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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초점]"故조민기 생일제 비난→반민정 호소"…아물지 않은 미투 상처

故 조민기 /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미투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6일 온라인이 설전으로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궈졌다. 지난 5일 故 조민기의 아내가 자신의 SNS를 통해 게시한 글이 문제가 됐다. 서울추모공원에 마련된 故 조민기의 묘에 생일 케이크와 커피 등을 놓아둔 사진과 함께 “생일 축하합니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한 것. 누리꾼들은 故 조민기에 대한 불편한 시선들이 계속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공개적으로 남편의 생일을 축하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을 이어갔고, 결국 아내 A씨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앞서 故 조민기는 국내 미투 운동이 시작되던 시점, 조교수로 부임 중이던 청주대학교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며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후 수많은 증언들이 쏟아졌고, 故 조민기는 경찰 소환을 앞두고 지난 3월 9일 세상을 등졌다. 당시 그는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망하면서 결국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내려졌고, 자연스럽게 수사는 종결됐다.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피해를 구제할 방법은 그렇게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故 조민기 씨의 아내 A씨가 생일제 사진을 게시하며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물론, 개인의 SNS에서 자신의 가족을 애도하는 것을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 또한 지양되어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성폭력 사건으로 입은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지 못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올해 초 수많은 미투 가해자들이 지목됐지만, 실상 수사로 넘어가 처벌이 되는 경우는 현저하게 부족했다. 피해 내용이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버렸거나, 피해자들이 직접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가해자들을 명백하게 처벌할 수 없다는 현행법상의 문제가 이유였다. 또한 몇몇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피해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상황도 발생하며 ‘미투’ 운동은 힘을 잃어갔다.

이재용, 반민정 / 사진=헤럴드POP
몇몇 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두고 “다시금 사회가 외면했다”는 표현을 쓰며 비판을 가했다. 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피해 사실을 알리고 나서 이어졌던 2차 가해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피해자를 향한 반복적이고 무분별한 혐오 표현들이 등장했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소위 ‘온라인 재판’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힘겹게 용기를 내 사실을 알린 피해자들은 또 다시 상처 받아야 했다. 6일 ‘더 나은 영화현장을 위해 영화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촬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반민정과 이재용 또한 이러한 문제를 비판했다.

반민정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조덕제와의 소송 이후 “가해자가 자신의 성폭력 사건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이재포 등 지인들까지 동원해 만든 ‘가짜 뉴스’를 바로잡는 법적 싸움”을 벌여야 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힘도 다 빠지게 됐다고 호소했다. 지속적인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였다. 이재용 역시 반민정과 조덕제 소송 이후 “한 쪽에서는 언론을 이용해서 한 쪽을 극심하게 괴롭혔다”며 “언론 또한 팩트의 전달보다 사건이 지니고 있는 자극적인 요소들만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언론 역시 2차 가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었다.

여전히 ‘미투’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미투’는 어느 순간부터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덕분에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오히려 2차 가해로 더욱 상처는 깊어지고 있었다. 언론 역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소장은 이에 대해 “언론은 지금까지 피해자에게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묻고 이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며 이제는 “가해자에게 가해를 하지 않은 것을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물지 않은 상처, 과연 이러한 상처를 어떻게 사회가 보듬고, 또 이러한 상처가 어떻게 해야 다시 생기지 않을 지에 대해 깊은 고민과 토의가 필요한 때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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