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불이 아닌 지구촌의 분쟁과 갈등
우리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지구촌의 모습과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고 듣고 있다. 미국 백악관에서 행해진 정상 회담 소식에서부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칠레 해안 지방에서 발생한 쓰나미 피해까지 실로 다양한 뉴스를 접하며 살고 있다. 이런 뉴스 중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헤드라인 뉴스’가 있다. 종교 또는 정치 문제로 내전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난민이 발생했다는 뉴스,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도심 한복판에서 폭탄 테러를 벌였다는 뉴스, 이웃한 국가들이 영토 문제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해 있다는 뉴스 등이 그것이다.
이런 뉴스를 매일 실시간으로 접하면서도 우리는 그곳이 어디인지 잘 모른다. 예를 들어 지구촌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IS 세력’의 근거지가 어디이고, 소말리아 해적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아덴 만’이 어디이며, 중동 지역에서 독립 국가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는 쿠르드 족의 본거지가 어디인지 지도책을 펼쳐 보지 않고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런 분쟁과 갈등과 테러가 발생한 배경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지 못한다. 복잡하게 얽힌 분쟁과 갈등의 원인을 쉽게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데, 그것이 우리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신체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지정된 기간 동안 특정 국가 및 지역에서 방문·체류를 금지하고 있다. 2016년 9월 현재 ‘여행금지 국가 및 지역’은 이라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리비아, 필리핀(일부 지역) 등으로, 대부분 내전이나 분쟁으로 치안이 매우 불안한 나라들이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등에서는 한국인이 납치되는 사건까지 있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이 강 건너 불 보듯 방관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역사·지리학적 시각에서 지구촌의 분쟁과 갈등 지역을 정리하다
이 책은 지구촌 여러 곳에서 과거에 발생했거나 현재도 진행 중인 분쟁과 갈등의 배경, 원인, 그리고 전개 과정의 특징 등을 국제정치학적 시각이 아닌 역사·지리학적 시각에서 정리한 것이다. 세계의 많은 분쟁과 갈등 지역 사례 중에서 일반 독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주요 사례를 중동,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서부 및 남부 유럽, 러시아와 주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구분하여 소개했다. 특히 분쟁 당사국의 위치, 주변 국가, 종교·민족·언어 구성과 주요 부족의 분포, 민족 이동 경로, 분쟁으로 인한 국경선이나 관할 구역의 변화, 세력 분포 상황 등을 지도로 나타내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구성했다.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켰거나 현재도 주목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의 사례들을 통해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세계시민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들이 처한 어려움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