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안좋고 대통령 지지율 하락하니…정치인 테마주 투자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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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청와대의 고위급 인사는 ‘이낙연 테마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청와대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내정자 발탁 배경에 "이낙연 총리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이 총리의 존재감이 재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이날 관계회사 사장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으로 알려진 남선알미늄(008350)의 우선주 주식인 남선알미우(008355)는 장 중 52주 신고가(3만8000원)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HTS 캡처

유가증권시장 상장주식 남선알미우의 급등세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두달 연속 차기 대선후보 1위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2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범진보 진영 차기 대선후보 1위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선정되자 남선알미우는 하루만에 전날보다 8.57% 급상승했다.

이낙연 총리의 차기 대선 주자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남선알미우는 이후에도 29.93%, 29.62% 등 연일 10~20%대 상승세를 보이면서 7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남선알미우는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127.63% 급등했다.

주식시장에선 이낙연 관련주 찾기에 한창이다. 이 총리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회사들이 일제히 상승 추세다. 이 총리와 동문인 임원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관련주로 분류된 티케이케미칼(104480)(19.42%), 팬엔터테인먼트(068050)(14.64%), 남화토건(091590)#(1.76%) 등이 최근 상승했다.

◇4년뒤 대선 테마주 점치는 개인 투자자

50대 직장인 김용선(가명)씨는 2022년 3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연일 정치 공부 중이다. 정치지형학적으로 어느 당의 누가 유리할지 하도 들여다봐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그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면서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족 관계를 다 봤고, 사돈과 인맥도 다 살펴봐 김 장관이 유력 주자로 떠오를 경우 어느 기업을 사면 될지 생각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 외에도 지난달 이후 정치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하향 추세이고, 10월 폭락장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한탕주의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유사투자자문사 대표이사는 "원래 한차례 급락을 겪으면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정치인 테마나 바이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했다.

10월 급락장에서 수익률이 돋보이는 종목들은 정치 테마주가 많다. 10월 한달간 코스피지수는 13.37% 내렸으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관련주로 꼽히는 한창제지(009460)는 65.02%,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보해양조(000890)는 34.19% 올랐다.

지난단 12일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입당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관련주인 진양화학(051630)이 가격제한폭인 30% 가까이 급등했다.

정치주 테마를 미리 선점하기 위한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상승장을 미리 준비하기 위한 정치 테마주 분석이 필요하다"며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제시하며 종목 분석을 하는 강의가 진행됐다. 30대 직장인 남모씨는 "하락장에서 주가가 급등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정치 테마주인 것 같다"며 "주가 변동이 클 때 매수와 매도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아 강의를 들었다"고 했다.

◇ 시세 급변동할 때 많아...금감원 "투자 신중하라"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 기업이 스스로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 한창제지(009460)는 지난달 26일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을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인 김승한 회장과 황교안 전 총리가 성균관대 동문인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아무런 친분관계는 없다"며 "과거 및 현재 황교안 전총리와 당사의 사업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공시했다.

한창제지 관계자는 이 공시와 관련해 "주가 급등으로 한창제지 종목에 투자경고까지 내려진 상황이라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주가 움직임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인 테마주는 종목이 자주 언급되지만 대부분 실제로는 정치인과 이해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급락세를 보이곤 한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정치인 테마주를 상시적으로 감독하며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에 유포되는 근거 없는 루머를 조심하고,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해 투자해야 한다"면서 "특히 허위 사실이나 풍문을 유포하거나 시세에 관여할 경우 불공정 거래에 연루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relation@chosunbiz.com]

[김민정 기자 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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