되어졌는지가 재밌게 일상생활과 잘 어우러져 있다. 어쩌면 소개된 책을 구해서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다기보다는 내 상황에 맞는 책을 나도 내 나름대로 구해서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어진다가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즉 이 책은 리뷰가 주 내용이 아닌, 책을 읽어주기까지의 과정이 주 내용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