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나 “저예산 대극장 창작뮤지컬 연출, 내 스타일 구현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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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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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이지나는 올가을 ‘도리안 그레이’ ‘곤 투모로우’ ‘잃어버린 얼굴 1895’ 등 3편의 창작뮤지컬을 연출했다. 그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어느새 50대에 접어든 만큼 뮤지컬에 대한 취향이 생기는 게 당연하지 않나? 세련되고 한번은 보고 싶은 ‘이지나스러운’ 창작뮤지컬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뮤지컬 연출가 이지나(52·중앙대 교수). 한국 뮤지컬계에서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연출가는 현재로선 그가 유일하다. 배우 출신인 그는 2000년 ‘록키 호러 픽처쇼’를 통해 연출가로 데뷔했다. 이후 ‘그리스’ ‘헤드윅’ ‘에비타’ ‘라카지’ ‘바람의 나라’ ‘서편제’ 등 수많은 뮤지컬을 연출해 왔다.

작품마다 히트시켜온 그에게는 ‘흥행의 귀재’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점차 논쟁적인 존재가 됐다. 그가 연출한 창작뮤지컬에 대해선 찬사와 비판이 늘 공존한다.

올 가을 ‘도리안 그레이’ ‘곤 투모로우’에 이어 ‘잃어버린 얼굴 1895’까지 이지나 연출의 대형 창작뮤지컬 3편이 잇따라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리안 그레이’와 원로 극작가 오태석의 ‘도라지’를 원작으로 한 ‘곤 투모로우’에 대해 역시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우리나라에선 뮤지컬 스타일에 대해서 전형적인 인식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관객들이 전형적인 뮤지컬로 여기는) 해외의 유명 작품을 사와서 막대한 제작비와 스타캐스팅으로 밀어붙여도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전형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타깃 관객을 확실히 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라이선스 뮤지컬도 연출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저예산으로 대극장 창작뮤지컬을 연출하는 게 재밌다.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좋아하는 관객들과 함께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리안 그레이’의 경우 뮤직비디오같은 영상 사용으로 뮤지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도 있지만 드라마의 이음새가 헐겁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김준수가 없다면 과연 이 작품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런 얘기들에 대해 그는 “너무나 철학적인 원작을 압축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영상을 통한 미장센에 중점을 뒀다”며 “김준수가 있었기 때문에 시도했던 실험들이다. 만약 서울에서 다시 다른 배우를 캐스팅해 재공연 한다면 그에 맞게 고칠 거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이번 가을 3편의 작품 가운데 개인적으로 ‘곤 투모로우’가 가장 안타깝다”면서 “원래 생각했던 극장과 공연시기 등이 틀어지면서 티켓가격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지나는 2006년 서울예술단에서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바람의 나라’로 처음 창작뮤지컬 연출에 나섰다. 이 작품은 기존의 뮤지컬 공식이나 문법과 달리 움직임과 이미지를 앞세워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예술단의 경우 한국적 색채가 강하고 무용의 비중이 큰 창작뮤지컬을 ‘가무극’이란 이름으로 선보인다. ‘도리안 그레이’ ‘곤 투모로우’ 등 그가 최근 선보인 창작뮤지컬에서도 미니멀한 무대와 함께 군무의 잦은 활용이 눈에 띈다.

그는 2010년 ‘서편제’를 자신이 연출한 첫 상업적 창작뮤지컬로 꼽고 “당시 초연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재연, 재재연을 거치는 동안 관객과 수익이 빠르게 늘었다. 이 작품부터 나만의 색깔이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무용을 매우 좋아해서 뮤지컬에 많이 포함시키는데, 주변에선 서울예술단이 아닌 경우엔 좀 줄이라고 충고한다”면서 “재연을 위해 귀담아 듣고 있다”고 얘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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